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파업 대비 비상관리체제 돌입반도체 생산 조정 웜다운 착수, 사실상 감축 개시삼전 파업발 글로벌 AI공급망 붕괴 우려 확산공정 전면 중단시 피해액 최대 100조원 추산도파업 신청 4만3000여명, "긴급조정권 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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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반도체 노조의 총파업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회사가 생산 차질과 품질 리스크 대응을 위한 비상관리 체제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생산 공정이 전면 중단될 경우 최대 100조원 규모의 직·간접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노조 파업 가능성에 대비해 이날부터 생산량 조정 등 사전 대응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일반 제조업과 달리 공정 특성 상 파업 이전부터 생산량과 품질 관리 작업을 병행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위법 파업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건이 법원에서 인용되더라도 최소 10조원에서 20조원의 손실이 예상되며 제조공정이 전면 중단될 경우 100조원 규모의 천문학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웜다운(Warm-down)' 작업 본격화해야

    현재 노조의 파업 참가 신청자는 4만3286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실제 대규모 파업이 현실화 될 경우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사실상 셧다운에 가까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파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른바 '웜다운(Warm-down)' 작업을 본격화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라인 초입에 투입하는 신규 웨이퍼 수량을 줄이고, HBM(고대역폭메모리)과 첨단 선단 공정 중심으로 제품 믹스를 조정하는 방식이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 역시 지난 4월 안민정책포럼 세미나에서 "공장 가동 중단 시 분당 수십억원, 하루 1조원 수준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권석준 성균관대 교수도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를 통해 "18일간의 파업으로 삼성전자가 10조~17조원의 직접 손실을 입을 수 있으며 간접 피해는 훨씬 더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파업 차질은 한 달 이상 … 사전 예비작업·사후 안정화까지 합산해야

    업계에서는 이번 파업의 충격이 단순히 노조가 예고한 18일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전 예비 작업과 파업 종료 후 자동화 라인 안정화 과정까지 포함하면 한 달 이상 생산 차질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KB증권 김동원 리서치본부장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할 경우 18일간의 파업 이후에도 자동화 라인의 재가동과 정상화에 추가로 2~3주가 소요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생산라인 중단에 따른 손실 규모도 천문학적이라는 평가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평택공장은 지난 2018년 정전 사고로 28분간 가동이 멈췄을 당시 약 500억원 규모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단순 환산하면 하루 손실 규모는 약 2조6000억원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직접적인 생산 차질보다 고객 신뢰 약화와 시장 점유율 하락 등 '보이지 않는 비용'을 더 심각한 리스크로 보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공급망 다변화에 나설 경우 공정 검증에 긴 시간이 필요한 반도체 산업 특성상 한번 이탈한 고객을 되찾기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한 반도체 전문가는 "반도체는 공정이 멈추는 순간 품질과 수율에 직접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사전에 생산량을 줄이고 안정화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며 "품질 이슈가 발생하면 단순 공급 감소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 전체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메모리 업체만 이득 

    특히 엔비디아, AMD, 구글,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HBM과 고성능 D램 수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 공급 차질이 현실화될 경우 중국 메모리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CXMT(창신메모리), YMTC(양쯔메모리) 등 중국 업체들이 공급 공백을 파고들며 글로벌 고객사 확보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중국 반도체 산업 성장의 변곡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중국 정부의 대규모 보조금과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기술 격차를 좁혀온 이들 업체에게 이번 파업은 글로벌 고객 레퍼런스를 확보할 절호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으며 단기적인 점유율 확대를 넘어 중장기적으로는 중국 반도체 굴기가 한 단계 가속화되는 구조적 변곡점이 될 우려가 있다는 분석이다.

    ◆재계 "정부 긴급조정권 발동으로 손실 막아야"

    재계에서는 100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정부가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긴급조정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긴급 조정권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76조에 따라 국민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을 경우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동할 수 있는 제도다. 발동 시 30일간 모든 쟁의 행위가 중단되고 중앙노동위원회가 직권 조정 절차에 들어간다.

    한 반도체 전문가는 "461만 소액 주주의 자산과 1700여 협력사의 생계,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이 모두 걸린 사안"이라며 "반도체 산업 특성 상 긴급 조정은 파업 이후가 아니라 사전에 신속히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