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백화점, 223억원 규모 경영권 매각 추진울산점 동구는 주거·상업 복합시설로 재편 검토매출은 늘지만 비핵심 점포 폐점·업태 전환 확산
  • ▲ 서울시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 9층 키네틱그라운드 내 외국인 고객들의 모습 ⓒ롯데백화점
    ▲ 서울시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 9층 키네틱그라운드 내 외국인 고객들의 모습 ⓒ롯데백화점
    백화점업계가 명품과 외국인 소비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점포별 양극화는 심해지고 있다. 매출이 서울·수도권 대형 점포와 지방 핵심 점포에 집중되면서 경쟁력이 떨어진 중소형 점포는 문을 닫거나 매각되고 쇼핑몰이나 주거복합시설로 재편되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구백화점 최대주주인 구정모 회장 등 7명은 지난 15일 보유 주식 279만5743주를 세경인베스트와 아람코리아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매각 대상은 전체 지분의 25.82%로 매매대금은 주당 8000원, 총 223억6594만원이다.

    예상 거래 종결일은 다음달 25일이다. 다만 계약상 선행조건을 충족해야 경영권 이전이 최종 마무리된다. 이튿날인 26일에는 임시 주주총회가 예정돼 있다. 예정대로 거래가 종결되면 주주총회를 거쳐 최대주주 변경과 경영권 이전 절차가 진행될 전망이다.

    대구백화점은 1944년 구본흥 창업주가 대구 종로 옛 동인호텔 일대에 대구상회를 세우면서 시작됐다. 1969년 현재 동성로 본점 자리에 10층 규모의 백화점을 열었고 1988년 기업공개, 1993년 대구백화점 프라자점 개점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그러나 2003년 롯데백화점 대구점, 2011년 현대백화점 대구점, 2016년 대구신세계가 잇따라 문을 열면서 경쟁력이 약화했다. 대구백화점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연결 기준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대백화점은 울산점 동구 부지를 주거시설과 상업시설이 결합된 복합시설로 재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컨소시엄은 주택도시보증공사의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울산점 동구는 1977년 현대중공업 임직원을 위한 현대쇼핑센터로 출발한 현대백화점의 첫 점포다. 울산의 중심 상권이 남구로 이동하고 인구 유출과 매출 감소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6월 독립 점포에서 울산점 산하 분점으로 전환됐다.
  • ▲ 롯데백화점 분당점 ⓒ롯데쇼핑
    ▲ 롯데백화점 분당점 ⓒ롯데쇼핑
    롯데백화점 분당점은 지난 3월 말 영업을 종료했다. 1996년 블루힐백화점으로 문을 연 뒤 롯데쇼핑이 인수해 1999년부터 롯데백화점으로 운영한 점포다.

    롯데쇼핑은 2010년 유동성 확보를 위해 분당점 건물을 매각한 뒤 임차해 영업을 이어왔다. 그러나 건물주가 오피스와 상업시설을 결합한 공간으로 리모델링하기로 하면서 폐점했다.

    롯데백화점 마산점도 매출 부진으로 2024년 6월 영업을 종료했다. 2015년 롯데백화점에 편입된 이후에도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은 끝에 문을 닫았다. NC백화점 서면점도 건물주와의 임대차 재계약이 무산되면서 같은 해 5월 폐점했다. 해당 부지에는 주상복합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이 같은 점포 구조조정은 백화점업계 전체 실적과 대조된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 5월 주요 백화점 매출은 전년 동월보다 24.5% 증가했다. 해외 유명 브랜드 매출이 37.3% 늘어나는 등 전 상품군이 성장했으며 백화점 매출은 지난해 7월 이후 11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의 외국인 매출 비중도 평균 7~8% 수준까지 높아지며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들 3사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지역 중소형 점포는 인구 감소와 상권 이동, 온라인 쇼핑 확대로 집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방문객 감소로 입점 브랜드가 철수하고 매장 축소가 다시 발길을 끊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을 수도권과 지방의 소득 및 소비 양극화가 유통시장에 반영된 결과로 진단했다. 백화점은 프리미엄 소비 비중이 높은 만큼 지방 점포의 부진은 지역 경기와 소비 기반 약화를 보여주는 지표라는 설명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지방 백화점이 살아남으려면 지역의 소비 여력이 회복되거나 성심당처럼 수도권에서도 찾아올 만큼 차별화된 콘텐츠를 갖춰야 한다"며 "수도권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지역 특화 상품과 체험 요소를 통해 해당 지역을 방문하면 반드시 들르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