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기업들, 정부 에너지 절감 정책 자발적 동참했지만현실성 없는 지침에 실효성 없어 … "오히려 불안만 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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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5부제 동참 캠페인 펼치는 관계자들.ⓒ뉴시스
중동 사태발 에너지 위기설에 선을 그었던 정부가 공공기관과 민간에 권고한 것을 넘어 기업에 에너지 절감 동참을 권고하자 산업계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주요 기업들이 차량 10부제 시행과 사내 소등 등 에너지 절약 방침에 동참하고 있지만, 현장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실효성이 의문이라는 지적과 함께 보여주기식 통제에 대한 피로감을 나타냈다.25일 재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5대 기업 총수들에게 격주 1일 재택근무 등 교통 수요와 에너지 소비를 선도적으로 줄여줄 것을 권고했다.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24일 국무회의에서 "외환위기나 코로나 국난을 극복한 것처럼 마음을 모아달라"며 대국민 호소에 나섰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5일부터 공공부문 승용차 5부제를 의무화했고 상황에 따라 민간 5부제 의무화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또한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샤워 시간 줄이기, 낮 시간대 휴대전화 충전, 세탁기 주말 사용 등 12가지 국민 행동 요령까지 발표하면서 산업계 전반으로 긴장감이 번지고 있다.정부의 권고 사항에 기업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HD현대는 선제적으로 자율 참여 방식의 차량 10부제를 도입하고, 점심시간 소등 및 사내 플라스틱·비닐 사용 축소 등을 담은 에너지 절감 방안을 전 그룹사에 공지했다.하지만 지침을 들은 직장인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대기업 직장인 A씨는 "사무실 직원 대부분이 텀블러를 쓰고 있고 퇴근할 때 PC 끄는 건 평소에도 하던 기본 수칙인데 이게 국가적 위기를 타개할 대책으로 알려지니 황당하다"며 "업무상 급할 때 불편을 초래하는 행정"이라고 꼬집었다.고물가 탓에 밥값을 아끼려 도시락을 가져오던 직원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나온다. 직장인 B씨는 "사내 점심시간 소등 지침이 내려지면 직장인들은 도시락을 먹으면서 괜스레 눈칫밥을 먹기도 할 것"이라며 씁쓸해했다. -
- ▲ 25일 중구 서울시청 부설주차장 입구 안내문.ⓒ뉴시스
차량 5부제에 따른 통근 제한에 대한 현실적인 우려도 터져 나온다. 지역 공공기관에 다니는 D씨는 "차로 20분이면 갈 거리를 버스로는 1시간 넘게 걸리고 통근버스조차 없다"며 "대중교통 인프라 확충이나 현실적인 대안 없이 차량에 제한을 두니 당장 출퇴근길이 걱정"이라고 토로했다.무엇보다 시민들을 불안하게 하는 것은 정부의 엇박자 행보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외환위기나 코로나 국난을 극복한 것처럼 마음을 모아달라"며 대국민 호소에 나섰지만 정작 주무 부처는 4월 위기설에 선을 긋는 상반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한 시민은 "위기설은 선을 그으면서 민간 기업과 개인의 일상까지 통제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아 오히려 불안감을 키운다"며 "에너지 수급 악화의 1차적 책임은 정부의 외교·에너지 전략 실패에 있는데 정작 책임지는 모습 없이 직장인과 국민들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장 기능 대신 개인의 생활을 통제하려는 관행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에너지 확보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