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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 매체의 영향력은 이번 5.31 지방선거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 그리고 지난 총선에서의 과오를 거치며 이미 성장해버린 네티즌들의 의식은 친노 매체의 끈질긴 회유와 공세에도 흔들림 없었던 것이다.
말꼬리잡기를 통한 여론몰이를 시도하고, 선거 막바지에는 감정에 호소하며 여당후보 치켜세우기에 몰입해 보았지만 그 효과는 '전혀' 없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피습 사건이 집권 여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을 의식한 친노 매체는 보수언론의 이 사건에 대한 보도행태를 시비걸며 세결집을 노려 보았지만, 이 역시 네티즌들의 동의를 구하진 못했다.
지난 대선 당시 김대업의 입을 빌며 자유자재로 네티즌 여론을 흔들어놓던 대표적 친노 인터넷매체 오마이뉴스는 2일 '수구 좌파'들의 전통적인 수법으로 자리잡은 '보수언론 비난하기'와 '한나라당 흔들기'를 동시에 시도해 보았다. 오마이는 '이명박은 묶어두고, 고건은 풀어준다?'라는 이상야릇한 제목의 기사에서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고건 전 국무총리를, 동아일보는 이명박 서울시장을 1면 톱에 세우는 '동시패션 편집'을 했다"며 시작부터 다짜고짜 몰아세웠다. 주장인즉 내년 대선은 현재의 구도에서 치러질 가능성이 희박하며, 변화가 있다면 발원지점은 고 전 총리와 이 시장이 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이 시장은 한나라당 경선에 불복할 가능성이 있으며, 노 정권과 거리두기에 나서서 기분나쁜 고 전 총리도 경선불복세력과의 연대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주장을 이 기사는 담았다. 결국 한나라당 경선 불복 세력이 나올 것임을 기정사실화 하면서 이들과 누가 연대할 것인가에 대한 '희망성' 추측을 늘어놓은 것이다. 그리고 이를 막기 위해 조중동이 나섰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과거와 달랐다. 과거처럼 오마이의 '조중동이 특정 세력 밀어주기에 나섰다'는 한마디에 '그런가 보다' 하지 않았다. 이 기사를 접한 네티즌들은 '한번 찌질이는 영원한 찌질이' '노 정권과 같은 운명의 오마이' '자격미달의 글' 이라며 오히려 오마이를 비난했다. 한 네티즌은 "태생적 한계가 있으니 어쩌겠느냐. 애쓴다"고 한마디 남겨 주기도 했다.
오마이는 또 같은날 '개혁우파 시대의 종언, 시민사회엔 기회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노 정권을 '우파'로 표현하며 시민사회의 움직임을 종용하기도 했다. 장문의 기사는 과거와 다르게 변화한 한나라당을 이제 '개혁'이니 '민주'를 팔아먹는 말잔치로는 이길 수 없다는 분석을 제시하긴 했지만, 이제 노 정권 내부에서는 자체적으로 현재 위기를 탈피할 동력조차 갖고 있지않으니 이 기회에 시민단체에서 좀 움직여보라는 주장을 내보냈다.
네티즌들의 변화는 선거 이전에 이미 관측됐다. 지난 4월 인터넷정치연구회(회장 유석진 서강대 교수)는 네티즌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인터넷 공간에 참여하는 네티즌들의 구성과 이념 분포는 모두 보수 우위로 바뀌었다고 공언했다. 인터넷정치연구회는 당시 "이번 조사를 통해 인터넷은 진보 진영의 독무대라는 통념이 잘못됐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지난 대선 패배와 2004년 탄핵 사태 등을 통해 인터넷의 위력을 목격한 보수층이 2004년 중반부터 인터넷에서 대반격을 시작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네티즌들이 강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