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광물 따라 금융도 진출, 정책·민간 함께 몽골 공략수은·한은·카카오뱅크 '삼각 협력' … 중앙아시아 금융 교두보 구축CEPA 원칙 타결 계기 … 자원외교 넘어 금융외교 확장
  • ▲ ⓒ연합
    ▲ ⓒ연합
    이재명 대통령의 몽골 국빈 방문을 계기로 국내 금융권이 중앙아시아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계기로 정책금융과 중앙은행, 인터넷은행까지 잇달아 현지 협력에 나서면서 산업과 금융을 함께 연결하는 '몽골 금융벨트' 구축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울란바타르에서 열린 한·몽 비즈니스포럼에서 "핵심 광물 공급망 분야의 든든한 파트너로 힘을 합치자"고 밝혔다. 구리·몰리브덴·텅스텐·희토류 등 풍부한 자원을 보유한 몽골과 한국의 기술·자본이 결합하면 공급망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양국이 원칙적으로 타결한 한·몽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도 경제협력 확대의 기반으로 제시했다.

    경제외교에 맞춰 금융권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한국수출입은행은 몽골 최대 민간은행인 몽골무역개발은행(TDB)과 3000만달러 규모 전대금융 지원 협약을 체결했다. TDB가 보유한 90여개 영업망을 활용해 한국 기업 제품을 수입하는 현지 기업에 구매자금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수은은 이를 통해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몽골 시장 진출은 물론 K-조선·방산과 핵심 광물 공급망 확대까지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한국은행도 2011년 체결했던 양해각서(MOU)를 개정하며 협력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통화정책과 금융안정, 지급결제 분야를 중심으로 기존 워크숍과 세미나 위주의 협력을 실무급 회의까지 확대했다. 중앙은행 간 정책 공조를 제도화해 금융 협력의 지속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경제사절단에 은행권에서 유일하게 참여해 디지털 금융 협력의 선봉에 섰다. 한·몽 비즈니스포럼에서 AI 기반 대안신용평가모형과 포용금융 경험을 공유한 데 이어, 몽골 최대 기업집단인 MCS그룹과 디지털은행 M Bank 투자조건합의서(Term Sheet)를 체결했다. 연내 전략적 지분투자를 마무리하고 AI 기반 신용평가모형 공동 개발과 디지털 금융서비스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누적 16조원 규모의 중·저신용자 대출을 공급하며 축적한 대안신용평가 기술을 몽골 금융시장으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금융 협력은 단순한 해외 영업망 확대와는 성격이 다르다. 정책금융은 수출과 투자 자금을 공급하고, 중앙은행은 금융 인프라와 제도 협력을 강화하며, 민간 금융사는 디지털 금융과 AI 기술을 이식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금융이 산업과 공급망을 뒷받침하는 전략적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셈이다.

    몽골은 세계 10위권 광물 자원 보유국이자 러시아와 중국 사이에 위치한 전략적 요충지다. 글로벌 핵심 광물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금융 협력이 자원외교와 산업 협력을 연결하는 새로운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해외 금융 진출이 현지 영업 확대에 집중됐다면 이제는 공급망과 산업 전략을 함께 지원하는 금융 플랫폼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몽골은 K금융의 중앙아시아 전략을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