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집회와 이에 대한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힌 정부가 충돌하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워낙 뜨거운 이슈라서 방송에서도 이를 주제로 한 토론회가 열리고 있는데 27일 저녁 방송된 KBS 1 라디오 '열린토론'에서 듣기 거북할 만큼 과격스런 발언이 나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저녁 방송되는 KBS 1 라디오 열린토론은 이날 '쇠고기 관련 촛불집회 사법처리 논란, 어떻게 볼 것인가'란 주제로 토론을 했다. 문제가 된 부분은 토론 말미 청취자들에게 전화를 연결해 의견을 듣는 코너.

    맨 먼저 전화 연결이 된 청취자는 자신을 서울 송파에 사는 이모라고만 소개했다. 사회자가 의견을 물어보자 이 청취자는 정부의 강경 대응에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청취자는 촛불집회를 "생존권의 문제이고 국민행복추구권"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곤 곧바로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쏟았다. 

    그는 이 대통령이 "헌법을 무시하고 법을 무시하고 국민에게 웃는 얼굴로 옆구리에 칼을 꽂았다"면서 "그래서 (국민이) 아프다고 몸부림 치고 칼을 좀 빼달라고 하는데 이제 공권력을 이용해 칼을 쑤셔넣고, 공권력을 이용해 (입을) 꼬매고 말도 하지 말라고 한다"고 주장한 뒤 "이게 도대체 민주주의 입니까"라고 따졌다. 그러면서 "우리가 뭐 대통령을 뽑았지 조폭 대통령을 뽑은 겁니까"하고 핏대를 올렸다.

    이 청취자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이렇게 계속하면요… 우리나라 속담에 '될성싶은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떡잎부터 노랗다면 더 볼 것도 없는거죠. 제가 볼때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구요. 말복이 되기 전까지 분명히 갈아치워야 합니다. 그렇게 생각합니다"라며 마구 지껄였다. 그의 이같은 과격한 언사에 사회자도 당황한 듯 "아이고… 예 알겠습니다. 과격한 표현을 많이 사용하셨는데요"라며 다음 청취자와의 통화를 연결했다.

    두 번째로 연결된 청취자 역시 듣기 거북한 발언들을 쏟아냈다. 이 청취자는 자신을 충남 아산에 산다고만 소개한 뒤 바로 토론 주제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꺼냈다. 우선 듣기에는 촛불 집회 참가자 전원 사법처리 등 앞선 청취자와는 정반대의 의견을 피력하는 듯 했으나 발언의 뉘앙스로 볼 때 '철저한 반어법'으로 촛불집회를 적극 옹호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그는 "저는 지금까지 소위 우리나라가 줄곧 온 것을 보면 대통령은 왕 아닙니까"라고 반문한 뒤 "있는 사람 위주로 우리나라가 왔다가 과거 5~6년 전 부터 이게 바뀌었다. 국민이 주인이 되고, 있는 사람이 갑자기 밑으로 내려갔다"면서 "그것을 이 정권이 다시 원위치로, 있는 사람 위주로 다시 하려고 하는데 이것을 국민이 저항한다"고 강변했다. 또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 지금 공권력을 투입해 다 잡아들여야 한다"고 비아냥 거렸다.

    곧바로 그는 논란이 될 만한 발언을 쏟았다. 그는 "광우병이 걸리면 몇명이나 죽겠습니까. 뭐… 먹어도 한 몇십명, 몇백명 죽고 말겠죠"라고 말했다. 사회자도 기막힌 듯 웃었다. 이 청취자는 이어 "있는 사람은 (미국산 쇠고기) 안먹거든요. 있는 사람은 안 먹으니까, 있는 사람들 위주로 대통령이 된 것이니까, 있는 사람들 위주로 해야죠"라며 "지금 촛불시위니 뭐니 하는 사람들 다 잡아들이고, 다 공권력으로 법대로 다 해야 합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이 황당한 듯 사회자는 기막힌 듯 웃었고 "역설법을 사용하셨군요"라며 다음 순서로 넘어갔다.

    이와 관련 한 청취자는 "아무리 생방송이라하지만 정당한 절차에 의해 뽑혔고 이제 3개월 밖에 되지 않은 대통령은 몰아내자는 발언을 하는 청취자나 이를 여과없이 방송으로 내보낸 방송국측이나 모두 넘어야 할 선을 넘었다"며 "그렇다면 미친 사람이 전화 생방송을 통해 '아무나 눈 앞에 보이는 사람을 죽여 버립시다'고 말해도 방송국측이 그대로 방송할 것이냐"고 개탄했다. 이 청취자는 "방송사내 사정을 정확히 잘 모르겠지만 생방송이어서 불가피했다면 다음 날 이 방송 순서에서 시청자들에게 막말을 여과없이 내 보낸데 최소한 사과라도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