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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데일리는 자유주의연대가 발간한 <권력 저널리즘의 꽃, '코드방송 괴물 포털'>을 연재합니다. 10부 '포털뉴스의 막강한 힘'입니다.
포털뉴스의 막강한 힘-인터넷 언론사는 포털 손아귀에
네이버 뉴스가 2006년 12월부터 검색된 뉴스에 한하여 아웃링크를 시행했다. 아웃링크란 기사를 클릭하면 해당 언론사 사이트로 이동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아니나 다를까 네이버에 뉴스를 공급하는 인터넷 언론사의 방문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정치 및 온라인 리서치 메트릭스에 의하면, 모든 언론사의 방문자 수가 11월에 비해 크게 증가했는데 여기에는 3대 일간지의 닷컴이나 오마이뉴스 어느 하나 예외가 없었다. 트래픽으로 순위를 결정하고 장사를 하는 인터넷 언론사의 입장에서는 반갑기 그지없는 일이다. 반대로 네이버 뉴스의 12월 한 달 페이지뷰는 30억 클릭으로 전달에 비해 10.8%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미디어다음의 페이지뷰가 5.4%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표 > 네이버 뉴스 아웃링크 비교 (단위 : 만 명, %, %p)
겉으로는 마치 네이버가 양보하여 타 언론사를 도와준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동안 네이버가 빼앗았던 것을 돌려주는 것뿐이며 아직 돌려줄 것도 많이 남아있다. 네이버(여타 포털 포함)는 포털의 권력을 이용해 뉴스 매개, 유통, 소비의 영역까지 장악한 ‘괴물 포털’이며 아웃링크처럼 사소한 정책의 변화에도 인터넷 언론사들의 희비가 크게 엇갈릴 수 있고, 조금 과장하면 생살여탈권을 쥐고 있다는 표현도 가능하다. 그만큼 언론에 대한 그리고 여론에 대한 엄청난 독점권과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신생 인터넷 언론사는 돈을 주고서라도 포털에 뉴스를 공급하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MBC를 굴복시킨 포털
2006년 초반, MBC가 마지막까지 버티다가 포털에 뉴스 컨텐츠를 공급하기로 했을 때 언론에서는 사실상 ‘MBC의 굴복’으로 표현했다. 판매가 아니라 유통 자체가 목적이었으므로 가격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포털은 이미 방송사보다 상위의 위상을 가지고 있고 조만간 모든 TV 동영상의 유통까지 먹어치울지도 모른다. 방송사가 이 정도이니 여타 언론사들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포털에 대적해 권리를 찾기보다 활용하는 것이 더 낫다고 진작에 작정했을 것이다.
네이버의 아웃링크 이후에 낚시뉴스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조선닷컴의 황순현 인터넷 뉴스팀장은 조선닷컴이 제목을 그럴 듯하게 포장해서 포털을 통해 독자를 유인하는 낚시질 뉴스를 만들었으며 이를 슬픈 자화상이라고 고백했다. 예를 들면 포털에서 ‘안재환, 정선희 결혼’이 인기 검색어로 떠오르는 순간 포털에 뉴스를 공급하는 한 일간지는 수 시간 만에 잘게 쪼개는 방식으로 그 검색어를 집어넣은 15개의 기사를 만들어 포털에 쏟아냈다. 기사가 검색에 걸리는 족족 언론사 사이트의 방문자나 페이지뷰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포털에 종속되어 ‘되는 장사’를 하는 것이다. 이런 걸 ‘어뷰징’(abusing)이라고 부른다. 포털은 인기 검색어의 선정방식을 거의 공개하지 않는다. 혹시 포털이 영리나 정치적 목적으로 또는 누군가의 강요에 의해 임의로 아주 중요한 인기 검색어를 조작하는 그 순간에 인터넷 여론은 급속도로 알지 못하는 정체불명의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다.
포털의 자의적인 뉴스 편집
미디어다음을 제외하면 포털이 독자적으로 뉴스를 생산하지는 않는다. 포털은 하루 백여 개 이상의 언론사에서 공급하는 무려 일만여 건 이상의 뉴스를 서비스하고 있다. 일만여 건의 뉴스를 어느 페이지와 위치에 어떤 형식과 모양으로 배치할 것인지는 포털이 결정한다. 타이틀란의 공간적 제약 등을 핑계로 뉴스 제목을 변경하는 경우도 쉽게 볼 수 있다. 포털은 필요하다면 아주 쉽게 원하는 내용과 방향의 뉴스를 독자들이 많이 보도록 할 수 있으며 보이기 싫은 기사를 보여주지 않을 권능도 가지고 있다.
포털뉴스 편집의 대표적인 경우로는 메인화면의 뉴스제목 변경을 들 수가 있다. 2005년 5월의 민언련 모니터링 결과 포털의 뉴스제목 변경률은 85.4%나 된다.(이희완, 2005. 7. 19, ‘올바른 포털 저널리즘 어떻게 만들 것인가’ 토론회 발제문 ‘3사 포털사이트의 ‘뉴스박스’ 모니터 분석) 2006년 6월 지방선거 시기 자유주의연대의 포털뉴스 모니터링에서는 네이버 정치뉴스의 제목 변경률이 70.2%로 나타났다. 다른 포털을 비롯해 전체적인 제목 변경률은 1년 사이에 개선된 듯하지만 네이버 뉴스의 경우 비정치 뉴스 제목 변경률 22%에 비해서는 엄청나게 두드러지는 수치이다. 이렇게 타 언론사가 생산한 뉴스를 헐값에 선심 쓰듯 갖고 와서 편집하는 형태의 포털뉴스 위력을 반영하듯 학계에서도 ‘포털 저널리즘’ 또는 ‘재매개 저널리즘’으로 공식적으로 네이밍 되어져 가는 분위기이다. 바야흐로 포털은 언론계의 총아이자 최고 권력자로 떠오르고 있다. 아니 이미 떠올라 있다.
2002년 12월 19일 노무현 후보의 대통령 당선 직후 오마이뉴스는 다음과 같이 선언했다.
“2002년 12월 19일, 대한민국의 언론권력이 교체됐다. 조중동이 길게는 80여 년 동안 누려왔던 언론권력이 드디어 교체된 것이다. 언론권력은 종이신문 직업기자의 손에서 네티즌, 인터넷 시민기자에게 이양됐다.” - 오연호
이 선언 이후 5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에는 언론권력이 또 한 번 다른 곳으로 이양된 듯하다. 2006년 시사저널의 ‘영향력 있는 언론’ 조사에서 9위를 차지한 오마이뉴스는 물론이고 4대 일간지 닷컴의 트래픽과 뉴스 유통까지 좌우하는 ‘포털’로 말이다. 2006년 5월부터 2007년 4월까지의 미디어 사이트 이용행태를 조사한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체류시간 기준으로 네이버, 다음 등 8대 포털의 뉴스 서비스가 93.76%의 점유율로 조중동과 한국아이닷컴 4대 일간지 닷컴의 점유율 4.66%를 압도했다. 특히 네이버와 다음의 비중이 70%로 조사되어 포털 중에서도 집중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 정도면 포털로의 언론권력 이양을 말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포털은 거대 언론권력으로서 뉴스 소비자들에 대한 그만한 책임과 최소한 타 언론만큼 동질의 공정한 규제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하지만 포털은 이를 강경하게 거부하고 있다.
<표>포털뉴스와 4대 일간지 닷컴 점유율 비교
** 출처 : 미디어오늘, 2007년 7월 24일
저자소개
최홍재
1968년 전남 나주에서 출생.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으며, 고려대 총학생회장과 전대협 조통위원장 대행, 한총련 조통위 정책실장을 역임했다. 현재 자유주의연대 조직위원장과 뉴라이트은평연대 대표로 활동 중이다.
김배균
고려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했다. 고려대학교 총학생회 민중연대사업부장을 지냈으며 현재 정치웹진 뉴라이트폴리젠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