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춘천성심병원 박찬흠 교수팀, 비침습적 전달 기술 개발바이오리액터 활용 '대량 생산' 공정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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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고나 외상으로 발생하는 중증 질환인 '외상성 뇌손상'을 수술 없이 코(비강)를 통해 치료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 개발됐다. 고위험 뇌 수술에 의존해 온 기존 치료 방식의 한계를 넘어 안전하고 반복 적용이 가능한 새로운 뇌 질환 치료 패러다임이 제시된 것이다.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 이비인후과 박찬흠 교수 연구팀은 약물이나 세포를 뇌로 직접 전달할 수 있는 '비강 전달 경로'를 활용해 외상성 뇌손상을 치료하는 비침습적 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에이피엘 바이오엔지니어링(APL Bioengineering)' 1월호에 게재되며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의 줄기세포 뇌 치료는 두개골을 열고 세포를 직접 주입하는 침습적 방식이 주를 이뤘다. 이는 환자에게 큰 신체적 부담을 줄 뿐 아니라 주입된 세포의 생존율이 낮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박 교수팀은 바이오리액터(생물반응기) 시스템을 통해 대량 배양한 줄기세포를 신경구 형태로 제조한 뒤, 실크 단백질이 포함된 특수 하이드로젤로 감싸 비강에 주입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이 '하이드로젤 캡슐화' 기술은 줄기세포를 외부 환경으로부터 보호해 체내 생존율을 높이고 치료 유효 인자가 뇌 손상 부위로 원활히 전달되도록 돕는 핵심 역할을 한다.

    실제 동물 실험 결과는 놀라웠다. 치료군은 투여 3일 만에 뇌 기능 회복이 시작됐으며 1주일 뒤에는 치료를 받지 않은 대조군보다 2배 이상 빠른 회복 속도를 보였다. 

    특히 기억과 학습을 담당하는 뇌 핵심 부위의 회복 물질이 정상 수준으로 되살아나고 손상으로 쌓였던 독성 물질과 스트레스 요인이 크게 줄어드는 환경 정화 효과까지 확인됐다.

    이번 연구의 또 다른 성과는 줄기세포 치료제의 고질적 문제인 '공정 표준화'와 '대량 생산'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바이오리액터를 이용해 동일한 품질의 세포를 반복 생산할 수 있는 '마스터 세포 은행(Master Cell Bank)'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짧은 기간 내에 고품질의 줄기세포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으며, 냉동 보관 후에도 세포 고유의 재생 기능이 완벽히 유지됨을 확인했다. 이는 연구실 수준의 실험을 넘어 실제 임상 현장에서 즉시 사용 가능한 제품화 단계에 근접했음을 의미한다.

    박찬흠 교수는 "이번 기술은 환자의 안전성과 치료 효과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이라며 "외상성 뇌손상뿐만 아니라 파킨슨병, 알츠하이머 등 다양한 난치성 뇌 질환 치료 영역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병원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고품질 줄기세포 치료제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상용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