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양가·대출규제 겹쳐 … 국평 대신 소형 청약에 몰려장위 푸르지오마크원 46㎡ 81대 1 … 같은 단지 국평 4대 1대출 규제 상대적 자유로운 10억원 안팎 신축 수요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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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분양시장에서 전용면적 30~40㎡대 소형 아파트가 국민평형보다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격이 3.3㎡당 6000만원을 넘어선 데다 주택가격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한도까지 줄어들면서, 넓은 집보다 잔금을 감당할 수 있는 소형을 택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

    23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한국부동산원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서울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격은 ㎡당 1864만9000원으로 집계됐다. 3.3㎡당 6165만원으로 전월보다 2.99% 내렸지만, 전월 6355만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높아진 분양가는 같은 단지 안에서도 평형별 청약 경쟁률을 갈라놓고 있다. 지난달 서울 성북구 장위10구역에서 분양한 '장위 푸르지오 마크원'은 일반공급 510가구 모집에 4873명이 신청해 평균 9.5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가장 높은 경쟁률은 전용 46㎡에서 나왔다. 6가구 모집에 487명이 몰리면서 경쟁률이 81.17대 1까지 치솟았다. 전용 51㎡A와 51㎡C도 각각 58대 1과 78.4대 1을 기록했다.

    반면 전용 84㎡ 경쟁률은 주택형별로 4.31~4.50대 1에 머물렀다. 최고 분양가는 전용 59㎡ 14억6060만원, 전용 74㎡ 15억9200만원, 전용 84㎡ 17억6570만원이다. 같은 단지에서도 총분양가가 낮은 소형에 청약자가 집중된 셈이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8구역을 재개발한 '아크로 리버스카이'에서도 소형 평형 강세가 나타났다. 전용 36㎡는 13.65대 1을 기록해 전용 84㎡B 경쟁률 6.85대 1의 두 배 수준이었다. 전용 44㎡는 76.75대 1, 전용 51㎡C는 62.2대 1까지 올랐다.

    분양가 차이는 더 컸다. 전용 36㎡ 최고 분양가는 11억6370만원이지만 전용 84㎡는 최고 27억9580만원으로 책정됐다. 소형과 국민평형 사이 가격 차이가 16억원을 넘는다.

    주택가격별 대출한도 규제도 소형 선호를 키우고 있다. 수도권과 규제지역에서 주택가격이 15억원 이하면 주택담보대출을 최대 6억원까지 받을 수 있지만,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 주택은 한도가 4억원으로 줄어든다. 25억원을 넘으면 최대 2억원만 받을 수 있다. 중도금대출은 해당 한도에서 제외되지만 입주 때 잔금대출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자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장위 푸르지오 마크원의 전용 84㎡는 최고 분양가가 17억원을 넘고, 아크로 리버스카이 전용 84㎡는 27억원대에 달한다. 국민평형에 당첨돼도 대출만으로 잔금을 마련하기 어려워지면서 10억원 안팎의 소형 평형으로 청약 수요가 이동하는 상황이다.

    기존 아파트 시장에서도 소형 가격이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지난 5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은 전월보다 1.33% 상승했다. 면적별로는 전용 40㎡ 초과~60㎡ 이하가 1.79%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용 85㎡ 초과~135㎡ 이하는 1.76%, 40㎡ 이하는 1.25%, 60㎡ 초과~85㎡ 이하는 1.15% 올랐다. 청약시장뿐 아니라 기존 주택시장에서도 국민평형보다 가격 부담이 낮은 소형에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소형 아파트에 가족 단위 수요까지 몰리면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과거 발언도 다시 회자되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2020년 12월 경기 화성 동탄의 전용 44㎡ 공공임대주택을 둘러보던 중 "신혼부부에 아이 한 명이 표준이고, 어린아이 같은 경우는 두 명도 가능하겠다"고 말했다.

    당시 변창흠 LH 사장이 2층 침대가 설치된 방을 가리키며 아이가 둘이면 위아래 침대를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 데 따른 발언이었다.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청와대는 "문 전 대통령이 4인 가족의 거주가 가능하다고 단정한 것이 아니라 변 사장의 설명을 확인하면서 질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신혼부부나 자녀가 있는 가구라면 전용 59㎡ 이상을 기본으로 봤지만, 지금은 서울 신축에 당첨된 뒤 잔금을 치를 수 있느냐가 우선이 됐다"며 "국민평형은 분양가가 15억원을 넘으면서 대출 한도까지 줄어드는 만큼 좁다는 것을 알면서도 전용 40~50㎡형을 택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원하는 평형보다 대출 한도와 보유 현금 안에서 감당할 수 있는 평형을 택할 수밖에 없다"며 "소형 아파트가 자발적인 선택이라기보다 서울에 남기 위한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