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입원실 '남녀 구분 운영' 의무 삭제 입법예고부부·가족 간병 부담 완화 취지에도 다인실 사생활 침해 우려지침만으론 부족 … 환자 동의권·혼용 제한 법령에 담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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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생성이미지
정부가 병원 입원실을 남성과 여성으로 구분해 운영하도록 한 현행 의무 규정의 삭제를 추진한다. 부부나 가족이 같은 병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 간병 부담과 병상 운영의 불편을 줄이겠다는 취지지만 성범죄·수치심 등 이유로 반대여론도 확산하고 있다.보건복지부는 입원실 남녀 구분 운영 의무를 삭제하는 내용을 담은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하고 오는 7월 6일까지 국민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현행 의료법 시행규칙 제35조의2는 의료기관 운영 기준 가운데 하나로 '입원실은 남·여별로 구별하여 운영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개정안은 해당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무조건 남녀 환자를 같은 병실에 배정토록 하는 게 아닌 부부나 직계가족이 함께 입원하는 경우 어린이 환자가 입원하는 경우 등에 한해 예외적으로 허용토록 한 것이다.현재는 의료기관이 이 기준을 지키지 않을 경우 시정명령 대상이 될 수 있고 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업무정지 15일 처분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개정안이 확정되면 남녀별 병실 구분을 일률적으로 강제하던 법적 근거는 사라지게 된다.이번 개정은 부부나 가족이 함께 입원해야 하는 경우에도 같은 병실을 이용하기 어렵고 어린이병실이나 중환자실 등에서는 실제 운영과 법령 사이에 괴리가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추진됐다.다만 입법예고 직후 전자공청회 등에서는 반대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남녀 구분 의무가 사라질 경우 병원 경영 사정이나 병상 부족 등을 이유로 성인 남녀가 다인실을 함께 사용하는 상황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다.반대 측은 병실이 일반 생활공간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다. 입원 환자는 환복이나 처치, 배변 보조 등 과정에서 신체 노출이 불가피하고 거동이 어렵거나 의식이 저하된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여성 환자나 고령 환자, 중증 환자에게 병실 내 사생활 보호는 단순한 편의가 아닌 안전 문제라는 지적이다.전자공청회에 제출된 반대 의견에서도 남녀 구분 규정이 삭제될 경우 이성과 같은 공간에서 치료받아야 하는 환자들이 수치심과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국내 병원의 다인실은 통상 병상 사이를 얇은 커튼이나 가림막으로 구분하는 구조다. 이 같은 환경에서 성별 구분 기준까지 사라질 경우 소음이나 생활 냄새, 환복 과정에서의 노출뿐 아니라 불법촬영 등 디지털 성범죄 가능성에 대한 불안도 커질 수 있다는 것이 반대 측 주장이다.복지부도 남녀공용 병실 운영에 대한 우려를 인식하고 있다. 성인 환자의 경우 기존처럼 남녀별 입원실 구분을 원칙으로 유지하되 2인실에서 부부나 가족이 함께 입원하는 경우와 어린이병실, 중환자실 등에 한해 예외를 인정하는 행정지침을 지방자치단체와 의료계에 제시할 방침이다.다만 남녀 구분 의무 조항은 삭제하면서도 성인 다인실 혼용을 어디까지 제한할 것인지, 환자가 원하지 않는 혼용 병실 배정을 거부할 수 있는지, 이를 위반한 병원에 어떤 제재를 가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법령상 기준이 분명하지 않다.한 환자단체 관계자는 "부부나 가족의 공동 입원, 어린이병실 운영처럼 현실과 맞지 않는 규제를 손질할 필요성은 충분하다"면서도 "성인 다인실까지 병원의 자율 판단에 맡기는 방향으로 가는 것은 안 된다"고 말했다.이어 "환자의 사전 동의 없는 남녀 혼용 금지, 가족관계 확인 절차, 성인 다인실 혼용 제한, 위반 시 행정처분 근거 등을 시행규칙이나 이에 준하는 명확한 기준으로 마련해야 규제 완화가 환자 보호 후퇴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