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드밴스드파워디바이스 청산 절차사업 다각화 차질 … DDI 의존 여전구본준 LG반도체 매각 트라우마 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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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X세미콘
LX세미콘이 전력반도체 사업의 한 축이던 자회사를 정리하기로 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에 제동이 걸렸다.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시도가 잇따라 좌초되며 구본준 LX그룹 회장이 그려온 '종합 반도체 회사' 구상도 한층 멀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20일 업계에 따르면 LX세미콘은 최근 이사회에서 전력반도체 자회사 어드밴스드파워디바이스 테크놀로지 매각을 결정하고 청산 절차를 진행 중이다.해당 법인은 2018년 일본 산켄전기와 합작해 설립된 전력반도체 팹리스로 LX세미콘이 49%, 산켄전기가 51%의 지분을 보유해왔다.당초 이 합작사는 가전과 전장에 쓰이는 전력반도체 사업 확대의 교두보로 기대를 모았다. LX세미콘은 DDI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력반도체, MCU, 방열기판 등으로 영역을 넓혀왔는데 어드밴스드파워디바이스는 그 핵심 축 중 하나로 꼽혔다. 그러나 양사 간 협력이 기대만큼 이뤄지지 못했고, 사업 성과도 가시화되지 않으면서 결국 정리 수순을 밟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문제는 여전히 높은 DDI 의존도다. LX세미콘 매출의 약 90% 안팎이 DDI에서 발생하는 구조는 수년째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TV, 스마트폰 등 전방 산업 업황에 따라 실적이 좌우되는 구조적 한계도 그대로다.실제 회사는 최근 몇 년간 뚜렷한 실적 둔화를 겪고 있다. 연간 매출은 1조6000억원대로 내려앉았고,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30% 이상 감소했다. 스마트폰과 TV 수요 둔화, 고객사 내 공급망 이원화, 경쟁사 진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특히 모바일 DDI 시장에서는 대만 노바텍 등 경쟁사가 공격적인 가격 전략으로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기존 고객사 내 입지도 흔들리고 있다. 한때 주요 고객사에 사실상 독점 공급하던 구조는 이미 깨졌고, 단가 인하 압박까지 겹치며 수익성 방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LX세미콘은 DDI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해왔다. 전력반도체를 비롯해 차량용 방열기판, MCU(마이크로컨트롤러), PMIC(전력관리반도체) 등이 대표적이다.그러나 현재까지 의미 있는 성과를 낸 사업은 사실상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력반도체는 이번 자회사 청산으로 동력이 약화됐고, 방열기판 역시 양산에 들어갔지만 전기차 시장 둔화(캐즘) 영향으로 매출 기여도는 제한적이다. MCU 사업도 글로벌 강자들이 장악한 시장 구조상 단기간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이 같은 상황은 구본준 회장의 구상과 대비된다. 구 회장은 LG반도체 시절 사업 매각을 경험한 이후 반도체에 대한 강한 의지를 이어온 인물로 LX그룹 출범 이후에도 LX세미콘을 중심으로 '종합 반도체 회사'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꾸준히 강조해왔다.실제 그는 LX세미콘에 별도 집무실을 두고 직접 경영을 챙길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전력반도체, 전장 반도체, 소재·부품까지 아우르는 사업 확장을 통해 그룹의 핵심 축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도 이어졌다.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핵심 신사업이 잇따라 기대에 못 미치는 가운데 기존 캐시카우인 DDI마저 성장성이 둔화되며 전략적 선택지가 제한되고 있기 때문이다.업계에서는 향후 인수합병(M&A) 가능성도 거론된다. LX세미콘이 현금성 자산을 꾸준히 쌓아온 만큼 외부 기술 확보를 통한 돌파구 마련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뚜렷한 방향성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많다.LX세미콘 관계자는 "APTC(어드밴스드파워디바이스 테크놀로지 주식회사)는 현재 해산 결의에 따른 청산 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며 "방열기판, MCU(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 등 신사업에 대한 선별적 집중의 일환으로 청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