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적자 7080억원 … 車보험료 인하·환급 요구주유 할인 확대 압박, 리터당 40~150원서 추가 부담 불가피체감 효과는 제한적 … 고유가 대응 실효성 논란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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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다시 들썩이자 금융당국이 보험사와 카드사를 동원한 '민생 대책' 마련에 나섰다. 자동차보험료 인하와 주유비 할인 확대가 핵심이지만, 업계에서는 "결국 비용을 민간 금융회사에 떠넘기는 방식"이라는 반발이 커지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손해보험사 임원들을 긴급 소집해 고유가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차량 5부제와 연계한 자동차보험료 할인 및 환급 방안이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차량 운행이 줄면 사고율이 낮아질 수 있으니 보험료를 낮추거나 일부를 돌려주라는 논리다.

    자동차보험은 이미 적자 구조에 빠져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손해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약 708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주요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1%대 초중반 인상하며 겨우 손익을 방어한 상황에서 다시 인하 압박이 가해진 셈이다. 

    카드업계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금융위는 카드사들에 주유비 부담 완화를 위한 추가 지원책을 요청하며 리터(ℓ)당 할인 확대와 결제금액의 5% 캐시백, 5만원 이상 결제 시 50원 추가 할인 등의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주유 할인 카드가 리터당 40~150원 수준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 비용 부담이 불가피하다.

    특히 유가가 리터당 2000원 수준에 근접한 상황에서 할인 효과는 빠르게 희석되고 있다. 리터당 100원을 할인해도 체감 할인율은 5% 수준에 그친다. 할인 폭을 늘릴수록 카드사의 수익성 부담만 커지는 구조다. 이미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수익 기반이 약화된 상황에서 추가 할인 요구가 부담이 될 수 있는 대목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대책을 두고 '민간 비용 전가형 정책'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유가 상승이라는 거시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정 대신 금융회사의 수익을 활용하는 방식이라는 지적이다. 보험료 인하와 주유 할인 확대는 소비자 체감 효과는 제한적인 반면, 업계 손익에는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

    정책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차량 5부제 시행에 따른 실제 사고율 감소 효과가 불확실한 데다, 주유비 할인 역시 단기 체감 효과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유가 상승 압력을 근본적으로 완화할 수 있는 대책이 아닌 만큼 보여주기식 정책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