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7일 '통합 대한항공' 출범 앞두고 고비KAPU, 최근 4차례 시니어리티 간담회 개최법무법인, 노무법인과 컨설팅 통해 대응 보완KAPU, APU에 명예훼손으로 법적대응 나서기도
  •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간 시니어리티를 두고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뉴데일리DB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간 시니어리티를 두고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뉴데일리DB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오는 12월 17일 ‘통합 대한항공’으로 새로운 미래를 시작한다. 다만 양사 조종사 간 시니어리티(연공서열) 사안이 해결되지 않으면서 통합에 고비를 맞았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KAPU)는 별도의 컨설팅 계약을 맺으면서 대응에 나서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KAPU는 이달 초부터 지난 21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통합 시니어리티’ 관련 간담회를 가졌다. 또한 최근 법무법인, 노무법인과 컨설팅 계약을 체결하면서 향후 대응책을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KAPU 관계자는 “간담회를 통해 집행부의 방향을 공지하고 내부 구성원들 간 오해를 해소할 수 있었다”면서 “사측이 양사 통합작업과 관련해서 받고 있는 컨설팅과는 별도로 독자적인 컨설팅 계약을 맺어 체계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당초 항공업계에서는 양사 통합에서 조종사 간 시니어리티를 마지막 변수로 꼽았다. 양사 조종사 간 연봉 수준, 직급체계, 채용 기준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통합 이후 서열에서 밀리게 되면 연봉, 승진 등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니어리티는 매우 민감한 부분이다. 

    여기에 최도성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APU) 위원장의 발언으로 양측의 관계가 더욱 악화됐다. 최 위원장은 지난 7일 노조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아시아나항공에 입사한 민 출신 조종사들은 능력이 뛰어나 아시아나항공에 먼저 입사했다”며 “아시아나항공에서 탈락한 지원자들이 비행시간 1000시간을 채워 대한항공에 입사한 경우가 많다”고 언급했다.  

    이에 KAPU 측은 지난 11일 입장문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내용과 왜곡된 주장으로 대한항공 전 운항승무원의 명예를 훼손하고 현장 갈등과 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반발했다. 또한 APU를 명예훼손으로 고발하면서 법적대응에 돌입한 상태다.  

    실제로 KAPU 홈페이지에서는 “(그들과) 같이 조종석에 앉기도 싫다”는 등의 반응이 나올 정도로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태다. 

    양측의 갈등 배경에는 입사 문턱의 차이도 존재한다. 대한항공의 경우 민간 출신으로 부기장 입사 시 1000시간의 비행시간이 필요하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300시간이면 가능하다. 

    이에 따라 KAPU에서는 단순히 ‘입사일’을 기준으로 하면 대한항공 조종사들이 역차별을 받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APU에서는 기존 근속 연수를 그대로 인정해달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입사일을 기준으로 하되, 대한항공 조종사에게 우선 배정하고 그 뒤에 아시아나항공 조종사에게 사번을 부여하는 방안 등도 거론되고 있다. 

    한편, 양사 조종사 시니어리티 사안이 자칫 파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KAPU는 올해 3월 ‘2024년 단체협약 및 2025년 임금협약’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이후 4월 5일부터 8일까지 쟁의행위 찬반에 대한 조합원 투표를 진행해 80%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이미 쟁의대책위원회가 구성됐으며,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신청 절차만 남았다. 만약 중노위에서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을 획득하게 된다. 

    KAPU는 바로 파업으로 돌입하기 보다 사측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노사 양측 모두 통합 대한항공 출범을 앞두고 대화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어 교섭 자리가 마련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KAPU는 단협 제24조(서열순위제도)에 ‘회사는 노사 합의로 정한 운항승무원 서열순위제도(시니어리티 시스템)을 준수한다’고 명시되어 있는 만큼 노사가 합의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사측은 “회사의 고유 인사권”이라는 기조를 고수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합리적인 해결책을 도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