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밑도는 2%대 예금… 충성 고객 사라진 시중은행3% 예금에 단기 상품까지… 반사이익 누리는 인뱅·2금융권
  • ▲ 서울 시내 5대 은행 ATM 기기 ⓒ 연합뉴스
    ▲ 서울 시내 5대 은행 ATM 기기 ⓒ 연합뉴스
    과거 주거래 은행에 자산을 묶어두던 소비자들의 공식이 깨지고 있다. 시중은행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도가 사라지면서, 수신 시장의 자금 이동 사례가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예금 금리가 2%대에 머문 시중은행에서는 최근 34조원이 넘는 잔액이 이탈한 반면, 3%대 고금리를 내세운 인터넷전문은행과 저축은행은 반사 이익을 누리며 수신 잔액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 예·적금 잔액은 지난해 11월 1018조 2845억원에서 올 3월 983조6142억원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불과 4개월 만에 34조6703억원이 빠져나간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정기예금이 971조9897억원에서 937조4565억원으로 34조5332억원 줄었고, 정기적금은 46조2948억원에서 46조1577억원으로 1371억원 감소했다.

    이 같은 대규모 자금 이탈은 시중은행의 수신 금리 매력도가 크게 떨어진 결과다. 8일 기준 5대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최고 금리는 평균 2.9% 수준에 머물고 있다. 우대금리를 제외한 기본금리 하단은 2.05~2.90%까지 떨어진다. 이는 지난 6일 기준 은행채(AAA등급) 1년물 금리(3.168%)보다도 0.27%포인트(p)가량 낮은 수치다. 

    은행 예금금리가 2%대에 묶인 근본적인 이유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옥죄기에 있다. 정부의 규제 강화로 대출을 적극적으로 늘리기 어려워지면서, 은행 입장에서는 굳이 비싼 이자를 내주며 예금을 추가로 확보할 유인이 사라진 것이다.

    반면, 1금융권에서 이탈한 대기 자금을 잡기 위해 인터넷은행과 저축은행은 3%대 고금리 상품을 내놓으며 시중은행에서 빠져나온 대기 자금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31일 '코드K 정기예금' 금리를 1년 만기 기준 기존 3.01%에서 3.20%로 0.19%포인트 인상했다. 카카오뱅크 정기예금 역시 12개월 만기 기준 연 3.0%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신 잔액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작년 기준 카카오뱅크의 수신 잔액은 68조3000억원으로 1년 만에 13조3000억원 증가했다. 토스뱅크와 케이뱅크 역시 수신 잔액이 각각 30조686억원, 28 4300억원을 기록하며 몸집을 키웠다. 4개월만에 34조원 가량이의 자금이 빠져나간 시중은행과는 상반된 결과다.

    저축은행은 더 높은 수준이다. 8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상품 평균 금리는 연 3.20%로 집계됐다. 지난 2월 3%대로 진입한 뒤 두 달 새 0.20%포인트 추가 상승했다. 전체 309개 정기예금 상품 중 연 3.50% 이상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은 29개에 달하며, 최고 금리는 3.56%까지 올랐다. 

    이에 더해 저축은행들이 하루만 자금을 맡겨도 이자를 지급하는 수시입출금통장(파킹통장)을 잇달아 출시하며 공격적으로 자금 유치전에 나서는 실정이다. OK저축은행의 경우, 'OK짠테크통장Ⅱ', 'OK피너츠공모파킹통장' 등은 조건에 따라 최고 연 7%의 금리를 내세우며 단기 자금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과거 대출 한도나 수수료 우대를 위해 주거래 은행에 자산을 묶어두던 관행은 사실상 사라졌다는 평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거래 은행에 대한 고객들의 맹목적인 충성 관행은 옛날 얘기"라며 "2금융권이라 하더라도 조금이라도 더 주는 금융사를 찾아 이동하는 것이 요즘 현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