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질병군' 묶인 고난도 수술 … 구조전환 정책에 정형외과 수술 '뒷전'숙련의 15.2% 대학병원 떠났다 … 지방 사직률 19%대 달해 '지역 의료 붕괴' 현실로학회 "실제 난이도 외면한 중증도 산정 체계가 공백 초래"
  • ▲ ⓒAI 생성이미지
    ▲ ⓒAI 생성이미지
    초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고령 고관절 골절 환자가 급증하고 있으나, 정부의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정책과 인력 이탈이 맞물리며 이들이 제때 수술받지 못하는 '의료 공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대한정형외과학회는 13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행 중증도 산정 체계의 허점으로 인해 고난도 정형외과 수술이 외면받는 현실을 비판하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학회는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이 전문진료질병군 비중을 최대 70%까지 요구하면서, 정형외과의 핵심 수술들이 뒷순위로 밀려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암 수술 등은 전문진료질병군으로 분류되어 우선순위를 얻는 반면 고관절 주위 골절이나 악성 연부조직 종양 수술은 실제 난이도가 높음에도 행정상 '일반진료질병군'으로 묶여 수술실 배정에서 축소되고 있다는 것이다.

    고관절 골절은 수술 지연 시 폐렴이나 심혈관계 합병증 등 2차 질환 위험이 급격히 높아져 24~48시간 이내 수술이 권고되는 중증 질환이다. 그러나 기저질환이 많은 고령 환자가 상급종합병원을 찾아도 '인력 부족'과 '수술실 배정 축소'를 이유로 거절당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실제 사례로 보고된 89세 환자의 경우, 심부전·신부전 등 고위험 상태임에도 수술 가능한 대학병원을 찾지 못해 전원을 전전해야 했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는 의료진의 대거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 2024~2025년 사이 상급종합병원 정형외과 지도전문의 873명 중 133명이 사직하며 15.2%의 사직률을 기록했다. 

    특히 지방의 사직률은 19.1%에 달해 지역 의료 붕괴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인력의 질적 저하도 문제다. 사직 인력의 평균 경력은 약 9년(110개월)인 반면 신규 충원 인력은 50~70개월에 불과해 숙련된 중견 전문의가 빠져나간 자리를 저연차 인력이 채우는 기형적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미래 세대인 전공의들 역시 대학교수 희망 비율이 27%에 그쳤고, 외상·골절이나 소아 분야 지원 의사는 한 자릿수(각각 5%, 2%)에 불과해 향후 인력난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학회는 무너지는 정형외과 진료 체계를 바로잡기 위해 세 가지 핵심 대책을 제시했다. 우선 실제 수술의 위험도와 난이도를 반영할 수 있도록 중증도 산정 체계를 정교하게 재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형외과 고난도 수술을 필수의료 체계 내에 명확히 포함시키고 상급종합병원이 관련 인프라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보상과 의료소송으로부터의 보호 장치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학회 관계자는 "15.2%의 교수 사직은 단순한 이동이 아닌 구조적 붕괴의 신호"라며 "초고령사회에서 국민의 근골격계 건강망이 흔들리지 않도록 정부의 즉각적인 정책 정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