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해외서 환수절차 수십 건 진행 중 … 향후 수백 억 추가 징수 예상
  • ▲ 국세청. ⓒ뉴시스
    ▲ 국세청. ⓒ뉴시스
    국내 프로리그에서 고액 연봉을 받던 외국인 선수가 세금을 신고하지 않고 해외 리그로 이적했다가 국세청의 추적에 덜미를 잡혔다. 국세청이 해당 선수의 본국 과세당국과 정보교환을 통해 재산 내역을 파악하고 강제 징수 공조에 착수하자,선수가 국내 대리인을 통해 체납 세금을 자발적으로 납부했다. 

    국세청은 지난해 7월 임광현 국세청장 취임 후 최근 9개월 간 3개국 과세당국과 징수공조를 통해 5건, 총 339억원에 달하는 체납세금을 환수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중 3건은 고액·상습체납자로 명단이 공개된 바 있다.

    이 같은 징수실적은 2015년 이후 이뤄진 총 징수공조 실적인 18개국, 총 24건, 372억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특정 체납자의 해외 은닉재산을 포착해 해외 과세당국에 정보교환이나 압류를 요청하는 등 국제공조 절차가 진행 중인 건도 수십 건에 달한다. 이에 향후 수백억 원 규모의 체납세금이 추가 환수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재산을 추적․환수하기 위해서는 해외 과세당국과의 세정협력인 과세정보 교환과 체납세금 징수공조가 필수적이다.

    해외재산 파악을 위한 공적인 수단으로 광범위한 과세정보 교환 네트워크를 활용된다. 예컨대 해외 금융정보의 경우 매년 119개 국가와 금융정보 자동교환을 시행하면서 확보한 대량자료를 통해 해당 체납자와 금융자산을 식별한다.

    163개 국가와는 개별 이슈에 관해 상대국의 요청에 의한 정보교환을 하고 있다. 해외부동산 보유 정보의 경우 다수 체납자를 한데 묶어 부동산 보유가 의심되는 국가에 일괄 요청하여 수집하고 있다.

    국세청은 앞으로 정보교환 국가 수와 교환대상 재산 범위를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가상자산의 경우 56개국이 암호화자산 정보교환협정에 서명하여 2027년부터 매년 해외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가상자산 거래내역을 제공받게 되고, 해외부동산은 2030년부터 매년 보유 및 거래현황을 상호 교환할 예정이다.

    소재가 파악된 해외재산에 대해서는 소재지국 과세당국과의 징수공조를 통해 환수절차를 밟는다. 징수공조 내용을 구체화하고 신속한 집행을 담보하기 위해 최근 인도네시아, 호주 등과 과세당국 간 실무협정(MOU)을 체결했으며 현재 다수 국가와 MOU 체결을 위한 협의 또는 서명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징수공조 유형은 체납자 신분, 체납금액 및 환수방법 등에서 매우 다양하다.

    구체적으로 체납자는 ▲국내 재산과 사업체를 정리하고 해외로 활동지를 옮긴 내국인 ▲주로 해외에 거주하면서 국내에서 발생한 일회성 세금을 떼먹는 재외국민이나 외국인 ▲국내에서 활동하다가 소득원이 없어지면 출국하는 외국인 운동선수나 사업가 등이 있다.

    환수방식은 ▲외국 과세당국이 강제징수 ▲체납자가 징수공조 과정에서의 심리적 압박에 의해 자발적으로 납부하는 경우 등이 있다. 

    주요 사례를 살펴보면 국세청은 해외 사업체가 여럿 있음에도 차명으로 돌려놓고 세금 납부를 거부하던 체납자의 해외 관계사가 제3국에 숨겨놓은 예금을 환수했다. 체납자가 실질 지배하던 해외법인을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해 추적조사하는 과정에서 각종 정보분석으로 제3국에서 개설한 예금계좌를 찾아냈다. 체납자의 불복 등 저항이 있었으나 국세청은 해외 과세당국에 징수를 위탁하고 수차례 실무회의를 열어 상대국을 설득하는 등 다각적 노력 끝에 예금 전액을 추심했다. 

    국세청이 수백억원의 세금을 내지 않고 해외에서 몰래 대규모 사업을 벌이던 고액·상습 체납자를 추적해 사상 최초로 해외파산절차에 채권자로 참여 중이다. 해당 체납자의 현지 법인이 파산 절차에 돌입하자 국세청은 즉시 현지 법령과 조세조약을 검토해 사상 최초로 외국 파산사건에 참여하기로 하고 외국 과세당국과 징수공조를 진행했다. 현지 전문 로펌도 선임해 파산재판에 참석해 '확권채권자' 지위를 확보하는 등 잔여재산 배분 절차를 통해 체납 재산을 환수 중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체납자가 전 세계 어디에도 발붙일 수 없도록 국가 간 경계 없는 철저한 국제공조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