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서 사외이사 확대 통과이사회 롯데 6 : 태광 3 재편20년 이어진 지배구조 균형 변화롯데·태광 갈등 장기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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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홈쇼핑
    롯데홈쇼핑 이사회 구도가 결국 바뀌었다. 약 20년간 유지돼 온 롯데 5 대 태광 4 균형이 깨지면서 롯데 측 추천 이사가 이사회 3분의 2를 확보하게 됐다. 최대주주인 롯데쇼핑이 경영권은 쥐고 있지만 주요 의사결정에서는 2대 주주 태광그룹의 견제를 받아온 구조가 이번 주주총회를 계기로 달라지게 됐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은 이날 열린 제2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확대를 포함한 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이사회 구성은 기존 롯데 측 추천 5명, 태광 측 추천 4명에서 롯데 측 6명, 태광 측 3명으로 재편됐다.

    기존에는 롯데 측 추천 이사가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2명, 태광 측은 임원 3명과 사외이사 1명으로 구성돼 있었다. 주총 이후에는 롯데 측이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3명, 태광 측은 임원 2명과 사외이사 1명으로 조정됐다.

    이사회 구도가 6대3으로 바뀌면서 롯데 측은 통상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한 특별결의 사안도 사실상 단독 처리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이번 이사회 재편은 사외이사 확대를 통해 이사회 독립성과 의사결정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번 이사회 재편은 롯데홈쇼핑을 둘러싼 롯데그룹과 태광그룹 간 오랜 갈등 구조와 맞물려 있다.

    현재 롯데쇼핑은 롯데홈쇼핑 지분 53.49%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태광그룹은 44.98%를 가진 2대 주주다. 지분 격차는 약 8.5%포인트(P)에 불과해 태광그룹이 경영권을 확보하지는 못하지만 주요 의사결정에 대해 견제력을 행사해 왔다.

    양측 갈등은 2006년 롯데쇼핑이 우리홈쇼핑 지분 약 53%를 확보하며 최대주주가 된 이후 이어져 왔다. 당시 태광그룹은 홈쇼핑 사업을 미디어·방송 사업과 연결되는 성장 축으로 보고 지분을 빠르게 확보해 약 45% 수준까지 끌어올렸지만 이후 롯데쇼핑이 경영권을 확보하면서 2대 주주로 남게 됐다.

    이 같은 지분 구조는 이후 주요 경영 현안마다 충돌로 이어졌다. 롯데홈쇼핑의 법인명이 여전히 우리홈쇼핑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도 대표적인 사례다. 사명 변경은 정관 변경이 필요한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이어서 태광그룹의 동의 없이는 처리하기 어렵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그동안 태광그룹이 양평동 사옥 매입, 대표이사 해임 요구, 롯데 브랜드 사용 중단, 계열사 거래 중단 등을 요구하며 주요 경영 사안마다 문제를 제기해 왔다"며 "외부 고발과 문제 제기가 반복되면서 경영 활동에 부담이 돼 왔다"고 설명했다.
  • ▲ 태광 로고
    ▲ 태광 로고
    실제로 태광그룹은 2007년 방송위원회(현 방송통신위원회)가 롯데쇼핑의 우리홈쇼핑 최대주주 변경을 승인한 것이 위법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과 2심에 이어 2011년 대법원에서도 롯데 측 승소가 확정됐다.

    이어 2022년에는 롯데건설 지원 논란 당시 태광그룹 반대로 지원 규모가 당초 50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축소됐다. 지난해 말에는 롯데홈쇼핑이 이사회에서 올해 내부거래 한도를 670억원으로 설정하는 안건을 상정했지만 태광 측 이사들의 반대로 통과되지 못했다. 

    최근 갈등은 상품 유통 구조 문제로까지 번졌다. 태광그룹은 지난달 롯데홈쇼핑이 계열사를 부당 지원하고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롯데홈쇼핑과 납품업체 간 직거래가 가능한 상황에서도 롯데쇼핑이 중간에 개입해 유통 마진을 가져가는 구조라는 주장이다. 다만 공정위는 신고 내용만으로는 조사 착수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며 심사 절차를 종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이사회 재편으로 롯데 측의 경영권 안정성은 높아졌지만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태광그룹이 여전히 40%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주주권 행사나 법적 대응 등을 통해 견제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태광그룹도 전날 입장문을 통해 "약 20년간 유지돼 온 이사회 구조(롯데 5: 태광 4)를 변경하는 것은 견제와 균형을 무력화하는 조치"라며 "2대 주주로서 기업 가치 제고와 주주 이익 보호를 위한 대응을 이어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향후 근거 없는 주장이나 회사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포함해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안정적인 경영 환경을 바탕으로 본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