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38년·설비투자 11년 만에 '최대 폭' 반등지표는 '역대급'인데 소비는 '보합' 내수회복 더뎌3월부터 본격화될 중동발 공급망·유가 충격이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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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월 산업활동동향 ⓒ국가데이터처
우리나라 주력 산업인 반도체가 38년 만에, 설비투자가 11년 만에 각각 기록적인 증가율을 기록하며 2월 산업생산을 5년 8개월(68개월) 만의 최대치로 끌어올렸다.하지만 이러한 '지표상의 호황'은 2월 말 발발한 중동 전쟁의 충격파가 반영되지 않은 폭풍 전야의 정적일 뿐, 3월부터 본격화할 고유가와 공급망 위기가 경기 반등의 불씨를 꺼뜨릴 것이라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31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2.5% 증가하며 2020년 6월(2.9%) 이후 6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반등했다.생산 증가의 일등 공신은 반도체였다. D램과 플래시메모리 호조로 반도체 생산이 28.2% 폭발하며 1988년 이후 38년여 만에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이두원 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반도체는 분기 말에 크게 증가하는 효과가 있는데, 일부 공장에서는 생산능력 최대 피크를 찍는 등 반도체 업황 자체가 좋다"며 "고사양 반도체뿐만 아니라 범용 메모리반도체 등의 업황이 좋다"라고 설명했다.서비스업 생산도 도소매업(2.7%), 전문·과학·기술업(3.3%) 등이 증가세를 이끌며 전월 대비 0.5% 늘었다.설비투자는 자동차(65.4%) 등 운송장비와 기계류 투자가 동시에 늘며 13.5% 급증, 11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그간 부진했던 건설 지표도 반전의 기미를 보였다. 건축과 토목 실적이 모두 개선되며 건설기성이 19.5% 급증했고, 이에 따라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각각 0.8p, 0.6p 동반 상승했다.생산과 투자의 화력에 비해 소비(소매판매)는 전월과 다름없는 보합(0%)에 머물렀다. 고물가 여파로 의복과 통신기기 등 내구재 소비는 줄어든 반면, 외식 대신 '집밥'을 택한 수요가 늘며 음식료품 판매(2.6%)만 겨우 지표를 지탱했다.기록적인 수치에도 정부와 시장의 표정은 밝지 않다. 3월부터 덮칠 대외 변수 때문이다. 이번 통계는 중동 사태가 본격화되기 직전의 상황까지만 담고 있어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와 물류망 차질 등 공급망 충격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이두원 심의관은 "2월 28일 발생한 중동 사태의 영향이 2월 지표에 일부 신호로 나타날 수 있지만 본격적인 영향은 3월부터"라며 "석유정제·화학 등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3월 지표부터는 중동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과 비용 인플레이션이 생산 지표를 다시 끌어내릴 가능성이 크다. 석유 부문 외에 플라스틱 등 2차 업종과 자동차·운송 등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기획재정부는 이번 산업활동 동향과 관련해 "2월 생산과 지출(설비투자·건설기성) 양 측면에서 큰 폭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라면서도 "3월에도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으나, 중동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소비·기업 심리 둔화 등으로 경기 하방위험 증대가 우려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