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M PE 우협 선정 … 경영권 이전 협상 착수재생의료 의료기기 성장기업 … 기업가치 1兆 평가매각가 6천억 전망 … 오너 개인 지배영역 유입 구조자사주 소각 의무화 논의 속 지배력 재편 가능성 주목
  • ▲ 시지바이오 'S-캠퍼스(좌)'와 '노보팩토리'. ⓒ대웅
    ▲ 시지바이오 'S-캠퍼스(좌)'와 '노보팩토리'. ⓒ대웅
    대웅그룹이 계열사 시지바이오 매각을 추진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매출 2000억원대 규모로 성장한 알짜 관계사를 사모펀드에 넘기는 거래인 만큼 단순한 사업 정리로 보긴 어렵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업계에서는 이번 매각을 투자 회수를 넘어 지배구조 변수까지 고려한 전략적 결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그룹은 최근 의료기기 전문기업 시지바이오 지분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PE)를 선정하고 구체적인 협상 절차에 들어갔다.

    이번 매각 대상은 그룹 오너일가 가족회사인 '에이하나'가 보유한 시지바이오 지분 51%다. 에이하나는 시지바이오의 최대주주로, 거래가 완료되면 경영권은 IMM PE로 넘어가게 된다.

    에이하나는 그룹 오너 2세인 윤재승 대웅제약 최고비전책임자(CVO)가 최대주주인 블루넷이 지분 55.84%를 보유한 회사다. 현재 에이하나는 시지바이오 지분 100%를 보유하며 수직적인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거래금액은 실사와 세부조건 협상, 본계약 체결 등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시지바이오의 기업가치를 1조원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는 만큼 매각대금은 6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지바이오는 뼈·피부·혈관 등 인체조직 재생에 필요한 의료기기와 치료제를 개발·생산하는 재생의료 전문기업이다. 창상 치료제와 유착방지제, 미용·성형용 필러 등 생체재료 기반 의료기기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해왔다.

    대표 제품으로는 △골대체재 '노보시스' △습윤 드레싱 '이지덤' △유착방지제 '메디클로' △히알루론산 필러 '지젤리뉴' 등이 있다. 특히 골형성 단백질(rhBMP-2)을 활용한 골대체재 '노보시스'가 핵심 제품으로 꼽힌다.

    최근 재생의료와 조직공학 기반 의료기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관련 기업들의 투자가치도 높게 평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지바이오는 중동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40여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또 경기 화성시에 조성한 제2공장 '노보팩토리'가 최근 준공 승인을 받으면서 미국 시장 진출 확대 기반도 마련했다. 해당 공장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기준에 맞춘 생산시설로 구축됐다.

    실적 역시 꾸준한 성장세다. 2015년 328억원이던 매출은 2022년 1000억원을 넘어섰고, 2024년에는 2000억원을 돌파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재생의료분야는 고령화와 미용의료수요 증가로 성장성이 높은 시장으로 평가된다"며 "시지바이오는 관련 제품 포트폴리오와 해외 네트워크를 확보한 기업이라는 점에서 투자 매력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말했다.

    대웅 측은 "시지바이오 매각과 관련해 협상이 진행 중이며 아직 최종 결정된 사항은 없다"면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투자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 ▲ 윤재승 대웅 미래비전책임자(CVO). ⓒ대웅
    ▲ 윤재승 대웅 미래비전책임자(CVO). ⓒ대웅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거래를 단순한 투자 유치가 아니라 지배구조 재편과 맞물린 움직임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시지바이오는 그룹 내에서도 성장성이 높은 알짜 관계사로 평가받아 왔다"며 "이런 자산을 매각하는 것은 단순한 투자 유치라기보다 오너 개인 지배력 강화를 위한 재원 확보 성격이 강하다는 해석이 많다"고 말했다.

    일단 이번 딜을 윤재승 CVO가 직접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대웅은 별도의 주관사 없이 국내외 중대형 재무적투자자(FI)들을 상대로 개별협상을 진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TPG, 맥쿼리운용, CVC캐피탈, EQT파트너스 등 글로벌 투자자들이 눈독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특히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확보되는 현금이 그룹이 아니라 오너 개인 지배영역으로 유입되는 구조라는 점도 주목된다. 이 자금이 향후 지주사 지분 확대나 계열사 지분구조 재편 등에 활용될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다.

    대웅은 현재 자사주 비중이 29.7%로 국내 제약 지주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상법 개정안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핵심 내용으로 담고 있어 제도 변화가 현실화할 경우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윤 CVO의 대웅 직접 보유지분은 11.64%다. 여기에 2대 주주인 대웅재단(9.98%)과 개인회사 지분 등을 합산하면 약 38% 수준으로 늘어나지만, 단독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기에는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때문에 대웅은 최근 자사주 활용을 통한 지배력 관리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 광동제약과 약 138억원 규모 주식을 상호 교환했으며 자사주 56만주를 현물출자방식으로 처분해 유투바이오 지분을 확보했다. 자사주를 제3자에게 넘기면 의결권이 되살아나 우호지분으로 활용할 수 있다. 동시에 자사주 소각 의무 대상에서도 제외되는 효과가 있다.

    대웅이 자사주 활용을 위한 정관 변경 안건을 올해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한 것도 이러한 지배력 관리 전략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증권사 제약 담당 애널리스트는 "대웅처럼 자사주 비중이 높은 기업은 상법 개정 논의가 현실화할 경우 지배력 관리가 중요한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 현금을 확보하는 움직임은 향후 지배구조 재편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전략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장기적으로 승계 구도와도 맞물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 CVO의 장남 석민씨는 현재 대웅제약 관계사 엠서클에서 디지털 혈당관리 서비스 '웰다' 팀장을 맡으며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윤 CVO의 장남이 최근 그룹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승계 구도와 맞물린 자금 활용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지주사 지분 확보나 신사업 투자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열려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시지바이오가 최근 물적 분할을 통해 에이하나 아래 시지바이오, 에디테라, 노바메드텍 등으로 구조를 재편한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번 거래에 이어 또 다른 매각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사모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거래가 단일 자산 매각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에디테라나 노바메드텍 등 다른 자회사들도 향후 투자 유치나 매각 대상으로 검토될 수 있다는 관측이 업계에서 나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