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페스트 2026 심사위원단 인터뷰]"마지막까지 보게 만드는 힘과 브랜드 메시지 전달, 두 마리 토끼 잡아야""뾰족한 아이디어와 캠페인의 스케일업이 어워즈 수상의 핵심"
  • ▲ 이슬기 제일기획 상무 겸 ECD. ©ADFEST 2026
    ▲ 이슬기 제일기획 상무 겸 ECD. ©ADFEST 2026
    "광고 영역 중 가장 클래식하다고 할 수 있는 필름(Flim) 카테고리에서는 여전히 롱폼(long form)의 힘이 돋보였습니다. 몇 번을 봐도 지루하지 않고 끝까지 보게 만드는 롱폼의 힘도 물론 중요하지만, 뾰족한 아이디어와 캠페인의 스케일(scale)이 어워즈 수상을 가르는 핵심 요소 입니다."

    [태국 파타야=김수경 기자]
    도파민을 자극하는 짧은 영상이 주를 이루는 숏폼(short form) 콘텐츠의 홍수 속, 사람들을 롱폼에 끝까지 머무르게 하는 힘은 무엇으로부터 비롯될까. 

    브랜드브리프는 애드페스트(ADFEST) 2026에서 필름 로터스(Film Lotus)와 아웃도어 로터스(Outdoor Lotus), 프레스 로터스(Press Lotus), 라디오&오디오 로터스(Radio&Audio Lotus) 심사를 맡은 이슬기 제일기획 상무 겸 ECD(Executive Creative Director)를 만나 올해 심사를 통해 발견한 필름 카테고리 영역에서의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이슬기 상무는 그간 칸라이언즈(Cannes Lions)와 스파이크스 아시아(Spikes Asia), D&AD 등 다양한 글로벌 광고제에서 필름 부문 심사위원을 역임했으며, 올해는 처음으로 애드페스트 심사위원을 맡았다. 

    이슬기 상무는 "아시아권의 캠페인을 심사해보니, 같은 아시아라도 얼마나 다른 문화를 갖고 있는지를 새삼 느낄 수 있었다"며 "다양한 아시아권 국가의 심사위원들과 열린 마음으로 토론하면서 아시아 문화에 대해 많이 배우게 되는 특별하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그동안의 심사 중 가장 편안하면서 즐거운 기억으로 남았다"는 심사 소감을 전했다.

    이 상무는 이번 심사에서 '끝까지 보게 만드는 힘'을 주요 심사 기준으로 세웠다. 그는 "올해 필름 출품작들은 롱폼이 많았다"며 "핵심은 단순히 길이가 아니라 롱폼을 어떻게 채워나가는지, 끝까지 보게 만드는 힘이 있는가를 중점으로 심사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작품은 올해 애드페스트에서 필름 로터스 부문 최고상인 그란데(Grande)를 수상한 태국 과자 브랜드 '스낵 잭 링(Snack Jack Ring)'의 '마더 스트라이크(Mother Strike)' 캠페인(추자이 앤드 프렌즈 방콕(Choojai and Friends, Bangkok) 대행)이다.

    이 캠페인은 게임과 소셜 미디어에 깊이 빠진 아이들과 부모 사이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부모가 자녀의 게임 세계로 직접 들어가보는 경험을 해보는 데서 출발한다. 엄마가 아들의 게임 속으로 들어가는 이야기를 통해, 부모가 자녀를 진정으로 이해하게 되는 과정을 유머러스하게 그린다. 이러한 여정을 통해 가족이 하나의 '원'으로 연결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디지털 시대 속에서의 공감과 연결의 가치를 강조한다. 동시에 이 캠페인은 '원' 형태의 과자인 '스낵 잭 링' 출시를 자연스럽게 강조하며 브랜드 메시지 또한 성공적으로 전달한다. 

    이슬기 상무는 "5분이 넘는 롱폼임에도 불구하고, 매번 볼 때마다 새롭고 재밌는 캠페인이었다.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그란데로 선정된 작품"이라며 "특히 누군가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안으로 직접 들어가야 한다는 개념으로 이야기를 푼 부분이 재밌었다. 또한 재미로만 그치지 않고, 영상의 아이디어부터 연출, 편집까지 '스낵 잭 링' 출시와 연결시킨 점이 돋보였다. 아무리 좋은 필름이라도, 결국엔 브랜드가 남아야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 이슬기 상무는 왓츠앱(WhatsApp)의 'BAATAN HI BAATAN MEIN((Love in a few words)' 캠페인 또한 롱폼 필름의 강점을 잘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캠페인은 독립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펀더멘털 뭄바이(Fundamental, Mumbai) 대행한 작품으로, 가족과 떨어져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수백만 명의 이주 노동자들로부터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 거리, 열악한 연결 환경, 불규칙한 근무 시간 등으로 인해 서로 연락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인도 농촌 커플의 상황을 보여주며, 왓츠앱의 음성 및 영상 노트가 이러한 장벽을 극복하도록 돕고 서로를 더 가깝게 연결해준다는 핵심 메시지를 전한다. 이 캠페인은 필름 로터스 실버를 수상했다.

    이 상무는 "롱폼 콘텐츠는 완성도 있게 마지막까지 보게 만드는 것도 어렵지만, 스토리에 방해되지 않게 브랜드 메시지를 넣는 것도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며 "이 캠페인은 그 두 가지를 훌륭하게 완성해냈다. 가끔, 광고 자체는 좋지만 영상을 다 보고 난 뒤 '무슨 광고였지?'하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 있다. 그런 작품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고 짚었다.
  • ▲ 애드페스트 2026 필름 로터스(Film Lotus) 심사위원단. ©ADFEST 2026
    ▲ 애드페스트 2026 필름 로터스(Film Lotus) 심사위원단. ©ADFEST 2026
    또한 이 상무는 기억에 남는 뾰족한 아이디어 만큼이나, 캠페인의 규모(scale) 또한 어워즈 수상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디어가 강렬하다 하더라도, 캠페인 자체의 규모가 작은 경우에는 이슈가 될 수 있다"며 "캠페인의 스케일업(scale up) 또한 심사의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해외 광고제 출품시에는 그 두 가지 부분 또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해 심사를 진행하며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필름 카테고리에서 눈에 띄는 한국 출품작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다.

    이슬기 상무는 "한국 크리에이티브가 약해서라기 보다, 너무 많은 걸 고려해서 만들기 때문에 오히려 어워즈에서는 한국 작품들이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필름 카테고리에서는 하나의 강력한 아이디어와 스토리텔링, 완성도 등이 주요 심사 기준이 되는데, 한국은 하나의 캠페인에 여러 정보와 메시지를 담고 TV 광고와 디지털, 소셜미디어 등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것을 염두에 두고 제작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어워즈에서 돋보이기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 상무는 "필름 카테고리 출품작들은 브랜드 이미지 구축, 셀러브리티의 독특한 활용 등과 같이 하나의 아이디어를 영상으로 풀어내는 것이 중요한데, 다양한 목적이 결합 된 캠페인은 강렬한 무언가를 남기지 못하는 것 같다고 느낄 때가 많다"며 "그게 나쁜 광고라는 의미가 아니라, 어워드에는 다소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의미다. 필름 카테고리에 캠페인을 출품할 때는 그런 부분까지도 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 상무는 "애드페스트는 아시아 지역의 특성과 문화, 맥락 등이 가장 잘 드러나는 광고제다. 같은 아시아라 하더라도, 문화나 역사가 너무 다르기 때문에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지만, 그만큼 더 많은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장점도 있다"며 "한국 캠페인은 이미 충분한 가능성을 갖추고 있다고 본다. 한 마디로 설명될 수 있는 뾰족한 아이디어와 스케일을 모두 갖춘 캠페인이라면, 글로벌 어워즈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브랜드브리프는 애드페스트 2026의 공식 미디어 파트너로 참여했다. 계속해서 강지현 서비스플랜 코리아 대표 겸 플럭스 AI 아시아 대표, 양도유 이노션 ACD, 레이 이(Ray Yi) LATS 픽처스 감독, 진소정 이노레드 캠페인 디렉터(가나다 순) 등 한국 심사위원의 인터뷰가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