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이자이익 1.1조 돌파 … 증권·IB가 실적 견인110조 생산적 금융, ROE 10% '자본 효율' 승부수스테이블코인·ERP뱅킹 … 디지털 금융 판 재편 시동충당금 증가·비은행 격차, 성장 엔진 교체 완성도 변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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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신한금융
금융지주들이 '돈 버는 방식'을 다시 쓰고 있다. 금리 사이클 변화와 자본시장 확대, 금융당국의 지배구조·주주환원 압박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기존 은행 중심 성장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2026년 1분기 실적은 이러한 변화의 분기점이었다. 비이자이익과 자본시장 경쟁력이 실적을 좌우하며 수익 구조 재편이 본격화됐다. 동시에 회장 연임, 의결 구조 강화 등 지배구조 이슈가 부각되며 경영 환경도 달라지고 있다. [금융지주 리코딩]은 수익 구조와 지배구조가 동시에 재편되는 흐름 속에서 4대 금융지주의 새로운 경쟁 공식을 짚는다. [편집자주]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성장 엔진을 갈아끼우고 있다. 이자이익 중심의 전통적 구조에서 벗어나 자본시장·기업금융·디지털을 축으로 한 '투자형 금융'으로 무게중심을 이동시키는 전략이다.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니라, 돈을 버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구조 전환에 가깝다.2026년 1분기 실적은 그 변화의 신호탄이다. 비이자이익이 빠르게 확대되며 새로운 성장 엔진이 작동하기 시작했지만, 동시에 ROE 10% 달성과 건전성 관리라는 과제도 함께 떠올랐다. 속도는 입증됐고 이제는 완성도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비이자 1조 시대 … 이자 중심 구조 탈피신한금융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 6226억원으로 전년 대비 9.0% 증가했다. 외형 성장 자체보다 더 주목되는 부분은 수익의 구성이다. 비이자이익은 1조 1882억원으로 26.5% 급증하며 '1조 시대'를 본격화했고, 그룹 내 비중도 28%대를 넘어섰다.성장의 핵심은 자본시장이다. 신한투자증권은 288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67% 이상 증가했다. 자산관리(WM)와 투자은행(IB) 부문도 동반 성장했다. 이는 단순한 시장 반등 효과를 넘어, 신한이 전략적으로 키워온 비은행 축이 실적을 실질적으로 견인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반면 신한은행은 1조 1571억원의 순이익으로 안정적 기반을 유지했지만, 성장 기여도는 제한적이었다. 기존 은행 중심의 성장 공식에 구조적 변화가 드러난 셈이다. 신한금융이 이자 중심 금융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점이 실적으로 확인됐다는 게 금융권의 해석이다.◆ 'ROE 10%' 전환점, 투자형 금융 110조 승부수진옥동 체제 2기의 기준은 명확하다. '얼마를 버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효율적으로 버느냐'다. 신한금융의 지난해 ROE는 9.11%로, 목표로 제시한 10%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다. 진 회장이 주주 서신에서 "이제 남은 과제는 ROE 10%를 넘기는 것"이라고 강조한 배경이다.이를 위해 꺼내든 전략이 '투자형 금융'이다. 신한금융은 향후 5년간 110조원을 기업금융과 첨단 산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올해만 해도 약 20조원 규모의 자금이 집행된다. 단순 여신 확대가 아니라 투자와 금융을 결합해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진 회장은 이 과정에서 '선구안(先求眼)'이라는 이름의 조직도 신설했다. 유망 산업과 기업을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영업·심사·리스크 관리 기능을 통합해 대응하는 구조다. 진 회장이 신년사에서 "생산적 금융을 통해 실물경제를 뒷받침하고 성장의 새로운 동력을 만들겠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주주환원 정책도 병행된다. 신한금융은 이미 주주환원율 50%를 달성했고,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며 자본 효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익의 질'을 바꾸는 동시에 '자본의 효율'을 높이는 이중 전략인 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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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테이블코인·ERP뱅킹 … 디지털 금융 판 다시 짠다진 회장의 성장 엔진 교체는 디지털 영역에서도 진행 중이다. 신한금융은 최근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권을 다수 출원하며 디지털 자산 시장 선점에 나섰다. 삼성전자와의 협업 논의까지 이어지며 금융과 기술의 결합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이는 단순 신사업이 아니라 결제·자산·데이터를 통합하는 새로운 금융 생태계 구축 시도로 해석된다.기업금융에서도 변화가 뚜렷하다. 더존비즈온과 협업한 'ERP뱅킹'은 기업의 회계·경영 데이터를 금융과 직접 연결하는 모델이다. 기존 담보·신용 중심 평가에서 벗어나 실시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다. 과거 데이터가 아닌, 현재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업을 이해해야 한다는 진 회장의 철학이 녹아있다.디지털 전략의 또 다른 축은 예금토큰 등 토큰화 금융이다. 결제와 자산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이자, 향후 금융 플랫폼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금융권에서는 "신한이 디지털에서도 기존 금융 틀을 넘어서려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확장·서울시금고, 성과와 리스크의 분기점글로벌 전략 역시 성장 엔진 다변화의 핵심 축이다. 신한은행은 우즈베키스탄 법인 설립을 추진하며 중앙아시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기존 동남아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 축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해외 수익 확대는 장기적으로 ROE 개선과 직결되는 요소다.국내에서는 서울시금고 수성이 중요한 시험대다. 약 50조원 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핵심 사업일 뿐 아니라 공공금융 주도권과 브랜드 신뢰도를 가늠하는 상징적 의미도 크다. 우리은행과의 경쟁 결과에 따라 신한의 시장 영향력과 그룹 위상이 다시 평가될 전망이다.다만, 리스크도 함께 커지고 있다. 1분기 대손충당금은 5125억원으로 17.5% 증가했고, 기업금융 확대에 따른 경기 민감도 상승 우려도 제기된다. 비은행 부문 역시 성장세는 확인됐지만, 안정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개선 여지가 남아 있다.결국 진 회장 체제의 핵심은 '속도'가 아니라 '완성도'에 달려있다는 게 금융권의 평가다. 투자형 금융으로의 전환이 단기 실적을 벗어나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얘기다.금융권 관계자는 "신한은 가장 빠르게 성장 공식을 바꾸고 있지만, ROE와 건전성이라는 두 축을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고난도 국면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