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분쟁-한일 갈등 등 정치적 이슈 직격탄신규 LCC 3곳 출범… 공급과잉-출혈경쟁"안전·서비스 개선했지만"… 국토부 제재 계속
  • ▲ 최정호 진에어 대표.ⓒ진에어
    ▲ 최정호 진에어 대표.ⓒ진에어

    올해 국내 항공산업, 특히 LCC(저비용항공사)들은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최정호 진에어 대표는 최근 기자와 만나 “올해 LCC들이 모두 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며 항공업계가 직면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최 대표가 이토록 우려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때문이다.

    우선 정치적인 이슈로 대외적인 경영환경이 악화됐음을 꼽았다.

    최 대표는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의 수출 규제 등으로 여행객 수요가 줄었다”며 “특히 일본 수요가 감소한 것이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일본 수출규제가 시작된 7월 이후 국제선 여객 운송은 하향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7월 국제선 여객은 535만6000명으로 전년대비 7.3% 늘었지만, 8월에는 증감폭이 0.04%로 줄었고 9월에는 -2.5%로 상승세가 꺾였다.

    특히, 일본 노선의 경우 7월 162만5000명으로 전년대비 3% 늘었으나 8월에는 136만 1000명으로 전년대비 22% 줄었다. 9월에는 94만2000명으로 전년대비 30.4% 급감하며 국내 항공사들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로 인해 대한항공을 제외한 국내 항공사들은 3분기에 적자를 기록했다. 대한항공 역시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70% 급감했다. 4분기와 연간 누계 실적이 집계되면 그 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또 최 대표는 “신규 LCC 추가 등 공급과잉에 따른 경쟁 심화로 실적 개선이 힘들어질 수 있다”며 “특히 신규 LCC들은 몇 년간 자리잡기가 굉장히 힘들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3월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에 대해 면허를 발급했다.

    이로써 국적항공사는 기존 8개(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서울)에서 11개사로 늘어났다. LCC는 기존 6곳에서 9곳이 됐다. 그만큼 공급이 늘어나고 경쟁이 심화됐다는 얘기다.

    플라이강원은 지난해 11월 22일부터 양양~제주 노선을 신규 취항했다. 12월 26일부터 양양~타이베이 노선을 취항, 국제선 운항도 시작했다. 에어로케이는 지난해 10월 7일 AOC를 신청했으며, 올해 3월 첫 취항을 준비 중이다. 에어프레미아는 2월쯤 AOC를 신청하고, 9월에 신규 취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 추가로 진에어는 국토부 제재를 받고 있어 상황이 더 심각하다.

    2018년 8월부터 국토부는 진에어 면허 유지 및 경영확대 금지라는 제재를 실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신규 노선을 받지 못하고 경쟁에서 점차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9월 경영문화 개선 이행 보고서를 제출했음에도, 국토부는 여전히 제재 해제 여부를 논의조차 하지 않고 있다.

    최 대표는 “국토부 제재가 풀리면 우리가 갖고 있는 경쟁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따라잡을 수 있다”며 “국토부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안전과 서비스 등 내실을 다지는 시간을 보냈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한편, 최정호 대표이사는 1988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영업총본부, 여객노선영업부, 여객마케팅부를 거쳐 일본지역본부장을 역임했다. 2016년 1월 진에어 대표에 선임됐으며 현장경영 중심의 영업 및 노선 전문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