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우회로 봉쇄땐 배럴당 150달러해상·항공 운임 급등 불가피 … 해상운임 7배 폭등헬륨 등 중동 의존 주요 소재의 공급망 비상
-
- ▲ 예멘의 친이란 무장단체인 후티 반군ⓒ뉴시스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이스라엘에 대한 참전을 공식화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까지 봉쇄될 가능성이 커지자 산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두 해협이 동시에 막히면 해상·항공 운임 급등은 불가피하고,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중동산 원유 유입 자체가 차단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기업들은 미국·이란 전쟁이 장기화로 이어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30일 업계에 따르면, 후티 반군이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10%가 지나는 홍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봉쇄할 경우 호르무즈 해협의 주요 우회로까지 막히게 되어 국제유가 급등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미국 내 자문기구 유라시아그룹에 따르면 홍해 봉쇄가 현실화하면 글로벌 기준 하루 원유 공급 차질 규모는 현재 1000만 배럴에서 1700만 배럴로 늘어나고, 국제유가는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후티 반군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이후 90달러대로 내렸던 WTI가 다시 100달러를 돌파했다.◇ 석유화학·반도체 업계 ‘공급망 충격’ … 자동차·건설업계도 비상석유화학 업계에선 후티 반군도 참전 등으로 전쟁 장기화 시 공장 추가 가동 중단 가능성도 거론된다. 최근 롯데케미칼은 여수공장 점검 일정을 기존 보다 앞당겼고, LG화학도 나프타분해시설(NCC) 일부 가동을 중단했다.삼성, SK 등 반도체 업계는 헬륨 공급 차질로 비상이 걸렸다. 반도체 핵심 공정에 쓰이는 헬륨의 절반 이상을 카타르에 의존해 왔다. 이번 이란의 공격으로 라스라판 LNG 단지 생산이 중단되면서 헬륨 생산도 멈췄다. 업계는 미국, 러시아 등 대체 공급선을 찾아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 방법을 모색 중이다.국내 완성차 업계는 유가 급등으로 내연기관차 수요 위축을 우려한다. 전기차 등 친환경차 선호가 강화될 수 있지만, 중국 업체들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건설업계도 혼화제 수급 불균형을 걱정한다. 납사 기반 석유화학 원료 공급이 막히면 레미콘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업계에 따르면 혼화제 재고는 약 한 달 치만 남아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물류 ‘동맥경화’ … 소비 위축·스태그플레이션 우려후티 반군은 과거에도 홍해를 드나드는 선박을 공격해 수에즈 운하 교통량을 70% 이상 급감시킨 바 있다. 이번에도 홍해 봉쇄가 현실화되면 선박들은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해야 하고, 해상운임은 폭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발틱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유조선 운임지수(WS)는 지난 27일 중동∼중국 노선 초대형 유조선(VLCC)을 기준으로 359.4를 기록했다. 전쟁 발발 직전인 지난달 27일(224.72) 대비 59.9% 급등한 수준으로 연초(1월 2일 50.49)와 비교하면 7배 가까이 뛰어올랐다.컨테이너 운송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중동 노선 운임은 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3천728달러를 기록하며 전주 대비 404달러 상승해 전쟁 직전의 2.8배 수준으로 올랐다.항공 화물 운임 역시 상승세다. 글로벌 항공 화물 운임 지표인 '발틱 항공화물 운임지수'(BAI)의 상하이 푸둥발 운임 지표도 전주 대비 12.3% 상승한 1158을 기록했다.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중동 전문가 파레아 알 무슬리미는 "홍해에서의 지속적 혼란은 해운 비용과 유가 상승을 동시에 자극해 세계 경제에 추가 부담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전쟁 장기화가 결국 내수 부진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은행의 3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 대비 5.1포인트 하락해 107.0이었다. 정부 출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기업 경기 전망도 한 달 만에 다시 부정적으로 돌아섰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발표한 '4월 전망 기업경기동향조사'에서 4년 만에 긍정적으로 회복됐던 국내 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중동 사태의 영향 부정적으로 돌아섰다.전문가들은 물가 상승과 소비 위축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