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경총 회장, 22일 ILO 사무총장 접견글로벌 AI 허브 협력 환영하며 노동 현안 전달원청 교섭 요구 급증, 성과급 갈등도 확산 우려
  •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을 만나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산업 현장의 노사관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를 전달했다. 

    22일 경총에 따르면 손 회장은 이날 방한 중인 질베르 웅보 ILO 사무총장을 접견했다. 웅보 사무총장의 이번 방한은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글로벌 AI 허브’ 협력 논의와 맞물려 이뤄졌다. 정부는 21일 서울에서 ILO, UNICEF, WFP, WHO 등 9개 국제기구와 5개 다자개발은행이 참여하는 글로벌 AI 허브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손 회장은 “ILO를 비롯한 유엔 기구들이 참여하는 AI 협력 플랫폼 구축은 매우 의미 있는 프로젝트”라며 “AI 기술을 선도하는 한국이 글로벌 AI 협력의 교두보 역할을 수행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국내 노동시장 현안과 관련해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현장 혼란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3월10일부터 시행된 개정 노조법은 근로조건에 실질적 영향력을 가진 원청도 교섭 상대가 될 수 있도록 사용자 범위를 넓힌 것이 핵심이다. 시행 첫날 하청 노조 407개가 원청 221곳에 교섭을 요구했고, 시행 이틀 만에 요구 대상 원청은 248곳으로 늘었다.

    손 회장은 “한국의 산업구조는 원청, 하청, 다수 재하청으로 이어져 있다”며 “노조법 개정으로 원청과 재하청 노조의 교섭이 가능해지면서 원청에 대한 교섭 요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는 교섭 대상과 범위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노사관계 전반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했다.

    경영계는 개정 노조법이 조선, 철강, 자동차 등 다층 하청 구조가 일반화된 업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 원청이 어디까지 사용자 책임을 져야 하는지, 하청 노조와의 교섭 범위를 어떻게 정해야 하는지에 따라 사업장별 갈등 양상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성과급 협상도 노사관계의 새 변수로 언급했다. 손 회장은 반도체 산업은 대규모 선제 투자가 필수인 만큼 이익 배분 요구가 확산될 경우 기업 투자와 국가경제에 불확실성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다행히 파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합의 이후에도 형평성 문제 등 노사관계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며 “타 기업, 타 산업과의 형평성은 물론 기업 내부에서도 사업부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영계가 이런 움직임이 노사관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는 점도 전했다.

    손 회장은 다음 달 열리는 ILO 총회에도 한국 경영계 대표로 참석할 예정이다. 손 회장은 ILO 총회에서 각국 상황과 노사정 의견이 균형 있게 논의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