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페스트 2026 무대서 'AI가 열어 주는 인간의 크리에이티비티' 주제로 대담 펼쳐전이안 컴파운드 컬렉티브 감독, 조엘 림 젠지스 AI 대표 패널로 참여"AI가 How 담당한다면, 인간의 역할은 'Why'에 있어""미래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AI에 압도당하지 않고 자신만의 비전 지켜야"
  • ▲ (좌측부터) 강지현 Flux AI Asia CEO, 전이안 컴파운드 컬렉티브 감독, 조엘 림(Joel Lim) Gengis AI CEO. ©ADFEST 2026
    ▲ (좌측부터) 강지현 Flux AI Asia CEO, 전이안 컴파운드 컬렉티브 감독, 조엘 림(Joel Lim) Gengis AI CEO. ©ADFEST 2026
    "전 세계적으로 5000개가 넘는 AI(인공지능) 도구가 존재하고, 이제는 AI로 모든 것이 가능해진 상황이 됐습니다. AI가 어떻게(How)를 담당한다면, 인간의 역할은 '왜(Why)', 즉 의도(intent)에 달려있죠. AI가 무한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지금, 인간의 다채로운 상상력과 고유의 취향이 깃든 의도가 결국 유일한 차이를 만들어 낼 것입니다." - 강지현 플럭스 AI 아시아(Flux AI Asia) 대표

    [태국 파타야 = 김수경 기자] 바야흐로 AI 춘추전국시대. AI로 모든 것이 가능해진 지금,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 믿었던 크리에이티브(creative) 산업에도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절대 대체될 수 없으리라 믿었던 많은 부분이 빠르게 AI로 대체되고 있고, 거센 AI의 파도 속에서 길을 잃고 표류하는 크리에이터들은 미래에 대한 깊은 고민에 빠졌다. 

    그런 가운데, AI라는 낯선 파트너와 발 빠르게 손잡고 변화의 물결 위에 과감히 올라탄 크리에이터 3인의 대담이 열렸다.

    브랜드브리프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 지역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 2026 애드페스트(Adfest) 무대에 오른 강지현 플럭스 AI 아시아 대표 겸 서비스플랜코리아 대표와 전이안 컴파운드 컬렉티브(Compound Collective) 감독, 조엘 림(Joel Lim) 젠지스 AI(Gengis AI) 대표가 'AI Unlocking Human Creativity: Redesigning Culture, Production, and Creative Reality(AI가 열어 주는 인간의 크리에이티비티: 문화·프로덕션·크리에이티브 리얼리티 재설계하기)'를 주제로 나눈 대화를 정리했다.

    먼저 광고대행사 서비스플랜코리아를 운영하며 최근 플럭스 AI 아시아 대표를 겸임하게 된 강지현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5000개가 넘는 AI 도구들이 존재한다. 우리는 매일 더 많은 도구, 더 많은 모델, 더 많은 기능들을 보고 있지만 명확성은 더 줄어들고, 통제력도 줄어들고, 일관성도 줄어든다고 느낀다"며 "AI 도구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창작자로서 우리의 창의적 의도를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이 AI 시대의 문제"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AI가 무한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상황에서, 디렉터로서 자신만의 취향과 관점은 어떻게 지킬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한다"고 운을 뗐다.
  • ▲ 애드페스트 2026 무대에 오른 전이안 컴파운드 컬렉티브 감독. ©ADFEST 2026
    ▲ 애드페스트 2026 무대에 오른 전이안 컴파운드 컬렉티브 감독. ©ADFEST 2026
    오디오 비주얼 프로덕션 컴파운드 컬렉티브를 이끌고 있는 전이안 대표는 "항상 영상 작업물에 잘 맞는 음악을 선정하는 데 집중해왔다. 라이브러리 음악을 사용하기보다, 작곡가를 고용해 작품에 꼭 맞는 음악을 제작해왔다"며 "하지만 지금은 AI를 작곡 과정에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아이디어 단계에서는 노트북을 닫고 오히려 AI 도구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AI는 크리에이티비티도 없고 뾰족한 아이디어도 없기 때문"이라며 "오히려 산책을 하거나 미술관을 가거나 책을 읽으면서 아이디어를 찾고 디테일을 채워나간다. 그리고 AI 활용 단계에서는, AI의 문제점을 찾아내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쓴다. 그렇게 함으로써 AI 도구 안에서도 우리의 취향과 퀄리티를 유지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전 감독은 "많은 사람들이 AI를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나쁘지 않은 퀄리티는 효율성에서 나올 수 있지만 위대한 퀄리티는 비효율성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며 "AI와 함께 작업할 때는, 훌륭한 퀄리티를 위해 더 많은 고민과 수정 작업, 더 많은 사람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I 활용이 특정 부분의 효율성을 높여줄 수 있지만, 아이디어와 취향, 디테일, 높은 퀄리티는 결국 인간의 손에 전적으로 달려있다는 것이다. 

    강지현 대표는 "AI는 '어떻게(How)'를 담당하지만, 여전히 디렉터는 '왜(Why)'를 결정해야 하는 것 같다. AI 시대에서는 변화의 방향을 잡아야 할 필요도 있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우리는 단순한 크리에이터를 넘어서, 큐레이터가 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프리프로덕션 단계에서 선도적으로 AI를 활용해 주목받고 있는 젠지스 AI의 조엘 림 대표는 "우리는 AI가 실제 제작에 미치는 현실적인 영향에 집중하고 있다. 가장 큰 영향 중 하나는 프리프로덕션 단계"라며 "프리비주얼라이제이션(pre-visualization)은 캐릭터 캐스팅, 로케이션, 의상, 메이크업 등 기존에 하던 전통적인 모든 과정을 거친 다음, 이후 감독과 함께 대본을 기반으로 스토리보드를 구성하고 최종 결과물을 생성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수주일이 걸리던 일이, AI를 활용해 단 이틀만에 가능해졌다"고 엄청난 변화를 설명했다.
  • ▲ 애드페스트 2026 무대에 오른 조엘 림(Joel Lim) Gengis AI CEO. ©ADFEST 2026
    ▲ 애드페스트 2026 무대에 오른 조엘 림(Joel Lim) Gengis AI CEO. ©ADFEST 2026
    조엘 림 대표는 "우리는 이 프리비주얼라이제이션 자료를 여러 옵션과 콘셉트로 만들고 있다. 다양한 배우에게 서로 다른 캐릭터를 입혀보고, 특정 장면에 어떤 로케이션이 더 적합한지를 확인하는 작업"이라며 "이러한 AI 활용은 두 가지 큰 변화를 가져왔다. 첫 번째로는 제작 과정에서 과도한 지출이나 예산 초과의 위험을 크게 줄여주고, 두 번째로는 크리에이터 입장에서 클라이언트에게 아이디어를 제시할 때 더 과감해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특히 시간과 예산의 제한이 빠듯한 광고 분야에서, 클라이언트가 사전에 직접 확인하고 리스크를 감수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프로덕션 측에서 더 과감하게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지현 대표는 "클라이언트와 비주얼 전략을 공유한다는 것은, 단순히 효율성에 관한 것이 아니라 크리에이티브 프로세스에서의 마찰을 줄이는 것이다. 모두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게 만드는 것"이라고 깊이 공감했다. 

    조엘 림 대표는 AI가 '프로덕션 밸류'를 재정의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거대한 3D 스크린 대신, AI를 활용한 가상 프로덕션 스테이지 활용이 가능해지면서 시간과 예산을 모두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됐고, 이는 저예산 프로덕션에게도 엄청난 기회를 열어줄 수 있게 됐다는 것.

    그는 "예를 들어 한 영화를 찍을 때 감독이 '단 5초짜리 장면을 위해, 3D 스크린을 만들고 막대한 예산을 쓰는 게 과연 가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AI가 이런 고민을 없애주고 있다"며 "한정된 예산 안에서 더 많은 것을 시도할 수 있게 되면서 스토리텔링이 향상되고, 훨씬 더 다양한 표현 방식이 가능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AI가 단순히 제작을 최적화하는 것이 아니라 진입 장벽을 낮추고, 우리가 신뢰할 수 있는 가능성의 범위를 확장한다는 의미다.

    이어 강 대표는 점점 더 많은 아티스트와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 AI를 활용하면서 AI가 이제 하나의 독립적인 콘텐츠 장르가 된 점에 주목했다. 이러한 새로운 미학과, AI 제작의 가속화, AI 활용으로 인한 다양성 증대가 현대 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질문을 이어갔다. 

    전이안 감독은 "AI는 마치 면허가 없는 사람에게 포뮬러1 자동차를 주는 것처럼, 위협적인 상황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우리 모두가 포뮬러1 자동차를 운전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상황"이라고 비유하며 "다만, AI의 등장으로 우리는 변명거리가 사라졌다. 감독으로서 예산, 로케이션, 모델, 아이디어 등 수많은 변명을 가지고 있었지만 AI의 등장으로 지금은 더 이상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게 됐다. 그 외에는 AI를 도구를 굉장히 즐기며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엘 림 대표는 "AI는 누구나 100만 달러의 예산을 가진 것과 같은 환경을 만들어줬다"며 "모두가 스마트폰를 갖게 되면서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됐을 때, 새로운 유형의 콘텐츠와 카테고리가 폭발적으로 등장했다. AI가 두번째 물결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창의적 결과물의 폭발적인 증가를 보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어떤 결과물이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게 될지, 콘텐츠 제작이 어떤 방향으로 이어질지 매우 궁금하다"고 전했다. 

    강지현 대표는 "AI가 실행을 담당한다면, 우리의 역할은 '의미'가 된다고 믿는다. 이제 우리는 단순한 창작자가 아니라, 문화 설계자(cultural architects)가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미래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도구를 잘 아는 사람이 아니라, 창의적 의도를 정의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즉, 자신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를 아는 '크리에이티브의 의도'가 핵심"이라고 정리했다. 
  • ▲ 강지현 Flux AI Asia CEO. ©ADFEST 2026
    ▲ 강지현 Flux AI Asia CEO. ©ADFEST 2026
    강지현 대표는 AI가 인간을 대체하게 될 지, AI 시대에서 미래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어떻게 정의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전이안 감독은 "아마 내년 쯤에는 프리프로덕션부터 포스트프로덕션까지 AI가 거의 모든 영상 제작 과정에 사용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더라도, 로직과 전략을 세우고, 팀을 이끌고, 적절한 비주얼을 선택하는 일은 결국 인간의 영역에 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AI 도구를 사용해보긴 했어도 그 한계나 제약에 대해서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모든 크리에이터가 AI 도구를 사용하는 방법을 알고, 시간을 들여 활용법을 익히면서 AI의 로직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동시에 크리에이터나 디렉터처럼 결정을 내려야 하는 역할이라면, AI 도구로부터 벗어나는 시간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AI가 쏟아내는 수많은 결과물에 압도당하지 않고, 자신만의 비전이 흐려지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조엘 림 대표는 "안타깝게도 AI가 일정 부분 인간을 대체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일부 일자리는 사라지겠지만, 동시에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나고, 기존의 일부 직무는 형태가 바뀔 것"이라며 "예를 들어 스토리보드 아티스트는 더 이상 직접 스토리보드를 그리기보다는 생성하는 쪽으로 바뀌겠지만, 여전히 자신의 창의적인 감각을 활용하게 될 것이다. 또한 사람들은 AI 덕분에 훨씬 더 생산적이 될 것이고, 결과물 또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미래에는 생성형 AI 덕분에 누구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될 수 있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하지만, 생성형 AI를 사용하면 거대한 데이터셋에 연결돼 누구나 자동으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위험성'이 커진다. 모든 창작자들이 결국 공통된 분모로 수렴하게 될 수 있다. 즉, 심리적으로 잘 작동하고 수치적으로 성과를 내는 방향으로만 모든 콘텐츠가 쏠리게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미래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그 흐름에 맞서고 리스크를 감수하며, 인간에게 공감받을 수 있는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내야 한다"며 "효율성이 항상 정답은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고, AI를 다루는 자리에 앉게 될 사람으로서 스스로를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강지현 대표는 마지막으로 하나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얼마 전 회사 사람들과 재밌는 실험을 진행했다. 프랑스 작가 카뮈의 '이방인'에 나오는 첫 문장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였는지도 모르겠다'를 읽고 각자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지를 물었다. 각자의 상상을 AI 영상 도구의 프롬프트로 입력해 영상을 만들어보기로 했다"며 "누군가는 그 문장을 읽으며 프랑스의 작은 시골 마을을 떠올렸고, 누군가는 사막을 걷는 한 남자를, 또 다른 누군가는 바다 앞 거대한 파도와 폭풍이 휘몰아치는 장면을 떠올렸다. 우리의 상상은 AI가 천편일률적으로 만들어내는 결과물과는 또 다른 차원의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정확히 깨달았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결국 AI는 인간의 상상력을 가속시키는 도구일 뿐, 우리를 대체할 수는 없다고 믿는다. 오히려 AI가 점점 더 발전할수록, 인간의 가치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이 새로운 시대에서는 점점 더 인간의 '의도(intent)'가 가장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이다. 우리의 아이디어가 예산이나 허가, 제약의 한계를 넘어 더욱 가속화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대담을 마쳤다.

    한편 애드페스트 2026은 'Human+'를 주제로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태국 파타야 로열 클리프 호텔 그룹에서 열렸다. 올해는 62개 도시에서 840명 이상의 참관객이 참석했다. 브랜드브리프는 애드페스트 2026의 공식 미디어 파트너사로 참여했다.
  • ▲ (좌측부터) 강지현 Flux AI Asia CEO, 전이안 컴파운드 컬렉티브 감독, 조엘 림(Joel Lim) Gengis AI CEO. ©ADFEST 2026
    ▲ (좌측부터) 강지현 Flux AI Asia CEO, 전이안 컴파운드 컬렉티브 감독, 조엘 림(Joel Lim) Gengis AI CEO. ©ADFEST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