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숙 회장, '선진 전문경영인 체제' 원칙 재확인"전문경영인은 권한과 책임 아래 회사 이끌어가야"성 비위 임원 비호·경영 간섭 등 논란에 대한 입장 밝혀
  • ▲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한미약품
    ▲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한미약품
    한미약품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전문경영인인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전문경영인 체제 원칙을 강조하며 입장을 밝혔다.

    송영숙 회장은 "대주주는 경영에 직접 개입하기보다 견실한 방향을 제시하고 지지하며 전문경영인은 부여된 권한과 책임 아래 회사를 이끌어가는 것이 한미가 지향해야 할 바람직한 길"이라고 5일 밝혔다.

    송 회장은 "한미 창업주의 가족이자 대주주 한 사람으로서 작금의 상황을 미리 방지하지 못한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성 비위 사건으로 피해를 보신 분과 큰 실망을 느끼셨을 한미 임직원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임직원 여러분이 매일 용기 내어 피켓 시위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며 여러분 삶에 든든한 울타리가 돼 드리겠다는 제 다짐과 약속이 온전히 지켜지지 못한 것 같아 참담한 심정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누구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사과와 책임 있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마땅하다"며 "진정성 있는 반성과 성찰을 통해서만 다시 화합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송 회장은 "분쟁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모든 고객과 주주들께 약속한 '선진 전문경영인 체제'는 전문경영인의 역할과 권한을 존중하고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는 한미약품 창업주 임성기 회장의 뜻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한미 창업주 임성기 선대 회장도 한미의 다음 세대 경영은 전문경영인이 중심이 되고, 대주주는 이사회를 통해 이를 지원하는 선진화된 지배구조로 나아가야 한다는 뜻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신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각 사 전문경영인은 관련 제도와 내부 통제 시스템을 더욱 공정하고 투명하게 정비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미는 특정 개인 한 사람이 전권을 쥐고 운영할 수 없는 기업"이라면서 "한미를 이끄는 핵심 동력은 임직원 모두의 단합된 마음이며 그 마음의 중심에는 '임성기 정신'이 자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룹 회장으로서 한미의 인간존중 정신이 흔들리지 않도록 중심을 지키고, 회사가 다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최근 한미그룹은 대주주인 신동국 회장과 박재현 대표간 갈등이 확산하며 주목을 받아왔다. 신 회장이 팔탄공장 성추행 가해 임원을 비호했다는 의혹과 함께 원료의약품 구매 등 경영 간섭 논란이 제기되면서다.

    이에 대해 신 회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성 비위 임원의 징계 절차에 관여한 사실이 없고,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한 선을 넘는 경영 간섭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박 대표는 한미약품 직원들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한미를 비리나 일삼는 조직으로 매도하는 대주주에게 그것이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대표직을 걸고 할 수 있는 역할을 하려 한다"면서 반발했다.

    그는 "대주주 측에서 날 '연임이나 청탁하러 온 사람' 운운하며 모욕해 분노를 느꼈다"면서 "녹취가 있었던 그날 난 연임을 부탁하러 대주주를 만난 게 아니다. 부당한 경영 간섭에 대한 이유를 물었고, 한미 구성원 전체를 비리나 일삼는 조직으로 취급하는 대주주를 향해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된다. 모욕감을 느낀다'는 대화를 나눴다. 대화의 맥락 가운데 연임 이야기가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상황의 끝이 어떻게 귀결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며 "그러나 적어도 해당 대주주가 성추행 임원 비호 발언으로 상처받은 구성원들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고, 앞으로 대주주 이익을 위한 부당한 경영 간섭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갈등을 전문경영인의 독립성과 대주주의 감시 역할에서 촉발된 지배구조 리스크로 보고 있다. 양측의 갈등이 격화되던 상황에서 송 회장이 공식 입장을 밝히면서 갈등이 일정 부분 진정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