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인근 야외 전술훈련장에서 진행된 성능시연 행사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다목적무인차량이 임무를 수행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
- ▲ 현대로템이 참여한 루마니아 BSDA 전시회 부스 전경 ⓒ현대로템
양사의 경쟁은 사업 초기부터 치열했다. 앞서 38억원 규모로 다목적무인차량 2대를 신속 도입하는 사업에서 양사는 입찰가를 '0원'으로 제출했고, 최종적으로 '가위바위보' 방식으로 현대로템이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후에도 기종결정 평가 방식과 차량 반출 논란 등을 둘러싸고 양사 간 갈등이 이어지면서 사업 관리 절차를 둘러싼 논란도 불거졌다.
양사가 이번 사업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다목적무인차량이 육군의 미래 전투체계인 '아미타이거 4.0'의 핵심 장비로 꼽히기 때문이다. 군에 본격 도입되는 첫 무인지상체계인 만큼 실제 운용 과정에서 임무 개념과 요구 성능이 구체화되고, 향후 후속 무인체계 사업의 기준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다목적무인차량은 보병 임무 지원, 최전방 물자 보급, 부상자 후송, 기갑부대 보조, 자폭 드론·무인체계 대응 등 다양한 임무에 투입될 수 있다. 병력 손실을 줄이면서 전투 지속 능력을 높일 수 있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각국 군이 주목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현대로템은 우리 군과의 협업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현대로템은 신속시범획득사업을 통해 HR-셰르파 2대를 육군에 납품했고, 군 운용 과정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성능을 개선해왔다. 최근에는 국방과학연구소가 주관하는 무인지상차량 가상 시험평가 체계 구축 사업에도 참여해 디지털트윈 기반 시험평가 개발 업체로 선정됐다.
현대로템은 현대차그룹의 로봇·모빌리티 기술과 연계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HR-셰르파를 비롯해 다족보행로봇 등 다양한 무인체계 플랫폼을 전시회에서 선보이며 미래 전장 운용 개념을 확장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글로벌 협력과 해외 실증 경험을 앞세우고 있다. 한화에어로는 최근 루마니아 방산 전시회에서 아리온스멧과 성능개량형 모델 '그룬트', 에스토니아 밀렘 로보틱스와 협력한 궤도형 무인차량 '테미스-K' 등을 공개했다. 현지 전술훈련장에서는 정찰·보급 임무와 유·무인 복합(MUM-T) 운용 개념을 군 관계자들 앞에서 시연했다.
한화에어로는 아리온스멧으로 미군 해외비교성능시험(FCT)을 통과한 경험도 갖고 있다. 미 육군 S-MET 2차 사업 본선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요구하는 성능 검증 절차를 거쳤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한화에어로는 2028년까지 소형·중형·대형 차륜형 및 궤도형 무인지상차량 6종 라인업을 구축하겠다는 로드맵도 제시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실제 전장에서 운용 경험을 쌓은 밀렘 로보틱스와 협력 범위를 넓히며 해외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국내 사업 결과가 글로벌 무인체계 시장 진출의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초기 사업 규모는 약 496억원이지만, 향후 군의 후속 무인체계 사업과 해외 수출로 이어질 경우 시장 가치는 크게 확대될 수 있다.
특히 유럽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무인지상차량 수요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루마니아가 대규모 무인차량 도입을 검토하는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을 중심으로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도입 논의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방사청 관계자는 "전력화 일정이 추가로 지연되지 않도록 신속히 사업을 추진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우수한 장비가 전력화될 수 있도록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