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낙 프리 IPO 9조→최대 20조 … 밸류 두 배 도전매출 2.7조·순익 2000억, 실적은 확보슈퍼앱 구조 복잡성 … 밸류 할인 변수 부상ADR 상장 검토 … 디스카운트 가능성 부담
  • ▲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토스
    ▲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토스
    토스의 나스닥 상장 추진을 두고 시장에서는 '성장 완성'보다 '밸류 재설정'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겉으로는 슈퍼앱 구축과 실적 개선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20조원 수준 기업가치를 설득하기 위한 구조 만들기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는 미국 나스닥 상장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밸류는 10조~20조원 수준이다. 2022년 프리IPO 당시 약 9조원 평가를 감안하면 두 배 이상 몸값을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표면적인 실적은 뒷받침된다. 2025년 기준 매출 2조 6983억원, 영업이익 3360억원, 순이익 2018억원으로 각각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은행·증권·결제 계열사가 동시에 이익을 내면서 처음으로 '흑자 구조'를 만든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시장은 수익화 모델에 의문을 던지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토스는 금융 전 영역을 묶은 슈퍼앱을 구축했지만, 이 복합 구조가 오히려 사업 모델을 흐리게 만든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미국 투자자들은 성장률보다 구조의 명확성을 더 따지는 만큼 밸류 산정에서 할인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토스의 공격적인 사업 확장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토스쇼핑, 결제 단말기 사업(토스플레이스) 등 기존 금융과 거리가 있어 보이는 영역까지 빠르게 넓히고 있다. 내부에서는 이를 단순 확장이 아니라 '결제 데이터 확보' 전략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토스는 송금과 금융 거래 데이터는 강점이지만, 실제 소비가 일어나는 결제 데이터는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발생하는 구매 전환 데이터가 부족하면 개인 맞춤형 금융·소비 서비스 확장에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다. 경쟁 플랫폼들이 이미 방대한 결제 데이터를 축적한 상황에서 이를 따라잡기 위한 '확장 드라이브'라는 해석이다.

    문제는 비용이다. 임직원 수는 2년 새 약 2.4배 늘며 2000명 수준에 근접했다. 신규 사업 확장까지 더해지면서 고정비 부담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상장 전까지는 투자로 인정되지만, 상장 이후에는 수익성 압박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배구조 개편도 같은 흐름에서 읽힌다. 토스는 최근 앤트그룹 지분을 정리하며 구조를 단순화했다. 겉으로는 효율성 제고지만, 시장에서는 미국 상장을 앞둔 리스크 정리로 해석한다. 글로벌 투자자, 특히 미국 시장의 규제 환경을 고려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상장 방식 역시 부담이다. 현재 유력하게 점쳐지는 주식예탁증서(ADR) 형태 상장은 해외 투자 접근성을 높이는 대신 밸류 할인 가능성을 안고 있다. 실제 과거 사례에서도 구조 복잡성은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결국 토스의 나스닥행은 단순한 상장이 아니라 세 가지 퍼즐을 동시에 맞추는 과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적으로 20조 밸류를 설득하는 동시에 복잡한 사업 구조를 설명하고, 데이터 기반 성장 스토리를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토스의 도전이 성장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로 넘어가고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금융을 넘어 결제와 소비 데이터까지 확보하지 못하면 플랫폼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토스는 이미 국내에서는 성공 모델을 만들었지만 글로벌 투자자 관점에서는 다른 평가 기준이 적용된다"며 "20조 밸류는 숫자가 아니라 데이터와 구조를 얼마나 설득하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