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기존 TF 격상' vs 우리 '부행장 직속 확대' 대응 분화51조 금고 두고 수십명 전담 투입 … 전사 조직 총동원 체제성과평가 최대 30% 반영, 영업점까지 KPI 압박 확산수성이냐 탈환이냐 경쟁 … 진옥동·임종룡 자존심 한판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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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금고 수주전을 둘러싼 은행권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조직과 인사를 총동원한 '내부 전쟁'에 돌입했다. 금고 수주 여부가 곧 조직 평가와 인사로 직결되면서 전사 대응 체계가 빠르게 강화되는 모습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서울시금고 수주를 위한 대응 조직을 전면 재정비하며 서로 다른 방식의 총력전에 들어갔다.

    신한은행은 기존에 운영해온 금고 대응 TF를 임원 직속으로 격상하며 대응 수위를 끌어올렸다. 이미 1·2금고를 모두 운영 중인 만큼 전산·자금관리 체계를 유지하면서 보고라인을 단순화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는 전략이다. 기존 조직을 유지한 채 기능을 고도화하는 '속도 중심 대응'이다.

    반면 우리은행은 부행장 직속 TF를 중심으로 조직을 확대·재편하며 전사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기관영업을 축으로 자금·디지털·리스크 부서를 묶고 핵심 인력을 집중 배치하는 방식이다. 조직을 키우고 인력을 몰아붙이는 '공격형 대응'에 가깝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신한은 이미 갖춰진 인프라를 활용해 효율을 극대화하는 전략이고, 우리은행은 인력과 조직을 집중 투입해 판을 뒤집으려는 접근"이라며 "수성형과 탈환형 전략이 극명하게 갈린다"고 말했다.

    인력 재배치도 속도를 내고 있다. 양행 모두 기관영업 핵심 인력을 중심으로 많게는 수십명 규모 전담 인력을 TF에 순차적으로 투입하는 분위기다. 과거 금고 수주 경험이 있는 인력들을 전진 배치하는 작업도 병행되고 있으며, 일부 조직은 이미 실무 대응에 들어간 반면 추가 인력 보강도 이어지고 있다.

    현장 영업 조직에 대한 압박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공공기관 거래 실적과 네트워크 확보 수준이 내부적으로 수치화되면서 일부 영업점에서는 관련 실적이 사실상 KPI로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점까지 포함한 전 영업망이 금고 수주전에 동원된 상황이다.

    성과와 인사 연동은 이번 수주전의 핵심 변수다. 내부에서는 성과평가 반영 비중이 최대 20~30%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고 수주 여부에 따라 승진과 보직 이동이 결정되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 ▲ 서울 시청 ⓒ서울시
    ▲ 서울 시청 ⓒ서울시
    서울시금고는 연간 약 51조원 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국내 최대 지자체 금고다. 차기 사업자는 2027년부터 2030년까지 4년간 자금을 관리한다. 평균 5조원 이상의 저원가성 예금 확보는 물론 공무원 약 4만 5000명의 급여 계좌와 산하기관 거래까지 연결되는 구조다.

    이에 서울시금고 수주전은 수익을 넘어 시장 지위를 좌우하는 승부로 평가된다. 신한은행은 2018년 약 44조원 규모 1금고를 확보하며 우리은행의 장기 독점 체제를 깨뜨렸고, 2022년에는 1·2금고를 모두 따내며 주도권을 이어왔다. 현 금고 계약은 올해 12월 종료된다.

    진옥동 회장이 이끄는 신한금융그룹과 정상혁 신한은행장 체제에서는 금고 수성이 경쟁력의 바로미터로 작용할 전망이다. 임종룡 회장이 이끄는 우리금융그룹과 정진완 우리은행장에게는 탈환 여부가 그룹 위상 회복의 분수령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번 수주전이 지주 전략과 은행 실행력이 동시에 시험대에 오르는 이벤트에 가깝다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서울시금고는 단순 수익 사업이 아니라 조직 위상을 좌우하는 상징적 프로젝트"라며 "수주 결과에 따라 인사와 조직 재편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내부 긴장감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이날 제안서 설명회를 시작으로 내달 4~6일 제안서를 접수한 뒤 5월 중 금고를 확정할 계획이다. 이번 평가에서는 수시입출금식 예금 금리 비중이 확대되는 등 금리 경쟁과 운영 역량 평가가 동시에 강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