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연봉 86억원 … 주요 제약·바이오 중 최고2년 보수 113억-스톡옵션 123억 … 보상구조 논란휴젤, 美 직판 본격화-운전자본 확대 … 비용부담 현실화차 회장, 자문용역비 논란까지 … 보수 통제-거버넌스 도마 위
  • ▲ 차석용 휴젤 회장 겸 이사회 의장. ⓒ휴젤
    ▲ 차석용 휴젤 회장 겸 이사회 의장. ⓒ휴젤
    차석용 휴젤 회장이 제약·바이오업계 최고 수준의 보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한 보상 확대지만, 미국 직접판매 투자 확대와 운전자본 부담, 연구개발 축소 등 구조적 변수들이 동시에 부각되면서 '타이밍 논란'이 제기된다.

    21일 사업보고서 분석 결과 차석용 회장은 지난해 86억원의 급여를 받았다. 전년 27억원에 비해 212% 급증한 수치다. 보수는 스톡옵션 중심이다.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41억원가량의 스톡옵션을 행사했다. 여기에 3억7564만원 수준의 자문용역비가 더해졌다. 실적 반등과 맞물려 현금 보수와 주식 보상이 동시에 확대된 형태다.

    실적을 놓고 보면 보상 근거는 충분하다. 휴젤의 매출은 2022년 2816억원에서 2025년 4251억원으로 50.9% 늘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13억원에서 2008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35.9%에서 47.2%까지 치솟았다.

    특히 최근 2년은 수익성 개선이 두드러진다. 판관비율이 40.1%에서 31.1%로 낮아지면서 고마진 구조가 형성됐다. 수출 확대와 제품 믹스 개선, 비용 통제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다만 실적의 질을 둘러싼 평가는 엇갈린다. 현재 수익성이 구조적 개선인지, 비용 반영시점 차이에 따른 일시적 효과인지는 검증이 필요한 단계라는 것이다.

    올해 최대 변수로 미국 직판 전환이 꼽힌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영업 인력 확대와 마케팅, 유통구조 재편 등에 따른 추가 비용을 연간 200억~3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한다. 직판이 빠르게 자리 잡으면 구조적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단순 비용 부담으로 작용해 수익성 둔화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지난해 실적 반등의 핵심이었던 비용 통제 흐름과 맞물린다. 휴젤은 판관비율을 통제하면서 수익성을 높였다. 반대로 올해 이 흐름이 되돌려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실적이 고수익 구조가 구조적 체질 개선인지, 비용 반영시점 차이에 따른 결과인지 확인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시선이다.

    글로벌 확장도 양면성을 드러낸다. 휴젤의 수출 비중은 2022년 53.3%에서 64.9%까지 상승했다. 성장 기반은 강화됐지만 환율과 규제, 지역 리스크에 대한 노출도 함께 커졌다.

    재무제표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외형이 커진 만큼 채권과 재고도 함께 늘어났다. 전년대비 매출 증가율이 13.9% 상승한 데 비해 매출채권은 55.0%, 재고자산은 30.9% 증가했다.

    한 제약·바이오 담당 애널리스트는 "최근 숫자만 보면 완벽해 보이지만,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 동시에 빠르게 늘어난 것은 분명한 신호"라며 "수출 확대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이 흐름이 길어지면 현금흐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 ▲ 휴젤 춘천 거두공장. ⓒ휴젤
    ▲ 휴젤 춘천 거두공장. ⓒ휴젤
    연구개발 투자 강도도 낮아졌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023년 6.85%에서 2025년 3.58%로 떨어졌다. 단기 수익성은 개선됐지만, 장기 성장 기반은 상대적으로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상 최대 실적 이후에도 현재의 수익성과 글로벌 확장 구조를 유지할 수 있느냐가 휴젤의 당면과제다. 올해는 미국 직판 확대, 판관비 증가, 운전자본 관리, 연구개발 재확대 여부가 동시에 시험대에 오른다.

    이런 가운데 차 회장의 보상구조는 별도의 논점을 형성한다. 2023년 휴젤의 이사회 의장 겸 회장으로 선임 이후 2년새 약 113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여기에 보유 중인 스톡옵션 평가이익 123억원을 더하면 3년새 237억원 규모의 경제적 이익을 확보한 구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실적이 좋을 때는 보상 확대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지금처럼 투자 부담이 커지는 시점에 현금성 보수와 주식 보상이 동시에 커진 것은 타이밍상 부담스럽다"며 "성과와 보상의 속도가 어긋나 보인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특히나 자문용역비의 경우 형식상 계약비용이지만, 실질이 경영대가라면 이사 보수 한도와 관련한 통제 범위나 투명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사 보수와 자문료의 경계가 흐려질 경우 주주 통제 장치의 실효성도 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자문용역비와 주식 보상이 동시에 커진 구조는 주주 입장에서 민감하게 볼 수밖에 없다. 형식과 별개로 실질이 경영대가라면 보수 통제 범위에 대한 논란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차 회장은 LG생활건강 재직 시절에도 자사주 매각 등을 통해 200억원대 차익을 거둔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포함해 수백억원대 보수와 주식이익을 축적한 대표적인 전문경영인 사례로 평가한다.

    2005년부터 2022년까지 LG생활건강 대표를 맡으며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7배, 12배 성장시키는 성과를 냈다. 같은 기간 주가 역시 26배 이상 상승하며 기업가치를 끌어올렸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이력과 함께 휴젤에서도 단기간 실적 개선과 글로벌 확장 기반을 마련한 점을 들어 '성과 중심형 전문경영인'으로 평가한다. 다만 기업가치 상승과 보상 실현이 맞물리는 구조가 반복되면서 보수와 주주가치 간 균형에 대한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한편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상장기업 88개사의 사업보고서를 전수조사한 결과 지난해 5억원 이상 보수를 받아 세부내역이 공개된 임직원은 총 103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0억원 이상은 38명, 20억원 이상은 16명이다.

    차 회장이 86억원을 수령하며 '연봉킹'에 올랐다. 이어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이 66억원을 받았고, 김정대 에이비엘바이오 경영지원 부사장(46억원)과 이장한 종근당그룹 회장(27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