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95% 찬성 … 5월 총파업 가능성재고 쌓이고 효율 꺾여 … 생산-수요 괴리 신호노사 갈등 격화 … 성장 모델 자체 흔드는 변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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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1년 창사 이래 첫 파업 위기를 맞으면서 고속 성장의 이면이 드러나고 있다. 사상 최대 실적 행진 속에서도 현금은 1년새 60% 넘게 줄었고, 재고 효율성도 급격히 떨어지면서 확장 일변도 전략의 부담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여기에 노조가 높은 찬성률로 총파업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생산 차질과 비용부담, 고객 신뢰 훼손 우려까지 겹치게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제는 운영안정성과 분배구조, 성장의 지속가능성까지 동시에 입증해야 할 시험대에 섰다는 분석이다.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이 29일 오후 6시까지 진행한 쟁의행위(파업) 찬반투표 결과 찬성 95.52%(3351표), 반대 4.48%(157표)로 집계됐다. 전체 투표율은 95.38%(3508표)였다.앞서 노사는 13차례에 걸친 임금·단체협약 교섭에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후 노조는 23일 조정절차를 중단하고 파업 찬반투표에 돌입했다.노조는 4월 말 사업장 집회를 거쳐 5월1일부터 파업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노조 가입자는 3689명으로, 전체 임직원의 약 75% 수준이다.노사는 임금인상률과 성과급, 자사주 지급, 인사·경영권 관련 조항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노조는 평균 14% 수준의 임금 인상과 임직원 1인당 3000만원의 격려금, 3년간 자사주 배정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채용·승진·징계·포상·배치전환 등 인사와 제도 운영 전반을 노조와 사전에 합의하고, 분할·합병·양도 등 경영권 관련 사안 역시 노사 합의 없이 추진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반면 사측은 6.2% 수준의 임금 인상과 특별포상, 교대 수당 확대 등을 제안하고 있다. 초과이익성과급(OPI)도 노조가 영업이익의 20%를 재원으로 요구하는 것과 달리, 회사는 그룹 가이드라인에 따라 영업이익의 10% 또는 경제적 부가가치(EVA) 기준 20% 수준의 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번 갈등은 단순 임금협상을 넘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구조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회사는 최근 몇년간 생산능력 확대를 기반으로 외형과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지난해 매출은 4조5000억원을 넘어섰고, 영업이익률도 45% 수준까지 상승했다.그러나 재무제표는 다른 신호를 보낸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년새 3900억원대에서 1400억원대로 급감(-61.9%)했다.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을 창출하고 있음에도 대규모 투자와 운전자본 증가가 맞물리면서 실제 현금 여력은 줄어든 것이다.재고자산 흐름 역시 부담 요인이다. 재고 규모는 2조원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재고자산 회전율은 80%대에서 40%대로 급락(-33.8%p)했다. 생산능력 확대 속도가 수요 증가를 앞지르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업계에서는 이를 '확장형 성장'의 전형적인 신호로 본다. 업계 한 관계자는 "CDMO 사업은 설비경쟁 이후 가동률과 수요를 안정적으로 맞추는 단계부터가 핵심"이라며 "효율이 흔들리기 시작하면 수익성도 예상보다 빠르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여기에 대규모 투자계획도 부담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34년까지 약 15조원을 투입해 추가 캠퍼스와 차세대 모달리티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투자 확대가 불가피한 구조에서 인건비와 성과급 부담까지 동시에 커질 경우 비용통제 압박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에 제2바이오캠퍼스에 이어 제3바이오캠퍼스를 조성할 계획이다. 제2캠퍼스를 통해 CDMO 생산능력을 극대화하고, 제3캠퍼스를 통해 ADC(항체-약물 접합체)와 CGT(세포·유전자 치료제) 등 차세대 모달리티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문제는 이러한 내부 변수들이 글로벌 수주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점이다. CDMO 사업은 생산능력뿐만 아니라 납기 준수와 공급 안정성이 핵심경쟁력으로 꼽힌다.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 현실화할 경우 고객사 신뢰 저하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곧 수주경쟁력 약화로 연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또 다른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들은 공급망 리스크를 가장 민감하게 본다"며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신규 수주뿐만 아니라 기존 계약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글로벌 경쟁도 만만치 않다. 스위스의 론자와 선두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 후지필름과 중국 CL바이오로직스 등도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내부 리스크가 장기화할 경우 '초격차' 전략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다만 협상 여지는 남아 있다. 노조는 해외 출장 중인 존림 대표이사 사장이 귀국하면 비공식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박재성 노조위원장은 "남은 기간 사측이 개선안을 들고 오면 언제든 대화할 의지가 있다. 우리도 파업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라며 "우리 요구가 과하다는 지적도 알고 있다. 사측이 개선안을 가져올 경우 적정 수준에서 타협할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임금협상을 원만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