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2금융 막히자 사채로 … 무너진 금융 사다리연 6000% 넘는 초고금리, 청년층 덮친 ‘비제도권 함정’중금리 대출 40% 급감 … 취약차주 갈 곳 사라졌다불법사금융 신고 1만7000건 … 위험 신호 이미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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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1시. 휴대전화 화면에 또 하나의 메시지가 뜬다. "당일 30만원 가능, 신용조회 없음." 며칠째 은행과 2금융권에서 대출을 거절당한 김모씨(29)는 결국 그 문구를 눌렀다. 몇 분 뒤 계좌로 돈이 들어왔지만, 안도감은 오래가지 않았다. 상환 기한은 열흘, 이자는 원금의 절반에 가까웠다.돈이 막히는 순간 선택지는 급격히 줄어든다. 제도권 금융이 닫히자 급전이 필요한 이들은 자연스럽게 휴대전화 속 '빠른 돈'으로 향한다. 클릭 한 번이면 해결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대가는 결국 쓰나미처럼 되돌아와 감당 불가능한 수준으로 불어났다.◆ 은행 문 닫히자 사채로 … 위험한 이동 시작금융당국의 대출 총량 관리와 건전성 규제가 강화되면서 자금 공급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 공급액은 2024년 5조 4891억원에서 최근 3조 3000억원 수준으로 줄어 약 38% 감소했다. 은행권 대출 규제 이후 대체 창구 역할을 해왔던 2금융권마저 위축된 셈이다.상호금융권도 대출을 조이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비회원 대상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했고, 신협은 집단대출 취급을 제한했다. 지역 농협과 수협 역시 비조합원 대출을 막거나 한도를 축소하면서 사실상 신규 자금 공급이 어려워졌다.이로 인해 상호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은 최근 1%대 초반까지 떨어지며 급격히 둔화됐다. 은행권 대출 규제 이후 상호금융으로 몰리던 수요마저 차단된 셈이다.대부업권 역시 예외가 아니다. 금융당국이 대출 취급 동향을 점검하며 보수적 운용을 요구하면서, 이마저 과거처럼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결국 '은행→상호금융→대부업'으로 이어지던 합법 금융 사다리가 단계적으로 무너지면서, 취약 차주들은 제도권 바깥으로 밀려나는 형국이다.금융권 관계자는 "급전 수요는 그대로인데 공급만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이 공백을 불법 시장이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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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800% 넘어 1만% 금리까지 … 불법사금융 먹잇감 된 2030세대이 틈을 타 불법사금융 시장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사금융 피해 신고는 1만 7538건으로 전년 대비 13.9% 증가했다. 불법 대부 관련 신고만 1만 6988건으로 약 15% 늘었다.특히 온라인 기반 불법 대출 조직이 급증하면서 피해 확산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SNS와 메신저, 문자 광고 등을 통해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불법 금융이 일상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는 평가다.실제 사례를 보면 금리는 상식을 벗어난 수준이다. 일부 조직은 연 환산 6000~7000%대 금리를 적용하고, 더 극단적인 경우 1만 8250%에 달하는 이자를 부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다른 조직은 약 600여 명에게 1700여 차례에 걸쳐 17억원 규모 대출을 실행하고 8억 4000만원의 이자를 챙겼다.추심 방식도 갈수록 조직화되고 있다. 자동 발신 프로그램을 이용해 수십~수백 통의 전화를 반복하거나, 가족·지인에게 연락하겠다고 압박하는 방식이 일반화되고 있다.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활용해 수사망을 피하는 등 범죄 수법도 고도화되고 있다.피해는 특히 20·30대에 집중된다. 불법사금융 피해자의 약 72%가 청년층으로, 대부분 생활비·월세·병원비 등 생계형 자금 수요로 대출을 받았다가 피해를 입은 사례다.서민금융진흥원 상담 건수도 지난해 220만 4000건으로 전년 대비 14.6% 증가했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고금리 대출과 불법사금융 관련 문의로 파악된다.◆ 금융 사다리 붕괴 … 취약차주 '제도권 이탈' 가속전문가들은 지금 상황을 단순한 불법사금융 증가가 아니라 금융 시스템 구조 변화의 결과로 본다.대출 규제 강화로 제도권 금융이 감당하지 못하는 수요가 외부로 밀려나고, 그 빈자리를 불법 시장이 채우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분석이다.대부업의 경우 금리가 높더라도 최소한 법적 보호를 받는 마지막 안전장치였지만, 이마저도 위축될 조짐을 보이면서 불법사금융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는 것.문제는 이러한 흐름이 단기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고착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지적한다. 금융 접근성이 떨어지는 계층일수록 제도권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높고, 이들이 다시 정상 금융으로 복귀하기는 더욱 어려워진다는 얘기다.금융연구원 관계자는 "불법사금융 확산은 단순한 범죄 문제가 아니라 금융 시스템의 균열 신호"라며 "취약 차주가 제도권 밖으로 밀려나는 구조가 계속되면 개인 부실이 금융권 전반의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