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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규제가 강화된 이후 서울 아파트 시장이 서로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강남권 고가 단지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지만, 중저가 시장에서는 대출 가능 구간을 중심으로 실수요가 집중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규제가 집값 상승을 억제하기보다 가격대별 수요를 갈라지면서 서울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더 뚜렷해지고 있다.
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자이 전용 59㎡는 지난달 8일 38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 84㎡도 지난달 16일 34억5000만원에 손바뀜됐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151㎡는 올해 2월 21일 65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했고, 같은 면적은 3월 7일에도 65억원에 거래됐다.
정부는 주택가격별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차등 적용하고 있다. 15억원 이하 주택은 최대 6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지만 15억~25억원 구간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으로 제한된다. 이 때문에 30억~60억원대 강남권 고가 아파트 시장은 사실상 대출보다 현금 동원력이 거래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다.
실제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는 중저가 거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가 분석한 4월 아파트 거래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6851건으로 전월보다 25.1% 증가했다. 이 가운데 15억원 이하 거래는 5477건으로 전체의 79.9%를 차지했다. 노원구 거래량은 888건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많았다. 서울시는 노원·강서·구로·성북 등 중저가 아파트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5월 평균 매매 거래금액에서도 격차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강남구 아파트 평균 매매 거래금액은 29억611만원, 서초구는 27억1092만원, 송파구는 21억7730만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노원구는 6억4761만원, 강북구는 7억1709만원, 도봉구는 5억6885만원에 그쳤다.
강남구 평균 거래금액은 노원구의 약 4.5배, 도봉구의 약 5배 수준이다. 같은 서울 안에서도 강남권은 수십억원대 자산가 중심 시장으로 움직이는 반면 노도강 등 외곽 지역은 대출 가능 금액과 상환 능력이 매수 판단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최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15억원 이하 주택 가격 상승과 관련해 "젊은 세대 실수요가 많은 구간"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강남권 고가 주택의 대출 제한이 강화된 상황에서 실수요가 상대적으로 접근 가능한 중저가 단지로 이동하며 해당 가격대 상승을 자극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결국 대출 규제는 집값을 일률적으로 누르기보다 수요자가 어느 가격대의 주택을 살 수 있는지를 가르는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금 여력이 있는 수요자는 강남권 핵심 단지로 향하고 대출 의존도가 높은 실수요자는 중저가 시장에 집중되면서 서울 부동산 시장의 가격대별 양극화가 더 뚜렷해지는 흐름이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대출 규제는 자금력이 부족한 실수요자에게는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만 강남권 고가 아파트 매수층은 상대적으로 대출 의존도가 낮다"며 "강남은 현금 여력이 있는 수요가 가격을 움직이는 반면 노도강 등 외곽 지역은 대출 가능 금액과 상환 여력이 매수 판단을 좌우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규제가 집값을 누르기보다 서울 시장을 가격대별로 분리하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