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장기성장률, 5년에 1%p씩 하락정권마다 총수요부양책 반복해 부작용 양산
  • ▲ 김세직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뉴시스
    ▲ 김세직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뉴시스
    김세직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10일 "경기부양만을 목적으로 한 재정정책은 최대한 조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취약계층과 자영업자,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가중될 경우  진통을 완화하는 의미에서의 재정정책은 타당하다"고 했다. 

    김 원장은 이날 KDI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앞서 이날 오전 이재명 대통령은 중동 정세에 따른 물가 상승 대응을 위한 조기 추경 편성 가능성을 언급했다. 

    김 원장은 "추경 편성 여부는 아직 단정짓기 어렵다"며 "이 사태가 어떻게 진정될 것인지 면밀히 보면서 종합적으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총수요부양책'으로서의 재정정책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권마다 건설경기 부양 정책, 저금리정책, 대출 규제 완화정책 등 '총수요부양책'을 반복해 온 것을 두고 비판했다. 장기성장률 하락을 막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가계부채 증가와 아파트 가격 폭등 등 부작용을 낳은 '가짜 성장' 정책이 됐다고 꼬집었다. 

    김 원장은 "금융, 금리를 통한 총수요 부양 정책은 더 조심할 필요가 있고 경기 부양만을 위한 재정정책 역시 최대한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재정정책이 필요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한국 경제의 장기 성장률이 5년에 1%포인트(p)씩 하락해 현 추세대로라면 2030년에는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난 30년간 한국 경제의 장기성장률이 5년마다 1%p씩 하락해 왔다"며 "2025년에는 장기성장률이 0%대에 진입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2030년에는 장기성장률이 -0.1%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국내총생산(GDP)이 2029년 정점을 찍는 '피크 코리아(Peak Korea)'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동 사태가 올해 경제성장률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예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 원장은 "중동 사태처럼 최근 불거진 대외 불확실성이 연간 성장률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누구도 가늠하기 어렵다"며 "상황의 진전을 계속 지켜보면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