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업勞 "생산차질 20조원~30조원" 주장 강경 드라이브공정 한번 멈추면 수율 안정화까지 하루~일주일 이상 걸려고객사 납기·협력사·공급망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계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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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성과급 협상을 넘어 생산차질 리스크로 번지고 있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가 총파업 시 반도체 생산차질 규모를 20조원~30조원으로 보고 있다고 밝히면서 이번 파업 예고가 상징적 압박이 아니라 실제 생산현장을 겨냥한 카드라는 점이 더 선명해졌다.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삼성전자가 보상체계 개편 요구와 생산 연속성 우려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모습이다.노조가 내세운 목표는 분명하다. 16일 최승호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이번 파업의 성격과 관련해 "모든 조합원이 참여해 DS(반도체)부문 전사업장 생산라인 가동을 할 수 없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요구 관철을 위한 실질적 싸움이라는 것이다. 총파업이 실제로 현실화할 경우 단순한 집회나 부분 파업이 아니라 생산라인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으로 전개될 수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노조가 추산한 생산차질 규모도 적지 않다. 최 위원장은 현재 기준으로 20조원~30조원 수준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분기 실적이 계속 높아지고 있는 데다 18일간의 파업과 설비 복구 기간까지 감안하면 영향이 한 달 이상 이어질 수 있다는 게 노조 판단이다. 다만 실제 손실 규모는 파업 참여율, 중단 공정 범위, 설비 복구 속도에 따라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반도체 공정의 특수성은 이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다. 반도체 생산라인은 24시간 연속 가동을 전제로 돌아가고, 웨이퍼 한 장이 완제품이 되기까지 600개~700개 공정을 거친다. 한 공정만 멈춰도 전체 일정이 밀릴 수 있는 구조다. 최 위원장 역시 설비마다 차이는 있지만 챔버 관리와 파티클 관리 등으로 짧게는 하루, 길게는 일주일 이상 복구가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라인을 멈추는 것보다 재가동 뒤 수율을 안정화하는 데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 수 있다는 의미다.노조가 파업까지 거론하는 이유는 결국 성과급 체계에 대한 불만 때문이다. 초기업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삼고, 부문7 대 사업부3 기준으로 배분하며, 성과급 상한을 폐지하고 제도를 투명하게 운영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단순히 일회성 보상을 더 달라는 차원이 아니라 성과급 산식 자체를 구조적으로 바꾸라는 요구에 가깝다는 게 노조 입장이다. 삼성전자가 세계 1등으로 가는 것이 확실시되는데도 직원 처우는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노조가 내세우는 논리다.실제 최 위원장도 협상 압박의 마지노선으로 영업이익 15% 재원, 부문7 대 사업부3 배분, 상한 폐지, 투명화, 제도화를 제시했다. 회사가 이 정도 수준의 제도 개선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뜻이다. 결국 노조의 시선에서는 이번 총파업 예고가 과도한 요구라기보다 성과와 처우 사이의 간극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문제 제기에 가깝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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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장과 재계의 시선은 냉랭하다. 생산차질 가능성을 협상 카드로 전면에 내세우는 방식 자체가 과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반도체는 한 번 라인이 멈추면 손실이 회사 내부에만 그치지 않고, 고객사 납기 지연과 협력사 가동 차질, 글로벌 공급망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성과급 요구 수준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노조 요구대로 영업이익의 15%를 재원으로 적용하면 시장 추정 연간 영업이익 기준으로 40조원대까지 불어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 정도 규모면 연구개발과 설비 투자, 미래 사업 재원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본다. 반도체 업종은 호황과 불황의 진폭이 큰 대표적 사이클 산업인 만큼 단기 실적을 바탕으로 고정적 보상체계를 크게 넓히는 것이 장기적으로 타당하냐는 반론도 적지 않다.협력사와 현장 파급효과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 생산라인 차질이 현실화하면 직접 고용 인력뿐 아니라 장비, 부품, 물류, 유지보수 등 연관 협력사까지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생산현장을 협상 지렛대로 삼는 순간 보상 논쟁은 사내 갈등을 넘어 사회적 책임 문제로까지 확장될 수 있다.업계 관계자는 "이번 협상은 임금 문제를 넘어 삼성 반도체의 생산 체계와 노사관계, 대외 신뢰를 함께 시험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