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계 "미프진 재량 처방은 사법 리스크 전가 꼼수"환자단체 "중증약 두고 탈모약 급여 웬말" 반발에 토론회도 연기업무보고 앞두고 CT·MRI 수가 인하 카드 가동 … "빈 곳간 메우기식 필수의료 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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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생성이미지
정부가 탈모약 건강보험 급여화와 임신중절약 '미프진' 처방 허용 등 선심성 보장성 카드를 강조하면서도 중증질환 진단의 필수 관문인 영상검사(CT·MRI) 수가를 강제로 옥죄며 건강보험 곳간 메우기에 나선다.표심을 저격하는 포퓰리즘 정책의 청구서가 필수의료 인프라 통제로 되돌아오는 엇박자가 반복되자 16일 보건복지부의 2차 대통령 업무보고를 바라보는 의료계와 환자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1차 업무보고서 탈모약 급여화 파장16일 의료계와 환자단체 등에 따르면 그간 업무보고나 국무회의에서 이해관계자와의 정교한 합의 없이 대통령의 지시 하에 이뤄지는 '탑다운(Top-down)식 절차'가 논란이 됐다. 이에 따라 2차 복지부 업무보고에서 어떤 정책 주문이 나올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다양한 복지 정책과 제약바이오 육성책이 만들어져도 포퓰리즘에 입각한 내용만 부각이 되는 실정이기 때문이다.실제로 지난해 12월 첫 업무보고를 기점으로 이재명 대통령은 "탈모 치료 역시 국민 삶의 질과 직결된다"며 건강보험 급여화 추진을 언급했다. 하지만 이는 즉각 거센 역풍을 맞았다.한국중증질환연합회를 비롯한 환자단체들은 일제히 성명을 내고 "생명과 직결된 중증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의 급여 적용은 예산 부족을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면서 표심을 겨냥해 탈모약에 건보 재정을 쓰겠다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처사"라고 강력히 반발했다.환자군과 의료계의 반대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정부 주도로 개최 예정이었던 탈모약 급여 관련 정책 토론회마저 전격 연기되는 파행을 겪었다.대한의사협회(의협) 역시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의협 관계자는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외과 등 고사 직전에 놓인 필수·급사의료 인프라를 살리는 데 우선 쓰여야 할 건강보험 재정을 탈모 치료에 투입하는 것은 건보 재정 원칙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산부인과계 "미프진 재량 처방? 법적 사법 리스크 독박 씌우기" 분통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직접 지시한 미프진 도입 건 역시 의료 현장을 뒤집어 놓았다. 7년째 낙태죄 입법 공백을 수수방관하던 정부가 "모자보건법 개정 전이라도 의사가 재량으로 처방하게 하자"는 가이드라인을 던졌기 때문이다.이에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대체입법과 법 개정이 완료되기도 전에 의사의 재량이라는 명목으로 편법 도입을 추진하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며 "투약 가능한 임신 주수의 판단과 부작용에 대한 법적·의학적 책임을 현장 의료진에게 온전히 떠넘겨 사법적 리스크와 분쟁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비겁한 행태"라고 매섭게 몰아붙였다.직선제 대한산부인과개원의사회 또한 "의사에게 처방 주수의 재량권을 주겠다는 것은 의료법과 형법을 무시한 책임 전가"라며 "표를 의식해 온 사회가 시끄러울 것이 두려워 명확한 기준을 정하지 못하는 무책임한 정치적 셈법을 당장 버려라"고 일갈했다.이어 "최소한의 법적·제도적 안전망 없이 일단 의사 재량으로 하자는 것은 또 다른 형태의 무책임한 방치이며, 준비 없는 도입은 더 큰 합법적 의료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포퓰리즘 정책만 부각하면서 … 필수진료 인프라 쥐어짜기문제는 표심을 저격하는 이러한 선심성 정책들의 청구서가 엉뚱하게도 필수의료 영역의 생존권 박탈과 통제로 고스란히 되돌아오고 있다는 점이다. 복지부는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환자가 병원을 옮길 때 기존 영상 결과를 쓰지 않고 CT와 MRI를 관행적으로 촬영해 발생하는 건강보험 누수를 차단하겠다는 방침이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이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통해 현재 204% 수준으로 잡힌 CT·MRI 수가를 올해 안에 150%로 깎아 연간 7000억 원의 재정을 아끼겠다는 로드맵이 결정타로 가동 중이라는 점이다. 복지부는 오는 2028년까지 이를 110% 수준까지 대대적인 삭감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의료계는 정부가 건보 우선순위를 완전히 역행시키고 있다며 절규에 가까운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대한영상의학회 등 학계 일각에서는 정부의 일방적인 수가 인하 논리와 규제 옥상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한다.영상의학회 관계자는 "현재 CT 조영검사 수가는 20여 년 전과 비교해 사실상 변화가 없는 상태로, 물가 상승률을 반영하지 못해 이미 원가 이하의 가격이 강제로 억제됐다"고 짚었다.특히 정부의 '과보상' 주장에 대해 "수가를 획일적으로 인하하면 오히려 환자 본인부담금이 낮아져 검사 수요가 다시 폭증하고, 검사량이 늘면 단위당 원가가 하락해 정부가 또다시 과보상이라며 수가를 깎는 파괴적인 악순환 구조만 고착화된다"고 경고했다.의료계 고위 관계자는 "탈모약과 낙태약은 선심 쓰듯 풀며 대중의 눈을 가리고 뒤편에서는 질병의 적기 진단에 직결되는 핵심 필수의료 수가를 난도질해 빈 곳간을 메우려는 정부의 기형적 셈법"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