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물가 2.6%·美 국채 5% 돌파 … 짙어지는 인상 시그널가계 빚 1852조 '역대 최대' … 0.25%p 인상 시 이자 3.2조↑한계 내몰린 자영업자 … 금리 인상 시 '연쇄 부실' 경고
  • ▲ 시중은행 대출창구 모습 ⓒ 뉴데일리
    ▲ 시중은행 대출창구 모습 ⓒ 뉴데일리
    물가와 환율, 미국발 긴축 공포가 한꺼번에 한국 금융시장을 덮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다시 1500원을 넘어섰고 미국 30년물 국채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이후 처음으로 연 5%를 돌파했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까지 공개적으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시장에서는 한은의 '매파 전환'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문제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불어난 빚이다. 가계대출 잔액은 1852조7000억원, 자영업자 대출은 1092조9000억원까지 치솟은 상태다. 기준금리가 0.25%포인트만 올라가도 가계 이자 부담은 연간 3조2000억원, 자영업 다중채무자 부담은 1조800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된다. 환율과 물가를 잡기 위한 긴축 필요성과 취약차주 부실 리스크가 정면 충돌하는 양상이다.

    물가·환율 상승에 美 국채금리까지 … 한은, 인상 압박 거세져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9.37(2020년=100)을 기록하며 전년 동월 대비 2.6% 올랐다. 이는 2024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5월에는 물가 오름폭이 더 클 것"이라며 "금리 인하를 멈추고 인상하는 것에 관한 고민을 해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미국발 금리 인상 공포도 덮쳤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 여파로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3.8%를 기록했다. 2023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11%포인트(p) 급등한 5.12%를 기록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이후 처음으로 5% 선을 돌파했다. 

    월가에서는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도 소멸하는 분위기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연준이 2027년 7월까지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연준의 첫 금리인하 시점을 올해 9월에서 2026년 12월로 늦췄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 등 연준 주요 인사들은 인플레이션 완화 임무를 강조하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 같은 '강달러' 영향에 원·달러 환율은 지난 15일부터 1500을 돌파하다가, 18일 기준 1500을 넘긴 1501.2원으로 장을 시작했다.

    0.25%p 오르면 가계 이자 3.2조 증가 … 영끌족 직격탄

    기준금리가 상승할 경우,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곳은 빚으로 버티고 있는 가계다. 한국은행이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대출 금리가 0.25%p 상승할 경우 가계대출 차주의 연간 이자 부담은 총 3조2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차주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이 평균 16만3000원 늘어나는 셈이다. 만약 금리가 0.50%p 오르면 이자 부담은 6조4000억원(1인당 32만 7000원),  0.75%p 오르면 9조7000억원(1인당 49만원)늘 것으로 한은은 추정했다. 

    지난해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전년 대비 2.8% 증가한 1852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주담대 잔액은 지난 4월 말 기준 937조6000억원으로 한 달 새 2조7000억원이나 불어난 상태다. 

    문제는 주담대의 경우 변동금리 비중이 높아 금리 상승의 직격탄을 피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산 이른바 '영끌족' 등 주담대 차주들의 고통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빚더미 자영업자 … 다중채무자 도산 위기

    내수 침체와 고금리 장기화에 지친 자영업자들 역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현재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년 전보다 0.8% 증가한 1092조9000억원으로 이 역시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여러 금융기관에서 빚을 끌어 쓴 '다중채무자'의 부실 위험이 크다. 대출 금리가 0.25%p 오를 경우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이자 부담만 1조8000억원 증가하며, 1인당 연간 평균 55만원의 이자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금리 인상이 취약 차주들의 연쇄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추가로 오를 경우 자영업자들의 한계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며 "은행들의 연체율이 최고치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빚을 갚지 못하는 차주들이 더 늘어날 경우 금융권 전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