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0일부터 원·하청 노조 교섭창구 분리 원칙실질적 지배력 있다면 하청 노조와도 머리 맞대야하청노조 교섭 요구 시 '7일 공고' … 위반 땐 사법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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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노조법 2·3조 현장 안착을 위한 공동브리핑을 열고 원·하청 상생 교섭절차 매뉴얼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 2026.02.27. ⓒ뉴시스
다음 달 10일 이른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 법률)'이 시행되면 원청 사용자는 원청 노조와 하청 노조 등 최소 2개 이상의 노동조합과 각각 교섭에 나서야 한다. 정부는 원·하청 노조의 교섭 창구를 원칙적으로 분리하는 방향으로 절차를 정리했다.김영훈 노동부 장관과 박수근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은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원·하청 상생 교섭절차 매뉴얼'을 발표했다. 매뉴얼에 따르면, 하청 노조가 원청 사용자에게 교섭을 요구하더라도 원청 노조는 교섭창구 단일화 대상이 아니다. 원청 노조와 하청 노조는 교섭 단위가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판단이다.노란봉투법은 원청이 하청 노동자와 직접 근로계약을 맺지 않았더라도 근로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한다면 사용자로 보고 교섭 의무를 부과한다. 사용자성 판단의 핵심 기준은 '구조적 통제' 여부다.노동부는 시행령 개정을 통해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틀은 유지하되, 하청 노조와의 교섭에서는 교섭단위 분리 제도를 적극 활용하도록 했다. 기존에는 하청 노조가 교섭을 신청하면 원청 노조와 별도의 분리 절차를 거쳐야 했지만, 이번 매뉴얼에서는 원청 노조가 해당 교섭의 당사자가 아니라고 명확히 했다.정부는 원청 노조와 하청 노조가 교섭권 범위, 사용자 책임, 근로조건 결정 구조 등에서 차이가 크고, 원청 노조가 이미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교섭 단위를 구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이에 따라 원청 사용자는 원청 노조와의 기존 교섭과 별도로 하청 노조와도 교섭을 진행해야 한다. 노동위원회에서 사용자성이 인정되면 하청 노조는 별도의 복잡한 분리 절차 없이 교섭에 들어갈 수 있어 교섭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노동부는 보고 있다.하청 노조가 교섭을 요구하면 원청 사용자는 요구를 받은 날부터 7일간 해당 사실을 사업장 게시판 등에 공고해야 한다. 다른 하청 노조와 노동자가 교섭 절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공고는 게시판뿐 아니라 작업 공간 벽면, 휴게 장소, 출입구, 식당 등 눈에 띄는 장소와 전산 시스템에도 게시해야 한다.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노동위원회에 시정 신청이 가능하며, 정당한 사유 없이 공고하지 않으면 부당노동행위로 판단돼 사법 처리 대상이 될 수 있다.공고 이후 다른 하청 노조가 교섭에 참여하면 하청 노조 간에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야 한다. 교섭요구 노조 결정 후 14일 이내에 자율적으로 교섭대표 노조를 정하거나, 사용자와 개별 교섭에 합의하면 된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과반수 노조가 교섭대표가 되고, 이마저도 성립하지 않으면 공동교섭대표단을 구성해야 한다.다만 근로조건 차이, 고용 형태, 기존 교섭 관행 등에서 분리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노동위원회가 교섭단위 분리를 결정할 수 있다.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전체 하청노동자 단위에서 원하청 교섭이 이뤄질 경우 하청 노조 입장에선 교섭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고, 원청 입장에선 기존 원청 노조와의 교섭에 영향을 받지 않아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며 "노사 양측에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이번 매뉴얼은 개정 노조법 취지를 현장에 구현하는 데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며 "정부는 개정 노조법 취지가 현장에서 제대로 구현되도록 법적·행정적 가용수단을 최대한 활용해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