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세 보증금 차액 50조DSR 예외… 1억75000만원씩 추가 대출 가능5대 은행 가계대출 증가세… 지난달 6332억 증가
  • 금융당국이 역전세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집주인에 대한 대출 규제를 완화하기로 하면서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달 5대은행의 가계대출이 두달 연속 증가한 상황서 자칫 은행 대출의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말부터 전세보증금 반환을 전제로 기존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를 총부채상환비율(DTI) 60%로 1년 간 완화하기로 했다. 

    다른 대출이 없고 연 소득이 5000만원인 대출자가 금리 연 4.0%에 30년 만기로 대출을 받을 경우, DSR 40% 적용때 가능한 대출 금액은 3억5000만원이지만, DTI 60%로 적용하면 대출 총액은 5억2500만원으로 확대된다.  

    한국은행은 내년까지 만기가 도래할 역전세 보증금 차액 규모를 50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부의 이러한 역전세 대책이 당장 후속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전세금 반환이 힘들어진 집주인들에게 숨통을 트여줄 순 있겠지만 전체 가계대출 관리는 한층 복잡하게 됐다. 

    이러한 규제 완화가 또 하나의 '갭투자' 창구로 활용돼 자칫 대출 확대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뒤따른다. 

    또한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가 뚜렷한 상황서 정부의 DSR 핀셋 규제완화가 자칫 시장에 대출 규제 완화 시그널로 연결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금융당국은 이번 DSR 대출한도 예외 적용은 전세금 반환 목적으로만 제한된다는 입장이다.

    실제 5대 은행(KB,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의 가계대출은 지난 5월 이후 두 달째 증가해 6월말 기준 678조2454억원으로 한달 보다 6332억원 불어났다. 특히 이 중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511조4007억원으로 한달 새 1조7245억원 증가했다. 

    이러한 가계대출 확대 기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3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데 이어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됐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최근 부동산, 주식 등 자산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는 점도 연장선에 있다.  

    문제는 불어난 빚 만큼 연체율도 덩달아 상승하는데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4월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1개월이상 은행 대출 연체율은 0.37%로 3월말 0.33%에 비해 0.04%p 증가했다. 이러한 수치는 코로나19가 확산되던 2020년 8월 0.38% 이후 3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가계대출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데 역전세 대출 완화 조치가 한시적이라곤 하지만 시장의 대출 확대로 연결될 소지가 크다"면서 "금융권의 연체율 관리에 비상이 걸린 상황서 건전성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