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역대급 상승에 'KODEX 200선물인버스2X' 주당 200원 붕괴호가창 붕괴, 1원당 0.5% '출렁 … 변동성 삼성전자 '2배'곱버스 ETF, 통상 헷지 수단으로 활용, 시장 과열 방지 역할도일각에선 '액면병합' 목소리도 … 제도 미비는 숙제
  • "이제는 사고 싶어도 호가창 무서워서 못 들어가겠네요."

    직장인 투자자 A씨는 최근 코스피 하락을 예상하고 'KODEX 200선물인버스2X(일명 곱버스)'를 매수하려다 창을 닫았다. 주당 가격이 너무 낮아진 탓에 한 호가만 움직여도 수익률이 요동치는 '동전주'의 늪에 빠졌기 때문이다.

    ◇ 1원의 공포, '0.5%의 저주'에 갇힌 호가창

    코스피 지수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며 역대급 상승장을 연출하자, 지수 하락 시 수익을 2배로 얻는 '곱버스'의 변동성이 극심해지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DEX 200선물인버스2X'의 종가는 16일 기준 200원선이 무너진 191원을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가격이 낮아지면서 발생하는 '호가 왜곡' 현상이다. 현재 ETF의 최소 호가 단위는 1원이다. 

    주당 가격이 200원일 때, 단 1원만 움직여도 수익률은 0.5% 오르내리는 셈이다.

    삼성전자가 호가당 500원, 약 0.2%씩 움직이는 것을 고려할 때 두 배가 넘는 변동성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지수가 조금만 변해도 계좌가 '출렁'이는 극심한 변동성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다.

    ◇ 개인은 '물타기', 외국인·기관은 '탈출'

    한국거래소의 수급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시장의 비대칭성은 더욱 뚜렷하다. 최근 며칠간 기관과 외국인은 '곱버스'를 대거 내던지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언젠가는 떨어지겠지'라는 기대감으로 저점 매수(물타기)에 나서고 있다.

    이달 16일 수급 현황을 보면 개인 760억 원 순매수했고, 기관은 738억 원을 순매도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서만 약 2400억 원어치의 곱버스 물량을 받아냈다. "오를 만큼 올랐다"는 고점 인식과 하락 전환 시 단기 차익을 노린 역발상 투자가 집중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철저히 '탈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기관은 이달에만 2000억 원이 넘는 순매도를 기록하며 하락 베팅 비중을 축소했고, 외국인 역시 약 400억 원 규모를 정리하며 시장의 상승 추세에 올라타는 모습이다.

    코스피가 6200을 재탈환하는 강세장 속에서 개인의 순매수세가 집중되며 '곱버스' 거래량은 하루 30억 주에 육박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 '액면병합' 카드, 이번엔 나올까?

    전문가들은 곱버스가 단순히 투기 수단이 아니라 시장의 과열을 방지하고 하락장에서 리스크를 방어하는 '헤지(Hedge)' 수단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가격이 낮아져 호가창이 제 기능을 못 하면 시장 왜곡만 심화될 뿐이라는 지적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대표적인 인버스 상품인 SQQQ 등이 가격 하락 시 수차례 '액면병합(Reverse Split)'을 통해 주당 가격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며 관리하고 있다. 반면 국내는 아직 ETF 액면병합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미비해 '동전주 ETF' 방치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당 가격이 너무 낮으면 소위 '단타' 세력의 놀이터가 되기 쉽고, 기관들의 대규모 헤지 물량을 소화하기에도 부적합해진다"며 "ETF 시장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액면병합 등 유연한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