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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뉴얼 오픈한 대한항공의 라운지 입구 ⓒ이보현 기자
“약 3년 5개월 4일이 걸렸습니다. 대한항공이 걸어온 여정이 이제 마침내 목적지에 도달했습니다”
1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위치한 신규 프레스티지 서편 라운지 공개 행사에 참석한 데이비드 페이시 대한항공 기내식기판 및 라운지 부문 부사장이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약 1만5000제곱미터 규모에 1600석 좌석, 총 1100억원이 투입된 라운지 리뉴얼 프로젝트를 총괄한 그는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는 없던 노안이 생길 정도로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감상을 더했다.
통합을 앞둔 대한항공은 16일부터 인천공항 내 모든 라운지를 순차적으로 오픈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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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비드 페이시 대한항공 기내식기판 및 라운지 부문 부사장 ⓒ이보현 기자
새롭게 단장한 프레스티지 라운지는 기존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달라졌다.
기존 태극 문양 옆 ‘KAL 라운지’ 간판 대신 차콜색 바탕에 골든 컬러로 ‘KOREAN’ 로고를 적용해 전체 라운지의 톤을 통일해 정돈된 고급스러운 느낌을 자아냈다.
앞서 CI 공개 행사에서 밝힌 것처럼 통합 대한항공 출범으로 국내 대표 항공사를 넘어 글로벌로 진출하겠다는 자신감도 느껴졌다.
이날 라운지 시설 소개를 맡은 데이비드 부사장은 통합 대한항공 출범의 일환으로 모든 승객에게 고급스러운 여행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라운지 확장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약 5000제곱미터, 900석 규모였던 라운지는 1만5000제곱미터로 3배 확대됐고, 좌석 수도 약 1600석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좌석 수용 능력이 50% 이상 증가해 혼잡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진 계열 항공사들이 올해 초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로 이전하면서 특정 시간대 승객이 몰려 혼잡을 겪는다는 불만이 제기돼 왔기에 이번 시설 확장이 더욱 의미 있어 보였다.
대한항공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공항 미리보기’ 서비스를 통해 주차 가능 대수, 시간대별 예상 혼잡도 등을 제공하며 혼잡도 해소에 공을 들였고, 라운지에도 사전 예약 서비스와 현장 예약 시스템을 도입해 쏠림을 방지했다.
데이비드 부사장은 “라운지 전체 면적과 좌석 수를 기준으로 보면 좌석당 평균 약 7.5제곱미터”라며 “IATA 기준인 4.5제곱미터보다 두 배 가까이 넓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라운지 내부에는 비즈니스 회의가 가능한 협탁부터 개인 캐리어를 보관할 수 있는 1인 좌석까지 다양한 형태의 좌석이 마련돼 있었다.
휴게 공간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푸드 코너, 샤워실, 화장실 등 기능 공간을 배치한 구조로, 전체적인 디자인 테마는 한옥 구조를 떠올리게 했다.
곳곳의 기둥과 보 형태는 한옥의 중정 구조에서 착안했으며, 공간의 중앙에는 뻥 뚫린 하늘 대신 빛을 내는 조형물을 설치해 공간의 상징성을 강조했다는 평가다.
식음 서비스도 하얏트 호텔 셰프들이 참여해 라이브 스테이션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김밥 코너에서는 하루 약 1000줄의 김밥을 직접 제작하고 있었다.
샤워실 역시 예약 시스템을 도입해 이용객이 국가 코드와 전화번호를 등록하면 문자로 순서를 안내받을 수 있으며, 이용 시간은 20분으로 제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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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항공의 프레스티지 라운지 전경 ⓒ이보현 기자
데이비드 부사장은 “우리는 목적지에 도달했지만 여정은 끝난 것이 아니다”며 “이제 다음 단계로 나아갈 것”이라며 “인천 라운지는 ‘어머니’와 같은 역할을 하며 한국적인 인프라와 철학을 기반으로 글로벌 서비스를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인천이 ‘어머니’라면 LA와 JFK 라운지는 이를 기반으로 한 ‘딸’과 같은 존재”라고 덧붙였다.
라운지를 떠나 차로 약 10분 이동해 다음으로 찾은 곳은 인천 영종도 운북지구에 위치한 제2 엔진 테스트 셀(ETC)이다.
작년 준공된 테스트 셀 내부에는 헝가리 위즈에어에서 정비를 맡긴 대형 PW1100G-JM 엔진이 분해된 채 놓여 있었다.
가로와 세로가 각각 3m는 족히 넘어 보여 실제 엔진을 가까이서 보니 위압감이 느껴졌고, 내부 구조 역시 그대로 드러나 있어 흥미로웠다.
김광은 대한항공 엔진정비공장장은 통합 이후 엔진 MRO 사업 확대 계획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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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항공의 인천 엔진 테스트셀 내부 모습 ⓒ이보현 기자
김 공장장은 “통합 이후 글로벌 톱10 항공사로 도약하게 되지만, 그동안 엔진 정비 조직은 자사 물량 중심이었다”며 “앞으로는 수주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2030년까지 연간 500대 엔진을 정비하고, 엔진 부문에서만 5조원 이상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맞춰 대한항공은 약 5780억원을 투입해 아시아 최대 규모의 엔진 정비 클러스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2030년에는 전체 물량의 60%를 외부 수주로 채우겠다는 계획이다.
인력 확보도 병행된다. 현재 약 447명 수준인 정비 인력을 2030년까지 1300명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김 공장장은 “엔진 정비는 인력과 기술, 그리고 엔진 제작사와의 협력이 핵심”이라며 “OEM과 협력을 통해 기술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현재 6개 엔진에 대해 MRO를 수행하고 있으며, 향후 정비 역량 확대를 위해 엔진당 약 4200억원을 투자해 정비 능력을 두 배로 확대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엔진 물량 통제에 절대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프랫앤드휘트니(PW), GE에어로스페이스, 롤스로이스 등 글로벌 엔진 제조사와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항공사 및 리스사를 대상으로 수주 확대에 나설 전망이다.
최근 글로벌 공급망 문제로 항공기 엔진 MRO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점도 사업 확대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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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항공의 운항훈련센터 내부에 있는 시뮬레이터 모습 ⓒ이보현 기자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운항훈련센터였다.
하늘에 떠 있는 형태의 시뮬레이터에 탑승하자 실제 기장인 교관이 항공기 운항 간 비상 상황을 가정해 앞에 보이는 창문 형태의 스크린에 상황을 구현했다.
비가 내리는 상황을 설정하자 실제 우천 상황처럼 주행이 전개됐고, 버드 스트라이크 상황을 가정하자 스크린 좌측 아래로 흰색의 새떼가 빠른 속도로 통과하며 엔진에 충돌해 기체가 한쪽으로 기울기도 했다.
상황을 시연하는 교관은 발바닥에 있는 러더와 운전석 좌측에 위치한 조종간을 수동으로 조작하며 기체 균형을 유지해 시뮬레이터는 평안한 상태를 유지했다.
안전을 우선시하며 체계적인 운항 훈련을 제공하고 있는 대한항공의 방침에는 그간 회사가 확충해 온 운항 훈련 설비들이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대한항공은 현재 여객기와 화물기를 포함해 165대를 운영하고 있으며, 조종사는 약 3043명인데 통합이 완료되면 항공기는 약 230대, 조종사는 4000명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훈련센터의 체계적인 훈련과 약 3000억원에 가까운 총 12대의 시뮬레이터는 운항 승무원의 반복 훈련을 통한 역량 향상에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아시아나가 훈련동에 보유하고 있는 5대의 시뮬레이터도 통합 이후 훈련 장비로 함께 활용할 예정이어서 증가하는 교육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