강남·서초·용산 2년만 하락 전환…절세 목적 급매·관망세 겹쳐文정부 '규제→집값 약세→과열' 반복…시장내성·학습효과 키워대책 약발 길어야 반년…"규제 루틴화되면 시장은 버티기 돌입"
  •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 집값이 2년여만에 일제히 하락 전환했다. 오는 5월9일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가격을 수억원 낮춘 매물이 거래되면서 강남구와 서초구는 2024년 3월 둘째주 이후 100주, 용산구는 2024년 3월 첫째주 이후 101주만에 집값이 내려앉았다. 이를 두고 양도세 중과를 앞둔 상황에서 가격이 일시적으로 조정되는 과정일 뿐 집값 흐름 자체가 바뀐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총 27번의 부동산대책을 내놨던 문재인 정부 당시에도 강남 부동산시장은 고강도 규제안 발표 직후 집값 상승세가 꺾였다가 다시 과열되는 경우가 빈번했다. 오는 5월 중순 양도세 중과 후 매물 잠김 여부가 서울 집값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대비 0.11% 오르며 55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만 상승폭은 2월 첫째주 0.27%에서 둘째주 0.22%, 셋째주 0.15%에 이어 이번주까지 4주 연속 둔화됐다.

    특히 그간 집값 상승세를 주도해온 강남3구와 용산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자치구별로 보면 △강남구 -0.06% △서초구 -0.02% △송파구 -0.03% △용산구 -0.01% 등을 기록했다.

    정부의 다주택자 압박 속에 절세 목적 급매물이 늘고 매수 관망세까지 겹치면서 강남과 용산 집값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다만 이를 두고 본격적인 시장 안정 시그널로 보기엔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진보정권에서도 강남을 비롯한 서울 집값은 정부 규제에 따라 등락을 거듭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강남 일대에선 규제로 하락했던 집값이 이후 더욱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고 이 과정에서 강남 집주인들 사이에 '집값은 결국 오른다'는 인식이 고착화됐다.

    일례로 문 정부가 2017년 발표한 '8·2부동산대책'은 서울 전역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고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를 적용한 초강력 대책이었다.

    대책 발표 후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그해 8월 첫째주 강남구 집값은 전주대비 0.02% 내리며 하락전환했다. 0.42% 상승률을 기록했던 직전주 대비 일주일만에 집값이 0.44%포인트(p)나 급락한 것이다.

    같은 기간 서초구도 0.24%에서 -0.22%, 송파구는 0.66%에서 -0.05%로 일제히 하락 전환했다.

    하지만 하락세는 오래 가지 않았다. 강남구 집값은 하락 전환 7주만인 9월 넷째주, 서초구는 8주만인 10월 첫째주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송파구는 하락세 지속 기간이 3주로 더욱 짧았다.

    이듬해 발표한 '9·13부동산대책'도 종합부동산세 최고세율을 3.2%로 인상하고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내 2주택자 이상 담보대출을 금지한 고강도 규제였다.

    그 여파로 대책 발표 전 상승률이 0.59%에 달했던 강남구 집값은 10월 넷째주 -0.02%로 내려앉으며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같은 시기 서초구와 송파구도 각각 -0.02%, -0.04%를 기록하며 하락 전환했다.

    대책 효과는 상당히 강력했다. 당시 강남구와 송파구 집값은 2019년 4월까지 약 6개월간, 서초구는 7개월간 하락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집값 상승세 자체를 누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019년 6월부터 다시 본격적인 상승장에 진입한 강남3구 집값은 같은해 12월 오름폭이 0.30%대까지 확대됐다.
  • ▲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집값이 다시 과열 조짐을 보이자 정부는 2019년말 '12·16부동산대책'이라는 또다른 극약처방을 내놨다. 해당 정책은 시가 15억원 초과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하고 9억원 초과 경우 담보인정비율(LTV)을 20%로 제한하는 초강력 규제였다.

    이전과 비슷하게 강남3구 집값은 이듬해인 2020년 1월 셋째주 일제히 하락 전환했지만 4개월만인 6월 둘째주에 다시 보합(서초)으로 전환되거나 상승세(강남·송파)로 돌아섰다.

    문 정부 후반기로 들어서자 규제 약발은 아예 먹혀 들어가지 않았다. 2020년 7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율을 2주택 20%p, 3주택 30%p로 상향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없앤 '7·10부동산대책'을 내놨지만 파급력은 크지 않았다.

    대책 발표 후 강남3구 집값은 하락하지 않고 보합 선을 유지했다. 강남구 경우 10월 둘째주에 -0.01%를 기록하며 일시적으로 하락 전환했지만 곧바로 상승세를 회복했다.

    결과적으로 문 정부 집권기간 내내 규제로 인해 집값이 일시 하락했다가 다시 과열되는 양상이 반복되고 이는 시장 내성만 키웠다. 그 결과물은 집값 폭등과 부동산시장 양극화, 그에 따른 지지율 하락·정권 교체였다.

    시장에선 양도세 중과가 현실화되는 오는 5월 중순이 서울과 강남 집값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규제가 루틴화되고 그 결과물이 언제나 비슷하다면 시장은 버티기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일단 양도세 중과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매물이 다시 잠길 가능성이 높고 가격도 다시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결국 다주택자 규제의 목적은 단기에 많은 물량을 매도 유도하는 것"이라며 "다만 짧은 기간에 시강가격을 끌어내릴 정도의 유의미한 물량이 풀릴지는 향후 시장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