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사 총자산 50조 이상' 만점…경쟁 중립성 저해인·허가 실무 실적 배점 제외…주민대표단 협약 해지
  • ▲ 한국토지신탁 사옥. ⓒ한국토지신탁
    ▲ 한국토지신탁 사옥. ⓒ한국토지신탁
    한국토지신탁이 경기 성남시 분당 양지마을 통합재건축사업에서 손을 뗀다. 입찰 지침에 언급된 평가 기준이 형평성에 어긋나는 데다 시행사 선정 절차에도 문제 소지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24일 한국토지신탁은 분당 양지마을 통합재건축 예비사업시행자 선정을 위한 입찰에 불참한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한양·금호·청구 등 6개 단지 4392가구를 최고 37층·6839가구 규모로 재건축하는 것이다.

    한국토지신탁은 양지마을 재건축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예비 사업시행자 지위를 부여받아 사업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확정된 입찰 지침을 검토한 결과 △평가 기준 형평성 △절차 대표성 △권리관계 처리 방안 등에서 공정성과 안정성, 소유자 재산권 보호 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불참 이유를 공개했다.

    우선 평가 기준 경우 '그룹사 총자산 50조원 이상'인 업체만 해당 항목에 만점 부여한다는 입찰 지침이 문제로 지적됐다. 

    한국토지신탁은 해당 요건을 충족하는 신탁사는 국내 14개 업체 가운데 일부에 불과해 실질적인 경쟁 중립성이 저해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인·허가 실무 실적은 배점에서 사실상 제외돼 소유자 재산권 보호가 우선시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시행사 선정 절차에 대한 문제도 지적했다. 현재 주민대표단은 한양연합 중심으로 구성돼 입찰 절차를 진행하고 있지만 통합재건축 주요 구성원인 청구2단지와 수내동 32번지(601·602동) 소유자 대표들의 실질적 참여와 동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는 설명이다.

    권리관계 정비 미흡에 따른 사업 리스크도 우려했다. 한국토지신탁은 "양지마을은 단지별·연합별로 복잡한 대지권 공유 구조를 갖고 있어 초기 단계부터 독립정산 기준과 권리 배분 원칙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해당 원칙이 구체적으로 반영되지 않을 경우 관리처분계획 단계에서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양지마을 통합재건축 주민대표단은 최근 신의성실 위반을 이유로 한국토지신탁과의 업무협약을 해지했다.

    예정된 재건축 일정에 맞춰 한국토지신탁에 신탁 수수료 제안을 두차례 요청했지만 회사 측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는 게 주민대표단 측 입장이다. 지난해 전략환경영향평가 누락으로 사업이 지연됐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