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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지난 1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부동산 세제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똘똘한 한 채'를 잡겠다던 정부가 결국 보유세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주택 수 대신 보유가액과 실거주를 기준으로 세제를 손질하는 방향이 논의되면서 고가 1주택자까지 세 부담 확대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17일 재정경제부 등에 따르면 재경부는 전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부동산 세제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를 열었다. 공급과 금융에 이어 사흘째 열린 부동산 정책 토론회로,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개편 방향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토론회에서는 종부세를 보유 주택 수보다 전체 주택 가액에 따라 부과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오종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본부장은 주택 가액 기준 과세가 조세 형평에 부합하고 초고가 1주택 문제를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현행 종부세 기본공제는 1세대 1주택자가 12억원, 그 외 개인은 보유주택 합산 9억원이다.
주택 수에 따른 세 부담 차이가 줄고 보유가액 기준이 강화되면 강남권 고가 주택 한 채를 보유한 소유자의 세금이 늘어날 수 있다. 여러 채를 처분하고 고가 주택 한 채에 자산을 집중하는 방식으로 종부세 부담을 낮추기 어려워지는 구조다.
장기간 집을 보유하면 주어지는 세제 혜택도 실제 거주 기간을 중심으로 바꾸자는 제안이 나왔다. 심충진 건국대 교수는 종부세 세액공제 기준을 보유 기간에서 거주 기간으로 전환하고, 5년 이상 거주하면 10%를 공제한 뒤 20년 이상 거주자에게 최대 40%를 공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역시 장기거주특별공제로 바꾸자는 의견이 제기됐다.
보유세를 높이는 대신 주택을 처분할 때 양도세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실거주 1주택자는 양도세 감면을 확대하고 비거주 1주택자는 혜택을 줄이거나, 일정 기간 양도세를 낮춰 시장에 매물이 나오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정부의 보유세 강화 움직임은 최근 잇따라 예고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국내 부동산 보유세 부담이 낮은 편이라며 선진국 수준의 보유 부담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정부가 다주택자뿐 아니라 고가 1주택자의 세 부담까지 손질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넓히는 배경이다.
다만 보유세 인상 방안과 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단기간에 보유세를 급격히 높이면 매물 잠김과 거래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며 "제한적인 인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유세를 올리면서 양도세까지 높게 유지하면 주택을 팔지 않고 버티는 소유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다.
정부는 공급·금융·세제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토대로 부동산 정책 방향을 정리한다. 이 대통령은 오는 23일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를 주재할 예정이다. 주택 수에 따라 다주택자를 규제하던 세제가 보유가액과 실거주 중심으로 바뀔 경우 정부 부동산 세제의 무게중심도 다주택 억제에서 고가 주택 보유 부담 강화로 이동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