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청구공사 줄었지만 공사미수금 급증…현금흐름 둔화현대ENG·태영·포스코 이어 롯데건설까지…슬림화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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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아파트 공사 현장.ⓒ뉴데일리DB
건설업계가 공사비 급등과 PF 리스크, 미수금 회수 지연이라는 '삼중고' 속에 현금 유동성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건설사들이 미청구공사를 줄이고 손실을 선제적으로 반영하며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는 가운데 일부 기업은 희망퇴직과 조직 개편을 통한 인력 효율화 등 강도 높은 자구책 마련에 나선 분위기다.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전날 롯데건설은 장기근속자와 임금피크 대상자 등을 중심으로 희망퇴직 시행 계획을 공고했다. 신청자에게는 근속연수에 따라 최대 기본급 30개월분의 퇴직 위로금과 특별위로금 3000만원, 자녀 1인당 1000만원의 학자금, 재취업 컨설팅 등이 제공된다.앞서 지난해 말에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 성격의 '커리어 리빌딩 프로그램'을 추진했다. 신청 대상은 근속 5년 이상, 만 45세 이상 60세 미만 직원으로 최대 30개월치 지원금과 학자금, 경력 컨설팅 등을 포함했다.태영건설도 지난해 5월 퇴사 지원금 제도를 신설해 6개월 재택근무 후 퇴사를 원하는 재직자에게 최대 6000만원을 지급했다.포스코이앤씨는 같은 해 말 플랜트사업본부와 인프라사업본부를 통합하는 등 임원 단위 조직을 20% 축소했다. 업황 둔화 속에서 인력과 조직을 함께 줄이는 대응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미수금 적체 등으로 인한 유동성 저하 우려가 깔려 있다. 시공능력평가 10위권 건설사인 △삼성물산 건설부문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HDC현대산업개발의 지난해 미청구공사비 총액은 11조9671억원으로 직전년 말 14조7148억원보다 18.7% 줄었다.반면 연결 기준 대손상각비 합계는 2조847억원으로 전년보다 275% 급증했다. 미청구공사를 줄이며 현금 회수에 나서는 동시에 회수가 쉽지 않은 채권은 손실로 먼저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현금흐름도 녹록지 않다. 현대건설·대우건설·DL이앤씨·GS건설의 2025년 연결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 합산액은 5383억원으로 2024년보다 1조4849억원 개선됐지만 이는 본업 회복보다는 미수금과 미청구공사 회수 효과가 크게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실제 현대건설은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이 7482억원 순유출을 기록한 반면 대우건설은 4629억원, DL이앤씨는 2321억원, GS건설은 5915억원의 순유입을 기록했다.공사미수금 부담도 여전하다. 공사미수금 항목을 공개한 시공능력평가 10위권 건설사 가운데 삼성물산·현대건설·GS건설·롯데건설·HDC현대산업개발 등 5개사의 지난해 연결 기준 공사미수금 총액은 15조9567억원으로 전년보다 34% 늘었다.이 가운데 현대건설이 6조8035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미청구공사가 줄었다고 해도 실제 돈을 제때 받지 못한 부담까지 해소됐다고 보긴 어렵다는 의미다.이처럼 건설사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외형보다 실제 현금이 얼마나 돌고 있는지, 회수하지 못한 공사대금이 얼마나 쌓여 있는지를 들여다보는 분위기다. 신규 수주 확대보다 리스크 관리와 비용 절감에 무게가 실리면서 인력 효율화와 조직 슬림화도 같은 흐름 위에서 나타나는 조치로 해석된다.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을 업황 악화에 대응한 보수 경영 전환으로 보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업은 한번 업황 방향이 꺾이면 수년간 흐름이 이어지는 산업이라 단기간에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이런 국면에서는 건설사들이 외형 확대보다 사업성을 따져 선별 수주에 나서고, 필요하면 인력 조정까지 검토하는 보수적 경영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사들이 인력 조정에 나선다는 것은 그만큼 업황 부진이 심각하다는 의미"라며 "공사비 부담을 안고 버텨오던 업체들이 이제는 물량 감소까지 겹치면서 비용 절감과 구조조정에 나서는 흐름"이라고 말했다.이어 "최근 흐름은 단순히 전쟁이나 일시적 변수 때문이 아니라 몇 년간 누적된 공사비 부담과 물량 축소가 맞물린 결과"라며 "중견·중소 건설사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어려움을 겪어왔고 대형사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나타난 만큼 당분간 인력 조정과 비용 절감 압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