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범위 확대에 원청 교섭 책임 강화중소기업계 “노사 분쟁·현장 혼란 우려”
  • ▲ 10일 시청역 인근에서 민주노총이 거리행진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이보현 기자
    ▲ 10일 시청역 인근에서 민주노총이 거리행진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이보현 기자
    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원청 책임을 강화하는 이른바 ‘노란봉투법’이 10일 시행되면서 중소기업 현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개정된 노조법은 6개월의 유예 기간을 끝으로 이날부터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갔다.

    이번 개정안은 사용자의 범위를 근로계약 당사자뿐 아니라 근로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하거나 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까지 확대했다.

    이에 따라 하도급 노동자가 원청 기업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적법한 절차를 거친 쟁의행위에 대해서는 손해배상 청구가 제한되도록 한 것도 이번 개정의 핵심이다.

    시행 첫 날 택배기사, 비정규직, 배달 라이더 등 그동안 교섭에서 소외됐던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일제히 교섭을 요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다만 중소기업계는 노동쟁의 범위가 확대되면서 파업으로 인한 거래 중단이나 비용 등이 전가될 수 있다며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법상 사용자가 누구인지, 노동쟁의 대상이 되는 사업 경영상 결정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불분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적법한 쟁의행위에 대해서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기 때문에 파업 장기화와 같은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또한 원청 사용자가 하청 노조의 교섭 상대가 되면서 원·하청 노조 간 갈등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 6단체도 지난해 8월 개정안 통과 직후 입장문을 통해 노사 간 법적 분쟁 가능성을 경고하며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중소기업계는 국회 차원에서 산업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보완 입법을 통해 사용자 범위와 노동쟁의 개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 관계자는 “현재 정부 가이드라인이 모호해 현장에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며 “기업이 하청 노조와의 교섭 부담을 우려해 거래를 줄이거나 중단할 수 있고, 교섭 결과로 늘어난 비용을 하청업체에 전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소벤처기업부는 현장 혼란을 줄이기 위해 노무·법률 컨설팅을 지원하고 업계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