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세포치료제, AI까지 … K-바이오 전방위 성과온코닉·오름·큐로셀 등, 전임상·임상 데이터 공개삼성바이오로직스, 첫 참가 … '락인 전략' 가동
  • ▲ AACR 행사에서 제약바이오 관계자들이 온코닉테라퓨틱스 '네수파립'의 임상 데이터를 살펴보고 있다. ⓒ온코닉테라퓨틱스
    ▲ AACR 행사에서 제약바이오 관계자들이 온코닉테라퓨틱스 '네수파립'의 임상 데이터를 살펴보고 있다. ⓒ온코닉테라퓨틱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세계 3대 암학회로 꼽히는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신약 후보물질부터 의료 AI까지 기술 전반에서 성과를 공개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유럽종양학회(ESMO)와 함께 '세계 3대 암 학회'로 불리는 미국암연구학회(AACR)가 이달 17일부터 22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다. 

    이 행사에는 140여개국, 2만2000명 이상의 암 연구자와 제약바이오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해 최신 연구 동향을 공유한다. 

    온코닉테라퓨틱스, 오름테라퓨틱, 큐로셀, 루닛 등 국내 기업들은 이번 AACR에서 전임상 및 임상 연구 결과를 공개하며 차별화된 기술력을 앞세운 성과를 발표했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소세포폐암(SCLC) 치료를 겨냥한 항암신약 후보 '네수파립(Nesuparib)'의 비임상 데이터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네수파립은 Wnt/β-catenin과 Hippo/YAP 신호를 동시에 조절하는 다중 기전을 기반으로 종양 증식의 핵심 경로를 광범위하게 억제하는 것이 특징이다.

    비임상 결과에서도 경쟁 약물 대비 우수한 효능이 확인됐다. 세포주 모델에서는 기존 PARP 저해제 대비 최대 133배, 이리노테칸 대비 약 25배 높은 암세포 억제 효과를 보였으며 동물모델에서도 종양억제율 66.5%를 기록했다.

    특히 병용요법에서 시너지가 두드러졌다. 네수파립은 용량을 낮춘 상태에서도 높은 종양 억제 효과를 유지하며 기존 치료 한계를 보완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회사는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임상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오름테라퓨틱은 CD123을 표적하는 DAC(항체-분해약물접합체) 'ORM-1153'의 전임상 성과를 발표했다.

    ORM-1153은 표적 단백질 분해(TPD) 기술을 적용해 GSPT1을 선택적으로 분해하는 차세대 항암 플랫폼이다. 항체와 분해제 결합을 통해 기존 ADC 대비 높은 선택성과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연구 결과 저용량에서도 강력한 항백혈병 활성이 확인됐으며 반복 투여에서도 양호한 내약성을 보였다. 특히 TP53 변이 모델을 포함한 다양한 급성골수성백혈병(AML) 환경에서 광범위한 활성도 입증됐다.

    오름테라퓨틱은 2026년 하반기 임상시험계획(IND) 제출을 목표로 개발을 이어갈 예정이다.

    큐로셀은 T세포 혈액암 치료의 난제로 꼽히던 '동족 살해(Fratricide)' 문제를 해결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유전자 가위 기술을 활용해 CD5와 TRAC 유전자를 동시에 제거함으로써 CAR-T 세포 간 상호 공격을 차단했다. 이를 통해 기존 대비 항암 활성과 지속성이 개선된 결과를 확보했다. 

    해당 기술은 건강한 공여자의 세포로 치료제를 미리 생산하는 기성품형(Off-the-shelf) CAR-T 플랫폼의 핵심이다. 연구팀은 이번 협력 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임상 추진을 위한 기술적 토대를 강화할 계획이다. 

    루닛은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Lunit SCOPE)'를 기반으로 한 6건의 연구 초록을 발표하며 AI 활용 항암 전략을 제시했다.

    특히 비소세포폐암(NSCLC)에서 c-MET 발현과 종양 미세환경 간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가 주목을 받았다. AI 분석 결과 c-MET 고발현 종양 주변에서 면역세포 밀도가 감소하는 경향이 확인되며 면역회피와의 연관성이 제시됐다.

    또 HER2 양성 대장암 연구에서는 단순 발현 강도뿐 아니라 면역세포 환경까지 고려해야 치료 반응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이 밖에도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AACR 행사에 처음으로 부스를 마련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주로 전임상이나 초기 임상 단계의 연구 결과가 공유되는 학회 특성을 고려해 개발 초기 단계에 놓인 제약사들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회사는 후보 물질 발굴 시점부터 계약을 맺어 앞으로 대규모 상업 생산까지 연계하는 조기 록인(lock-in) 효과를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