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 당일까지 "인물은 박홍근" SNS 서울시장 홍보 중준비 덜 된 후보 논란에 포퓰리즘 견제 장치 상실 우려도"예결위 경력만으론 역부족"… 관가 안팎에서도 회의론쏟아지는 의구심에 야권 "천문학적 재원 대책 송곳 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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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페이스북 ⓒ페이스북 갈무리
이재명 대통령이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최측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명했다. 이혜훈 전 후보자 낙마 36일 만의 인선이지만, 지명 직전까지 서울시장 출마에 공을 들여온 정치인을 국가 예산 수장에 앉힌 것을 두고 전문성 결여와 재정 중립성 훼손에 대한 안팎의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3일 정치권과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오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 자리에 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민주당 4선 박 후보를 지명했다. 청와대는 박 후보자가 국회 예결위 활동 등을 거친 ‘국가 예산 전문가’이며, 대선 당시 정책 설계에 깊이 관여해 국정 철학 이해도가 높다는 점을 인선 배경으로 꼽았다. 박 후보자는 이 대통령의 후보 시절 비서실장과 원내대표를 지낸 핵심 복심으로 분류된다.이번 인사가 주목받는 이유는 기획재정부에서 예산 기능을 떼어내 신설된 '기획예산처'의 첫 수장 인선이기 때문이다. 기획예산처는 거시 경제 정책을 담당하는 기획재정부와 달리 국가 재정의 효율적 배분과 건전성 수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하는 부처다.재정 전문가들은 부처 신설의 본래 취지가 '정치적 외풍으로부터의 독립'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복심'이라 불리는 정치인을 초대 장관으로 앉힌 것은 부처의 중립성을 태생부터 훼손하는 처사라고 비판하고 있다.가장 큰 비판은 박 후보의 '서울시장 출마' 행보에서 나온다. 박 후보는 지명 당일까지도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 6인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실제로 지명 소식이 전해진 이후에도 그의 SNS에는 "인물을 보면 시장은 박홍근"이라는 홍보 문구가 그대로 걸려 있어, 장관직 수행을 위한 중장기적 재정 비전이 준비되었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키웠다.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기획예산처 수장 자리는 정치 경력으로 때울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우리나라 경제가 전 방위적으로 위급한 시기에 과거 자신에게 충성했다는 이유만으로 전문성 없는 인사를 예산 총괄 자리에 뽑았다는 점은 굉장히 실망스럽다"고 꼬집었다.관가 역시 박 후보자가 국회 예결위에서 쌓은 경험이 정부의 치밀한 예산 편성 실무를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기획처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정부 인사는 "국회 예산 심의가 배정된 예산을 깎거나 지역구 사업을 끼워 넣는 '정치의 영역'이라면, 정부의 예산 편성은 국가 채무 비율과 세수 추계를 바탕으로 우선순위를 가리는 '행정의 영역'"이라며 "시장 출마 준비에 매진하던 정치인이 수조 원 단위의 국책 사업 우선순위를 객관적으로 조정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귀띔했다.정치권에서는 박 후보자의 등장이 이재명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와 대규모 국책 사업에 '면죄부'를 주는 결과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야권은 박 후보자가 예산 편성권을 쥐게 되면, 재정 건전성을 수호하는 부처 본연의 기능보다는 정권의 입맛에 맞는 선심성 예산 편성(포퓰리즘)에 치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당장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권은 '송곳 검증'을 예고하며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청문회에서는 박 후보자의 과거 지역구 예산 확보 과정에서의 이른바 '쪽지 예산' 논란과 함께 이재명 정부의 핵심 공약인 기본소득 및 공공주택 확대 등에 필요한 천문학적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에 대한 재정 철학이 집중 포화 대상이 될 전망이다.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재명 정권의 확장 재정과 대규모 국책 사업이 예고된 상황에서 여당 핵심 인사를 나라 곳간 지킴이로 임명했다"며 "국가 재정을 정치적 포퓰리즘에 무한 노출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이번 인사가 민주당 내 서울시장 경선 구도를 정리하기 위한 '정치적 카드'라는 분석도 나온다. 유력 후보를 내각으로 불러들여 경선 과열을 막으려 했다는 의혹이다.이에 대해 청와대는 "출마 의사를 철회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지방선거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지만, 야권은 인사청문회에서 재정 철학뿐 아니라 지명 과정의 정치적 배경까지 철저히 검증하겠다는 태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