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사업보고서에 작년말 퇴임한 조승아 전 사외이사 ‘통삭제’당연퇴직 시점을 24년 3월로 인식 … 작년 이사회 활동도 증발무자격 1년 8개월간 지급됐던 보수의 반환 여부에는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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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가 조승아 전 사외이사의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지난해 말 최대주주인 현대차그룹과의 이해관계 충돌 문제로 당연퇴직하면서, 그의 활동 내역을 모두 삭제한 것이다. 

    주목할 점은 활동 기록과 함께 사라진 지난 1년 9개월간의 보수다. 지난해 KT 사외이사 1인에게 지급된 평균 보수는 1억원 상당이다. KT는 보수 반환 여부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

    27일 KT에 따르면, 최근 공개된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 조 전 이사의 흔적은 모두 지워졌다. 임원 명단은 물론 이사회 구성 및 의결 사항에서도 이름이 빠졌다. 지난해 12월 당연퇴임 형태로 사직했음을 고려하면, 사실상 1년간의 활동이 모두 증발한 셈이다.

    조 전 이사는 KT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 평가 및 보상위원회,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맡으며 2024년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이사회 출석률 100%를 기록할 정도로 활발히 활동해 왔다.

    이런 현상은 KT가 조 전 이사의 당연퇴직 시점을 2024년 3월 26일로  적용한 결과다. 당연퇴직은 별도 인사처분 없이 법령에 따라 자동 퇴직됨을 의미한다. 조 전 이사가 2024년 3월 26일 현대차 계열사인 현대제철 사외이사로 선임된 시점을 상법상 사외이사 독립성이 훼손된 시기로 판단한 것이다.

    이 때문에 조 전 이사 입장에서는 그동안의 이사회 경영 활동이 모두 ‘무효’로 처리되는 결과를 맞게 됐다.

    KT는 “2024년 3월 27일부터 퇴임 공시일인 2025년 12월 17일까지 진행된 이사회에서 조 전 이사의 의결 내역을 제외하더라도, 상법·정관상 결의 성립에 필요한 정족수를 충족했으며 안건 처리 결과에도 변동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지급된 보수다. 사업보고서에서 조 전 이사의 이름이 삭제되면서 공시 의무가 있는 보수 지급 내역도 함께 사라졌다. KT 사외이사 1인당 평균 보수는 2024년 기준 9500만 원, 2025년 기준 1억900만 원에 달한다.

    이외에도 KT는 2024년 5월 사외이사 11명에게 KT 주식 3398주를 제공하는 스톡그란트(Stock Grant)를 지급했다. 지난해 6월에도 2429주의 스톡그란트가 제공됐으나, 조 전 이사의 수령 및 반환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상법 및 민법에서는 자격 상실 이후 이사에게 지급된 보수를 ‘부당이득’으로 본다. 원칙적으로 KT가 이를 모두 반환받아야 한다. 조 전 이사 측이 실질적인 노무 제공과 기여도를 주장할 수 있으나, 법원에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는 판례가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해 KT 측은 사실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KT 관계자는 “조 전 이사의 보수 반환 여부에 대해서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KT 안팎에서는 별도의 반환 요구가 없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KT 노조 관계자는 “KT가 보수를 회수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반환을 위해서는 소송을 제기하거나 당사자가 스스로 반환해야 하는데, 어느 쪽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최대주주인 현대차와의 관계를 고려한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조 전 이사는 현대차가 KT 사외이사로 추천했던 인물이다. 이 때문에 당연퇴임에 따른 무자격 기간 보수를 KT가 고스란히 떠안는 수순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