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에 유연탄·철광석값 꿈틀 … 고환율까지 겹악재철근·레미콘·콘크리트 매입가 상승 … 마진율 저하 불가피1분기 10대사 원가율 4.6%p↓ … "2분기 원가 부담 커질 것"
  • ▲ 아파트 재건축 공사현장. ⓒ뉴데일리DB
    ▲ 아파트 재건축 공사현장. ⓒ뉴데일리DB
    바닥을 찍고 이제 막 기지개를 펴고 있는 건설업계에 '고환율 쇼크'라는 또다른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통상 고환율은 유연탄·철광석 등 원자재 수입비용을 높여 핵심 건자재인 철근·시멘트 가격을 끌어올리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이미 원·달러 환율은 1500원대에 이르렀고 미국 국채 금리 상승과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추가 상승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그간 보수적 경영과 선별 수주로 1분기 실적 개선에 성공한 건설사들은 건자재값 상승으로 인한 원가 상승과 수익성 저하라는 악재에 직면하게 됐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한 달 만에 다시 1500원대에 올라서면서 건설업계 긴장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시장 전망대로 1500원대 고환율이 '뉴노멀'로 굳어질 경우 건설사들은 공사 원가 상승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미 건설사들의 원가 부담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지난 2월 발발한 미국·이란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유연탄과 철광석 수입 비용이 급등했고 이는 건자재값 상승으로 직결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각사 1분기 분기보고서를 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철근(HD 10MM) 매입 가격은 톤(t)당 92만9000원으로 전년 동기 89만4000원 대비 3.9% 늘었다. 같은 기간 콘크리트 파일 가격도 미터(m)당 2만5700원에서 3만7300원으로 45.1% 뛰었다.

    이와 관련 삼성물산 건설부문 측은 "철근은 제강사 출하 제한에 따른 유통가 상승, 콘크리트파일·골재·흑백관 경우 타이트한 수급 및 전쟁으로 인한 유가·물가 인상 영향으로 가격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도 철근(봉강류) 매입 가격이 톤당 90만4000원에서 93만9000원으로 3.9% 증가했다.

    또한 대우건설은 레미콘 매입 가격이 루베(㎥)당 9만1400원에서 9만5500원으로 1년새 4.5% 올랐다.

    건설사들은 고환율과 원자재값 상승 여파로 공사 원가율이 다시 오를 것을 우려하고 있다. 원가율이란 전체 매출에서 원자재값·인건비 등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건설사들이 가져가는 공사수익이 줄어들게 된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자재값 폭탄을 맞았던 건설사들은 이후 기존 계약했던 공사비 증액과 보수적 경영을 통해 원가율을 낮춰왔다.

    실제 1분기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삼성물산 제외)들의 평균 원가율은 86.8%로 전년 동기 91.4% 대비 4.6%포인트(p) 하락했다. 원가율 감소는 수익성 지표인 순이익과 영업이익률 개선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2분기부터는 자재 매입 비용이 불어나는 만큼 수익성과 실적 하락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A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레미콘 경우 올해 신규로 계약한 단가가 4월분부터 반영된다"며 "여기에 중동 전쟁 이후 건자재값이 꾸준히 오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2분기부터는 원가 부담 체감도가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B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보다는 중견·중소사의 원가 부담이 훨씬 클 것"이라며 "반기 또는 연간 계약으로 건자재를 대량 매입하는 대형사와 달리 중소 건설사들은 소량 매입이 잦아 가격 변동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